인터뷰서 "에티오피아 일부는 장애 비율 40%…발달·인도주의 문제 동시 해결해야"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생후 100일 이내에 충분한 영양공급을 받지 못하면 아동이 지적장애를 겪을 수 있어 우려가 큽니다. 에티오피아 일부 지역에서는 장애 비율이 40%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로 심각하죠."
키티 판 데르 헤이던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UNICEF) 사무차장보 겸 파트너십 담당 부총재는 지난달 27일 서울 마포구 유니세프한국위원회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기후변화로 발육 부진을 겪는 아동이 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네덜란드 출신으로 기후변화 및 국제개발협력 분야 전문가인 그는 외교부와 인도주의 파트너십 강화,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과 함께 진행 중인 '기후 취약지역 아동 사회서비스 접근성 개선 프로그램' 협력 등을 위해 방한했다.
그는 유니세프의 '전략 계획(2026∼2029)' 및 '아프리카 개발의제 기여 전략' 등을 언급하며 앞으로는 단순 구호 활동에서 아프리카연합(AU)의 '어젠다 2063'과 연계한 대륙 차원의 시스템적 접근이 이뤄질 거라고 소개했다.
'어젠다 2063'은 아프리카 대륙의 통합, 자주, 공동 번영을 위한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 비전이다.
특히 유니세프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회복력 있는 식수위생(WASH) 시스템 구축과 아프리카 54개국 상황을 세분화한 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헤이던 부총재는 "아프리카 나라별 상황이 모두 달라 동일선상에서 놓고 바라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위기에 처한 아동이 의식주와 보건 위생 환경 등이 갖춰진 상황에서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또 "분쟁과 기후변화, 식량 불안정 등으로 인해 아프리카 아동들은 인도주의적 위기에 처해 있다"며 "특히 수단과 남수단, 차드, 콩고민주공화국 등의 아동들은 이주와 영양실조, 교육 중단, 보건 서비스 접근 감소 등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등 선진 파트너 국가들의 원조 규모 삭감 등을 언급하면서는 "지속적이고 예측할 수 있는 지원이 없으면 수백만 명의 아동이 현재 상황보다 더욱 뒤처질 위험이 있다"고 걱정했다.
그는 "우리는 아동의 발달 회복과 인도주의 지원 강화라는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며 "국제기구 등 외부 지원도 중요하지만, 국가 차원에서 자체 시스템 구축 역량을 확보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의견도 밝혔다.
교육 분야를 예로 들면서는 "아프리카는 출생률이 높은 대륙이기 때문에 아이를 교육할 교사 수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개별 국가의 정보를 취합해 아동 보호에 도움이 되도록 현장 역량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가 유니세프 설립 80주년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기후변화로 인한 여러 위험에 노출된 아동 수가 10억명에 달한다"며 "아동 6명 중 1명은 분쟁 지역에 살고 있거나 탈출해 난민이 되는 등 역사상 가장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금 차원에서 새로운 공여국과 공여 기관을 확보하는 등 재정 확보 채널을 다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은행, 보험사 등과 협력해 아동 펀드를 설립하는 등 혁신 금융 시스템을 활용하기 위해서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뉴욕의 본부 예산 25% 삭감 등 유니세프 자체적으로도 비용 절감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향후 4년 동안 6억5천만달러(9천330억원)를 절약하는 게 목표로, 아동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헤이던 부총재는 한국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그는 "한국은 공공·민간 기여를 합치면 유니세프의 6번째 최대 공여국으로, 전략적 글로벌 파트너 중 하나"라며 "유니세프가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아동을 구하는 지원 활동과 장기 개발 프로그램을 이어가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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