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선언하며 국제 에너지 시장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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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연합뉴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2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모든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고문인 에브라힘 자바리 소장은 “(호르무즈) 해협은 봉쇄됐다”며 “누구든 통과하려 한다면 혁명수비대와 정규 해군이 그 선박을 불태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 지역에서 단 한 방울의 석유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요 산유국을 오만만과 아라비아해로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이 해협을 통과한다. 가장 좁은 구간 폭이 약 33㎞에 불과해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경우 해상 운송이 즉각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이 때문에 이곳은 ‘글로벌 에너지 동맥’으로 불린다.
호르무즈 해협 위치 / 구글 지도 캡처
이란은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보복 차원에서 해협 통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도 선박들에 해협 통과 불가를 통보한 바 있다. 이란은 카타르와 쿠웨이트, 바레인 등 미군 기지가 있는 걸프 국가들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UAE와 사우디, 오만 등에도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오만만 해역에서 이란 함정 11척을 격침해 현재 해당 해역에 이란 함정은 남아 있지 않다고 발표했다. 중부사령부는 “이란 정권은 수십 년간 오만만에서 국제 해운을 괴롭혀 왔다”며 “그런 날들은 끝났다”고 밝혔다.
주유소에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표시되어 있다. 미국의 대(對)이란 군사작전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1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은 8.62% 폭등한 배럴당 72.8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브렌트유 선물은 9.30% 폭등한 배럴당 79.68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 뉴스1
호르무즈 해협이 실제로 봉쇄될 경우 국제 원유와 천연가스 공급망은 즉각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동 산유국 원유가 아시아와 유럽으로 향하는 핵심 항로가 막히면 수송 차질이 현실화하고 보험료와 운임이 뛰면서 시장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2일(현지시간)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77.74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6.7% 올랐고 장중에는 82.37달러까지 치솟았다. WTI 선물도 배럴당 71.23달러로 6.3% 상승했으며 장중 75.33달러까지 올라 급등세를 보였다.
호르무즈 해협은 원유뿐 아니라 LNG 물동량도 상당 부분을 담당하는 통로로 꼽힌다. 이 때문에 봉쇄가 장기화하거나 통행이 제한될 경우 원유 공급 불안뿐 아니라 가스 가격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동 내 에너지 시설 관련 소식도 시장의 불안을 키우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카타르는 이란 드론 공격 이후 라스라판에서 LNG 생산을 중단했다고 밝혔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정유시설 인근에 접근한 드론이 요격된 뒤 가동이 일부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해협 봉쇄 장기화와 이란산 원유 공급 차질, 중동 석유·가스 시설 피해 여부에 따라 국제유가가 추가로 급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가가 급등할 경우 운송비와 생산비 부담이 함께 커지면서 글로벌 물가 압력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확전 여부와 해협 통항 상황에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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