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욱 저작권썰.zip]㉛ ‘언더커버 미쓰홍’, ‘부산 갈매기’에 담긴 언더커버 저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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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욱 저작권썰.zip]㉛ ‘언더커버 미쓰홍’, ‘부산 갈매기’에 담긴 언더커버 저작권

일간스포츠 2026-03-02 19:39:3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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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tvN ‘언더커버 미쓰홍’

tvN에서 인기리에 방영중인 드라마 ‘언더커버 미쓰홍’은 1997년 IMF 외환위기와 그 당시 증권가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구조조정에서 실업으로, 실업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는 그당시 시대의 비극과 지금 돌이켜보면 이후 IT강국으로 도약하게 되는 서막이었던 블루스크린의 PC통신까지 세기말의 여러 시대적 고증이 세세히 그려지며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입니다.

극중 증권사 여비서 고복희(하윤경)는 100만달러를 모아서 산타모니카 해변에서 서핑하며 사는 삶을 꿈꾸며 하루 하루 간신히 버텨 나갑니다. 아마도 그 시절 많은 ‘고복희’ 들에게  ‘산타모니카’는 현실을 타개할 수 있는 해방구이며, 가난을 단번에 뒤집을 수 있는, 달러가 넘쳐나는 해방구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런 복희에게, 서른다섯의 증권감독원 감독관이지만 스무살 고졸 신입사원으로 위장한 ‘언더커버 미쓰홍’ 홍금보(박신혜)는 “산타모니카보다 광안리가 낫다”고 말하며 복희의 희망을 무참히 깨버립니다.

그 순간 흐르는 노래는 그 유명한 ‘부산 갈매기’ 입니다. 

‘광안리’라는 지명과 함께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부산 갈매기’는 부산을 상징하는 노래이자 롯데 자이언츠의 홈구장 사직구장을 ‘세계 최대의 노래방’으로 만든 상징적인 응원가이기도 한, 아주 특별한 노래이기도 합니다.

사진제공=tvN ‘언더커버 미쓰홍’


◇ 노래는 멈췄고, 비난은 남았다.

‘부산 갈매기’는 고 김중순 작곡가가 만든 곡을 가수 문성재가 불러 대중의 사랑을 받게 된 노래입니다. 그런데 이 노래는 한동안 저작권 문제로 사직구장에서 울려 퍼지지 못했습니다. 

노래가 사라지자 일부 팬들은 노래가 사라진 이유를 가수에게 돌리며 비난했습니다. 부산에서 행사 섭외가 끊길 만큼 오해가 이어졌다고 합니다. 

결국 문성재는 2023년 방송을 통해 “자신의 뜻이 아니었다”고 해명해야 했습니다.
 
여기에는 저작권 분쟁마다 반복되는 클리셰(cliché)가 있습니다.

‘권리는 보이지 않는다. 얼굴은 보인다.’ 그래서 비난의 화살은 보통 실제 저작권 권리가 아니라, 가장 선명한 얼굴을 향하게 됩니다.

가수는 그 노래를 부른 대표적인 얼굴이기는 하지만 노래의 사용 여부를 결정하는 저작권 행사 주체는 아닙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보여지는 얼굴인 ‘가수’가 가장 먼저 오해의 대상이 된 셈입니다.

다행히도 ‘부산 갈매기’의 저작권을 상속받은 신동훈 작곡가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오랜 협의 끝에 별도의 다른 조건 없이 곡 사용을 허락했고 2023년 공식응원가로 지정되며 화려하게 사직구장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그 협의의 구체적인 내용과 경과는 충분히 공유되지 않았습니다. 누가 어떤 권리를 행사했는지, 어떤 조건으로 합의가 이루어졌는지, 무엇이 문제였는지는 알려지지 않은 채로 단순한 가십만 만들어졌습니다. 

‘가수가 욕심을 냈구나’ 혹은 ‘저작권 대응 제대로 안했네’ 라는 불완전한 정보 속 상상과 추측은 그렇게 정설로 굳어집니다.

대개 이런 방식으로 저작권 분쟁이 소모되는 이유는 바로 이 지점입니다.

‘저작권 분쟁’이라는 것은 처음에는 크게 이슈가 되더라도, 대부분 판결까지 가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 보이는 얼굴과 보이지 않는 권리

이슈가 되고, 감정이 먼저 앞서고, 비난의 화살은 ‘보이는 얼굴’을 향합니다. 논란이 길어질수록 ‘돈 문제’라는 프레임이 덧씌워지고, 개인이든 기업이든 리스크를 계산할 수밖에 없습니다. 옳고 그름을 떠나 이미지 훼손을 우려할 수 밖에 없는 당사자들은 대부분 합의를 선택합니다.

합의는 분쟁을 끝내지만,  ‘명확한 기준’은 남지 않으며, 판결이 없으니 선례가 쌓이지 않고, 선례가 없으니 유사한 분쟁은 반복됩니다. 구조는 엇비슷해도 사람만 바뀝니다. 

그리고 매번 누군가는 오해를 뒤집어쓰게 됩니다.

◇ 권리 행사의 정당성 VS 협상력

더욱 우려스러운 지점은, 이러한 합의 중심의 종결 구조의 특성 상 ‘권리 행사의 정당성’과 별개로 ‘협상력’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즉 리스크를 두려워하는 쪽은 옳고 그름을 떠나 서둘러 수습하고 봉합하려 하고, 이를 잘 아는 누군가는 그 지점을 압박 수단으로 악용하기도 합니다. 

결국 저작권은 창작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지만 분쟁의 대부분은 불투명한 협상의 영역으로 흘러들어갑니다. 다만 분쟁이 투명하게 기록되지 않을 때, 진실은 납득되지 못한 채 ‘보여지는 얼굴’에 대한 비난으로 귀결됩니다. 

‘부산 갈매기’는 다시 사직구장에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사이 드러난 것은, 판례가 아니라 오해였습니다. 

저작권의 본질보다 보여지는 얼굴의 이미지를 먼저 소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 사회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작권은 법의 문제로 시작되지만, 정작 법적 기준은 희미해진 채 비난과 오해만 선명하게 남는 아이러니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여파는 결국 다음 분쟁의 예고편이 되어, 끊이지 않는 악순환의 굴레를 만듭니다.

김지욱 ㈜메이저세븐이엔엠 대표
                                                김지욱 대표


▶ 저자소개=서강대학교 언론대학원 석사, 현재 (주)메이저세븐이엔엠의 대표로 음악 저작권과 콘텐츠 현장에서의 음악 저작권 관련 업무 및 자문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JTBC ‘싱어게인’, 넷플릭스 ‘은중과 상연’, tvN ‘태풍상사’, ‘폭군의 셰프’, SBS ‘우리들의 발라드’, Mnet ‘보이즈플래닛’ 등 다수 프로그램 및 콘텐츠의 음악 저작권 관리 업무를 맡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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