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이 엑스(X)에서 공개한 이 사진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남부 마러라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관련 작전을 모니터링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사진 일부는 흐림 처리됐다. / 백악관 X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공습 작전 전반을 플로리다주 팜비치 사저 마러라고에서 지휘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통령의 개인 클럽이 미국 역사상 가장 민감한 군사작전 중 하나의 지휘 본부가 된 셈이다.
2일(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이란 공습 개시 전날인 지난달 27일 저녁 마러라고 볼룸에서 자선 갈라 행사가 한창이던 시각 클럽 한쪽에서 전혀 다른 장면이 펼쳐지고 있었다. 검은 커튼 뒤편으로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합참의장이 모두 하나둘씩 눈에 띄지 않게 입장했다. 합참의장이 들고 온 중동 지도에는 미군 자산 위치와 이란 표적이 표시돼 있었고, 이젤 위에 세워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도착하면서 이 공간은 임시 상황실로 가동됐다.
백악관이 엑스(X)에서 공개한 이 사진은 지난달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관련 조치를 모니터링하면서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과 대화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사진 일부는 제공처에 의해 흐림 처리됐다. / 백악관 X
트럼프 대통령은 잠시 볼룸에 들러 자선 행사 참석자들에게 "모두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나는 일하러 가야 합니다"라고 말한 뒤 자리를 떴다. 백악관이 공개한 사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넥타이를 매지 않은 채 'USA'가 새겨진 흰 모자를 쓰고 작전 상황을 지켜보는 모습이 담겼다. 한 사진에서는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과 머리를 맞댄 채 대화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와일스의 손목에 찬 스마트워치가 보안 우려를 자극했으나 제조사 측은 "마이크, GPS, 셀룰러 기능이 전혀 없으며 미 국가안보국(NSA) 승인 기기 목록에 오랫동안 등재돼 있다"고 즉각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러라고를 국가 안보 작전 지휘 거점으로 활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CNN에 따르면 2020년에는 마러라고 지하 밀폐 공간에서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 제거를 최종 승인했다. 2017년에는 또 다른 보안 구역에서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보복 공습을 재가한 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만찬 자리로 돌아가 초콜릿 케이크를 먹으며 공습 사실을 전했다. 최근 1년 사이에도 예멘 후티 반군 공습, 나이지리아 IS 캠프 미사일 타격,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체포 작전이 모두 마러라고에서 지휘됐다.
CNN은 마러라고 특성상 회비를 내는 클럽 회원들과 국가 최고 기밀이 교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부 정보 당국자들이 우려를 표해왔다고 전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초기에는 북한 미사일 발사 직후 당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야외 테라스에서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장면을 클럽 회원들이 지켜보며 소셜미디어에 사진을 올리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후 사진 촬영 규정은 강화됐으며 보안 통신 시설도 확충됐다. 클럽 주변에는 저격수, 폭발물 탐지견, 수상 순찰대가 배치돼 있고 수 마일에 걸친 보안 전화·인터넷 케이블이 깔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습 기간인 토·일요일 이틀 동안 이례적으로 골프를 치지 않았다. 그러나 토요일 저녁 테라스에서 만찬을 마친 뒤에는 마러라고에서 열린 친트럼프 슈퍼팩 후원 행사에 참석했다. 대변인 캐럴라인 레빗은 이 모금 행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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