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한 대외 전략이 연이어 현실화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안보 계산도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베네수엘라에 이어 이란 최고 지도부까지 직접 타격 대상으로 삼은 미국의 행보가 북한 지도부에 실질적인 위협으로 인식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김 위원장이 자신의 신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핵무기 보유와 사용 전략에 더욱 집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동시에 역설적으로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함께 제기된다.
북한은 지난 1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직후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과 이스라엘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담화에서는 “국제법을 무시한 군사력 남용”이라며 규탄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은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북한이 미국과의 외교적 여지를 의도적으로 남겨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학교 교수는 “이란 사태에서 드러난 미국의 정밀 정보력과 전격적 실행력은 김정은에게 단순한 경고를 넘어선 실존적 위협”이라며 “동일한 방식의 작전이 북한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김 위원장이 충분히 인식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 교수는 특히 “김정은이 핵무기를 단순한 협상 카드가 아니라, 선제 타격 징후만 포착돼도 즉각 사용할 수 있는 공세적 핵 교리로 구체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미국의 군사적 선택지를 억제하려는 계산”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무조건적 대화 제의 역시 북한이 신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이번 사태가 북미 대화의 문을 오히려 다시 열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 입장에서는 트럼프의 직접적 압박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대화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북미 회담 재개 가능성이 이전보다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양 교수는 “대화가 성사되더라도 비핵화 논의는 피할 수 없는 의제가 될 것”이라며 “핵보유국 지위 인정을 목표로 하는 북한의 전략에는 근본적인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은 핵 고도화와 협상 사이에서 선택을 미루며 이란 사태의 향방을 면밀히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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