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STN을 만나다.] 류승우 기자┃창단 3,346일. 하위 리그를 전전하던 팀은 홍콩에서 가장 뜨거운 이름이 됐다. BNK 피어엑스(BFX)가 디플러스 기아(DK)를 3-0으로 완파하고 LCK컵 결승에 오르며 브라질 퍼스트 스탠드 토너먼트(FST) 진출권까지 거머쥐었다. 국제 오프라인 무대는 창단 이후 처음이다.
‘돌풍의 팀’ BNK피어엑스가 마침내 결승 문을 열어젖혔다. 28일 홍콩 카이탁 아레나에서 열린 2026 LCK컵 플레이오프 패자조 결승 진출전에서 DK를 세트 스코어 3-0으로 꺾었다. 이번 대회 첫 셧아웃. 그리고 창단 이래 가장 큰 밤이었다.
BNK피어엑스는 2016년 12월 31일 창단했다. ‘팀 배틀코믹스(BtC)’라는 이름으로 챌린저스 코리아에 참가했던 시절을 거쳐, 라이엇 게임즈 주관 최상위 무대 결승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3,346일 만에 잡은 결승 티켓은 곧 브라질 FST 진출권이었다. 오프라인 국제전은 이 팀의 역사에 없던 장면이다.
반면 DK는 T1을 상대로 리버스 스윕을 완성하며 홍콩행 막차를 탔지만, 마지막 고비에서 무너졌다. 모든 힘을 쏟아낸 듯 교전의 칼날이 무뎌졌다. 결과는 3위.
1세트, “미는 묶였고, 나르는 날았다
첫 세트는 설계의 승리였다. BNK피어엑스는 나르-자르반4세-탈리야-바루스-카르마로 초중반 템포를 밀어붙였다. DK는 유미 중심의 후반 한타를 바라봤지만, 그 ‘후반’은 오지 않았다.
BNK피어엑스는 미드를 거쳐 바텀으로 파고드는 계산된 동선으로 유미-이즈리얼 조합을 압박했다. 점멸을 빼고, 시야를 잠식하고, 드래곤을 쌓았다. 20분 6천 골드 차. 22분 바론. 28분 넥서스. 홍콩 관중석의 온도는 이때부터 확연히 달라졌다.
2세트, 전령 한타 한 번에…설계가 뒤집히다
2세트 초반은 DK의 그림이었다. 요네가 타이밍을 맞추며 압박했고, 두 번째 드래곤까지 챙겼다. 그러나 전령 앞 한타에서 균열이 생겼다.
트런들이 시간을 벌고, 합류전에서 BNK피어엑스가 숫자 우위를 만들었다. 사이드 운영을 전제로 한 DK 조합의 토대가 흔들렸다. 이후 빅라의 라이즈가 지도를 장악했다. 직스를 끊어내며 흐름을 되찾았고, 연이은 교전 승리로 바론까지 확보했다. 2-0. 경기장의 공기는 완전히 기울었다.
3세트,바텀 올인, 그리고 ‘과감함’
마지막 세트는 선언에 가까웠다. 크산테-녹턴-신드라-유나라-룰루. BNK피어엑스는 바텀 집중 공략을 택했다. DK는 판테온-코르키로 응수했지만, 초반 교전에서 반복된 미세한 균열이 발목을 잡았다.
유나라의 라인전은 담대했다. 체력이 낮아도 물러서지 않았다. 스킬 쿨과 스택을 계산해 밀어붙였고, 그 과감함이 DK의 판단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12분 교전에서 잠시 반격을 허용했지만, 디아블의 솔로 킬이 분위기를 다시 뒤집었다. 전령과 후속 교전 승리, 28분 바론, 그리고 넥서스. 3-0이 완성됐다.
BNK피어엑스는 이제 젠지 e스포츠와 결승에서 맞붙는다. 홍콩 카이탁 아레나의 마지막 장면은 3월 1일 오후 5시 시작된다. 브라질행 티켓을 이미 손에 쥔 팀과, LCK 최강자의 자존심이 충돌한다.
3346일의 시간은 숫자에 불과하다. 홍콩에서 BNK피어엑스는 그 시간을 ‘이야기’로 바꿨다. 이제 남은 건, 그 이야기의 마지막 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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