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문영서 기자】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동 지정학 리스크가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이에 국제유가가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도 동반 상승할 조짐을 보이면서 단기 변동성이 극대화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A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8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역사상 가장 악랄한 인물 중 하나인 하메네이가 죽었다”고 밝혔다.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기술주 급락으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하락한 가운데 외국인의 순매도가 맞물리며 원·달러 환율이 다시금 1440원 안팎까지 올라선 상태다. 여기에 이란의 보복 우려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고 있다. 이는 원화에 추가 약세 압력이 실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문제는 이번 충격이 단순한 환율 변동을 넘어 실물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 원유·가스 등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데다, 최근 몇 달간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입 물가가 높은 수준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선언하면서 국제 유가 역시 급등하고 있다. 현재 장외 선물시장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 종가 대비 약 12% 오른 배럴당 75.33달러 선까지 상승했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이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핵심 통로이기 때문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발행된 MUFG 리서치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오를 경우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약 0.5%포인트 끌어올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원화 약세까지 더해지면 원유뿐 아니라 곡물·원자재 전반의 수입 단가가 동반 상승하면서 체감 물가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무역수지 악화에 대한 우려도 있다.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이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에너지 가격 급등은 수입액을 끌어올리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상승할 경우 원유와 원자재의 수입 대금이 늘면서 수출 호조에 따른 긍정적 효과를 일정 부분 상쇄하는 등 교역조건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MUFG 리서치는 한국의 높은 에너지 의존도로 인해 원유 가격 변동에 의한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고 분석했다. 원유 가격이 배럴당 10달러 상승할 경우 한국의 경상수지는 GDP 대비 0.6% 가량 악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국은행은 금융·외환시장을 24시간 관찰하는 ‘중동 사태 관련 상황점검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필요 시 시장 안정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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