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심희수 기자】 국내 석유화학산업 구조 개편의 출발점인 대산 1호 프로젝트가 정부 승인을 받았다. 대산산단 내 HD현대케미칼과 롯데케미칼의 합병을 통해 노후 NCC(나프타분해시설) 설비 가동을 중단하고, 정유와 석유화학의 수직계열화로 시너지 확대를 노린다는 게 1호 재편안의 골자다. 사실상 노후 NCC 대규모 감축이 재편 핵심인 만큼 다음 타자로 불리는 여수산단의 LG화학 1공장이 문을 닫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의 여수 1공장은 1991년 상업 가동을 시작한 산단 내 가장 노후화된 설비다. 연 120만t의 에틸렌 생산능력으로 타 공장 대비 규모도 크다. LG화학은 1공장 외 2공장을 운영하며 80만t을 추가 생산하고 있다. GS칼텍스도 2022년 공장을 가동해 연 90만t을 생산한다. 업계에선 양사가 합작법인을 설립한 뒤 LG화학의 1공장을 폐쇄하는 방안을 담은 재편안을 정부에 제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노후 NCC 감축은 먼저 재편을 시도한 유럽, 일본에서도 진행된 ‘글로벌 스탠다드’ 방식”이라며 “국내 기업들도 노후 NCC를 꺼야 한다는 컨센서스가 형성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부에서 기업의 NCC 감축 용단에 상응하는 지원책을 내놓은 만큼 산단 개편 분위기는 무르익은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정부는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케미칼, 롯데케미칼이 110만t 규모의 노후 NCC 폐쇄를 결정하자 2조원 규모의 지원을 약속했다. 설비통합과 고부가·친환경 전환을 위한 자금을 최대 1조원까지 지원하고, 기존 대출의 영구채 전환에 최대 1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세제·원가·고용·고부가 지원책을 내놨다. 이는 정부의 재편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낳았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이번 재편안은 기업의 애로사항을 잘 들어준 광범위한 지원책이 포함됐다”며 “특히 대규모 설비 감축에 따른 비용 부담 측면에서 기업들이 실제적인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협의 중인 사항에 대해 함구하면서도 대산의 선례를 기준 삼아 재편 추진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관계자는 “사업재편의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 관계사들과 정보를 공유하며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레퍼런스로 삼을 만한 사례가 나왔으니 각사가 실정에 맞춘 재편 추진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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