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포커스] ‘오늘부터 인간입니다만’ 감정만 남고 서사는 비었다…김혜윤·로몬 호연에도 완성도는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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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포커스] ‘오늘부터 인간입니다만’ 감정만 남고 서사는 비었다…김혜윤·로몬 호연에도 완성도는 아쉬움

뉴스컬처 2026-03-01 09:16:5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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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SBS 금토드라마 '오늘부터 인간입니다만'가 지난 2월 28일 종영했다. 마지막 회에서는 은호(김혜윤)가 강시열(로몬)을 살리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는 선택을 하며 운명을 바로잡는다. 자신의 소멸로 강시열의 목숨을 되돌린 은호는 “나를 잊어 달라”는 마지막 인사를 남기고 사라지지만, 세월이 흐른 뒤 삼도천을 건너지 못한 은호를 파군(주진모)이 다시 인간 세상으로 돌려보내며 두 사람은 예상치 못한 재회를 맞는다. 결국 서로 다른 운명을 알면서도 지금의 순간을 함께하기로 선택하며, 언젠가 찾아올 이별을 감수하더라도 사랑했던 시간의 의미를 남기겠다는 다짐 속에 막을 내렸다. 

하지만 완성도라는 측면에서 보면 장점과 한계가 동시에 드러난 작품이었다. 감정선과 메시지는 분명했지만, 이야기 구조와 장르 균형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를 표방한 판타지 로맨스였지만, 결과적으로는 장르적 야심과 서사 완성도 사이의 간극을 끝내 좁히지 못한 작품으로 남았다.

사진=오늘부터 인간입니다만
사진=오늘부터 인간입니다만

■감정은 깊었지만, 서사의 긴장은 약했다

극 후반부에서 은호의 희생과 재회라는 선택은 분명 감정적으로 강력한 장면이었다. 특히 김혜윤이 연기한 은호의 자기희생 서사는 드라마가 내세운 ‘구원 판타지’의 핵심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 대목이다.

하지만 이야기 전개를 냉정하게 보면 긴장감은 끝까지 충분히 축적되지 못했다.

강시열을 살리기 위해 스스로를 소멸시키는 선택은 감정적으로는 설득력이 있었지만, 사건 전개 자체는 예상 가능한 방향으로 흘렀다. 판타지 세계관이 초반에는 흥미롭게 작동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설정이 서사의 추진력보다 감정 장면을 위한 장치로 소비된 느낌이 강하다.

특히 운명 교체, 삼도천, 구미호의 도력 같은 장치들은 등장할 때마다 긴장감을 만들어야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극적인 장면을 위한 ‘설명형 장치’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다.

■'MZ 구미호’ 설정의 신선함, 그러나 확장성은 부족

작품 초반 가장 눈에 띄었던 부분은 ‘MZ 구미호’라는 캐릭터 설정이다.

구미호라는 익숙한 한국형 판타지 소재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변주한 시도는 분명 신선했다. 그러나 이 설정이 극 전반을 끌고 갈 정도로 확장되지는 못했다.

예를 들어 구미호의 세계와 인간 세계의 충돌, 혹은 존재의 윤리 같은 판타지 장르 특유의 철학적 질문은 거의 다뤄지지 않는다. 결국 드라마는 판타지보다 로맨스에 집중했고, 이 선택은 장르적 깊이를 다소 얕게 만들었다.

■배우들의 연기력은 확실한 버팀목

배우들의 연기력은 이 작품을 끝까지 버티게 한 가장 확실한 요소였다.

특히 김혜윤은 특유의 에너지와 섬세한 감정 연기로 극의 중심을 잡았다. 희생과 사랑, 유쾌함과 슬픔을 오가는 감정 폭이 넓었고, 캐릭터 몰입도를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상대역인 로몬 역시 지나치게 무겁지 않으면서도 진지한 감정선을 유지하며 로맨스의 균형을 맞췄다.

또한 이시우의 1인 2역, 장동주의 서브 서사는 극의 이야기 폭을 넓히는 데 기여했다.

중견 배우들인 김태우, 인교진, 주진모 등은 안정적인 연기로 드라마의 중심을 잡았다. 연기력만 놓고 보면 캐스팅은 비교적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사진=오늘부터 인간입니다만
사진=오늘부터 인간입니다만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목표는 부분적 성공

연출을 맡은 김정권 감독이 내세운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기획 의도는 마지막 회에서 가장 분명하게 드러난다.

시간이 지나도 남는 사랑의 기억, 서로 다른 존재가 감당해야 할 이별의 운명 같은 주제는 분명 따뜻한 여운을 남겼다.

다만 이 메시지가 드라마 전체를 통해 충분히 정교하게 쌓였는지는 의문이다. 후반부에서 감정의 밀도를 한꺼번에 끌어올리면서, 이야기의 설득력보다 감정의 강도가 앞서는 순간도 있었다.

배우들의 연기력만으로 드라마의 구조적 약점을 모두 보완하기는 어렵다. 이야기의 긴장감은 후반으로 갈수록 느슨해졌고, 인물 간 갈등 역시 깊이 있게 확장되지 못했다. 판타지 장르가 갖는 세계관의 매력과 철학적 질문 역시 크게 부각되지 못했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결국 '오늘부터 인간입니다만'은 “감정은 남지만 구조는 아쉬운 판타지 로맨스”에 가까운 작품이다.

유쾌한 설정과 배우들의 호연 덕분에 시청 경험은 나쁘지 않았지만, 장르적 확장과 서사의 밀도라는 측면에서는 ‘완성형’이라 부르기엔 다소 아쉽게 보인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좋은 배우들이 지탱한 드라마였지만, 좋은 드라마가 되기에는 부족했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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