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캐나다산 일부 농수산물에 부과해온 고율의 추가 관세를 한시적으로 철회한다. 양국이 전기자동차(EV)와 철강·알루미늄, 농수산물 분야의 통상 현안을 조정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조치로, 최근 냉각됐던 양국 무역 관계에 완화 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다.
중국 재정부는 27일 공고를 통해 캐나다산 카놀라박(채종 부산물)과 완두에 적용해온 100% 추가 관세, 바닷가재와 게에 부과하던 25% 추가 관세를 3월 1일부터 2026년 말까지 적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중화인민공화국 국무원 산하 관세세칙위원회도 별도 공고에서 같은 내용을 재확인했다.
‘반차별 조치’ 조정…협상 결과 반영
이번 조치는 중국이 앞서 캐나다의 대중(對中) 제한 조치에 대응해 시행한 ‘반차별 조치’를 조정한 것이다. 중화인민공화국 상무부는 2024년 9월 캐나다가 중국산 전기차와 철강·알루미늄 제품 등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자 대외무역법에 근거한 반차별 조사를 개시했고, 2025년 3월 일부 캐나다산 수입품에 고율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반차별 조치는 피조사국이 관련 조치를 조정·철회하거나, 양국이 협상을 통해 해결 방안에 합의하는 경우 절차에 따라 조정·중지·취소할 수 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양국 정상 간 중요한 공감대를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 조치”라며, 최근 캐나다 정부가 중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일부를 조정하기로 발표한 점이 요건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카놀라 종자 관세는 ‘미해결’
다만 카놀라 종자에 대한 관세 문제는 이번 발표에서 제외됐다. 현재 캐나다산 카놀라 종자에 적용되는 중국의 관세율은 84% 수준으로, 캐나다 측은 이를 15%까지 낮추기를 기대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관련 조사를 3월 9일까지 마무리할 방침이다.
현지 컨설팅업계는 이미 중국 수입업자들이 3월 선적분 캐나다산 카놀라를 예약한 상태라며, 추가 관세 인하가 실제로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카놀라유와 돼지고기에 대해서는 별도 발표가 없었고, 3월 1일 전까지 추가 조정이 나올 가능성은 남아 있다.
정상 합의 이행…미·서방 통상 지형 변화 속 행보
이번 조치는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가 1월 중국을 방문해 체결한 기본 무역 합의의 방향과 대체로 일치한다. 당시 양국은 전기차와 카놀라박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는 데 의견을 모은 바 있다.
중국은 2024년 기준 캐나다에 두 번째로 큰 카놀라 수출 시장이다. 이번 관세 철회는 양국 농업 교역에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번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상 정책으로 전통적 동맹 질서가 흔들리는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카니 총리는 미국 의존도를 낮추고 새로운 세계 무역 질서에서 캐나다의 주도적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중국 역시 “상호 경제·무역 관계의 건전하고 안정적이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관세 한시 철회가 양국 간 통상 갈등을 봉합하는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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