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농도 감소=문제 종결' 공식, 과학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충분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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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농도 감소=문제 종결' 공식, 과학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충분치 않다

프레시안 2026-02-28 20:33:1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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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원전사고 이후 방사성물질의 해양유출 문제는 해수 농도 감소라는 지표를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안정되고 있다"는 말을 많이 들어왔다. 그러나 항만이라는 특수한 반폐쇄 수역에서 관측된 고농도 어류 사례와 퇴적물 내 방사성 핵종의 장기 잔존은 이러한 단순한 안전화 담론에 중요한 반론을 제기한다.

일본 정부는 "안전은 확보됐다"고 말하고 있지만 바다의 시간은 정치의 시간과 다르다. 후쿠시마 제1원전 항만은 지금도 질문을 던지고 있다. 정말로 끝났는가? 2023년 8월, 일본은 후쿠시마 제1원전 'ALPS(다핵종제거설비) 처리수'의 해양방류를 시작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략은 해양방류에 대해 '희석 후 기준치 이하'라는 문장을 강조하지만, 이 사안을 이해하는 열쇠는 대양(大洋)이 아니라 '항만(港湾)'에 있다. 항만은 원전사고의 잔여물이 가장 오래 머무는 '내만(內灣) 생태계'의 공간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바다는 순환하지만, 항만은 정체되고, 퇴적물은 기억한다는 것이다.

후쿠시마 항만 오염의 역사를 되짚어보면, 이 문제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 오염은 단발적 사건이 아니었고, 단순 희석의 문제가 아니었으며, 지금도 진행 중인 구조적 현상이다. 이러한 문제 제기는 △사고 직후 항만 내부 초고농도 어류 검출 사례 △일본 국립환경연구소(NIES)의 내만 생태계 방사성 핵종 동태 연구 △용융연료(데브리) 존재로 인한 구조적 지속성에 대한 학술 연구를 통해 나오고 있다.

1. 과거 ― 후쿠시마 항만 내부 초고농도 어류의 반복 검출

후쿠시마 제1원전 항만은 사고 직후 '관리구역'으로 분류되었지만 실제 관측 데이터는 그것이 격리된 실험 수조가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2012~2013년 후쿠시마 제1원전 항만 내부에서 잡힌 저서성 어류에서 10만 Bq(베크렐)/kg을 초과하는 방사성 세슘(Cs-134, Cs-137)이 반복적으로 검출되었다. 쥐노래미, 우럭 등 정착성이 강한 저서성 어종에서 고농도 수치가 보고되었다. 일부 개체는 수십만 Bq/kg에 달했다.

해양환경학 박사인 유아사 이치로(湯浅一郎)는 『海・川・湖の放射能汚染(바다·강·호수의 방사능오염)』(2014) 제1장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나온 오염수의 해양유출'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후쿠시마원전사고가 남긴 물의 문제를 '원전 부지 내부의 순환(냉각수-체류수-오염수)'과 '지하수·하천·항만을 통한 해양 유입'의 구조로 추적한다. 특히 그는 "일본 정부 대책이 근본치료가 아니라 대증요법에 머물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강하게 제기하며 원전 항만이 '생물 오염이 확인되는 공간'이라는 점을 전면에 놓고 있다.

유아사 박사가 강조하는 포인트는 하나다. 항만은 바다로 '희석되기 전'의 농축공간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사고 후 항만 내 어류에서 비정상적으로 높은 방사성 세슘이 반복적으로 보고되어왔고, 최근 연구들은 항만을 '가장 오염된 구역'으로 특정하며 해수-어류를 동시에 장기관측해야 한다고 말한다. 유아사는 "항만 내 어패류에서는 주변과 비교해 2~3 자릿수 높은 오염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p.31). 이는 항만 내부 오염이 단순히 일시적 유출의 결과가 아니라, 구조적 축적 현상임을 시사한다.

유아사는 먹이사슬을 통한 생물농축 가능성을 강조한다. 특히 세슘 농축이 개별 단계에서 10Bq 수준이라 하더라도, 3차 먹이사슬을 거치면 1000배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p.32). 즉 해수 → 플랑크톤 → 소형어 → 저서어류로 이어지는 구조 속에서 생물농축은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관측된 현실이었다. 항만은 외해와 연결되어 있지만 해수 교환이 제한적인 반폐쇄 수역이다. 오염은 빠르게 희석되지 않고, 퇴적되고, 축적되고, 먹이사슬을 통해 증폭되었다. 이 시기 일본 정부는 차수막, 그물망, 준설 등 '봉쇄 조치'를 강화했지만 문제의 근원은 제거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제적으로도 수생 생태계에서 세슘의 먹이사슬 전이계수(Trophic Transfer Factor)는 종과 환경조건에 따라 크게 달라지며, 장기 퇴적환경에서는 재유입과 결합하여 농축을 지속시킬 수 있음이 보고되었다(IAEA, Radiological Assessments for the Marine Environment, 2005).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저장 탱크 ⓒ연합뉴스

2. 현재 ― 퇴적물의 장기 저장 기능과 재이동 가능성

일본 국립환경연구소(NIES)가 발간한 「内湾生態系における放射性核種の挙動と影響評価に関する研究(SR-111)(내만 생태계에 있어 방사성 핵종의 거동과 영향평가에 관한 연구)」(2016)는 내만 생태계를 대상으로 방사성 핵종의 분포·퇴적·생물학적 영향에 대한 종합 연구보고서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방사성 세슘은 부유입자에 흡착된 후 해저 퇴적층으로 이동하며, 특히 유기물 함량이 높은 세립질 퇴적물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농도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중요한 점은 퇴적층이 단순한 '종착지'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해수 농도는 감소할 수 있다. 그러나 퇴적물은 장기 저장소이며 세슘은 부유입자에 흡착되어 해저 퇴적층으로 이동한다. 특히 유기물 함량이 높은 세립질 퇴적물에서 농도가 높게 유지된다. 이 퇴적층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태풍, 파랑, 저서생물의 교란(bioturbation), 준설 작업이 퇴적된 세슘을 다시 수중으로 재부유(resuspension)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퇴적층이 단순 종착지가 아니라 '지연 방출 저장소'임을 의미한다. 후쿠시마원전의 항만 오염은 일회성의 단발적 사건이 아니라 순환적 동태를 갖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보고서는 또 하나의 중요한 점을 지적한다. 퇴적물에 흡착된 세슘의 생물학적 흡수율이 낮을 가능성은 있으나, 정량적 검증은 충분하지 않다고 밝히고 있다. 다시 말해 '위험이 낮다'는 정책적 결론을 도출하기에는 과학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위험이 확정적이다"라거나 "안전이 확정적이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이렇게 말한다. '퇴적물은 장기 저장소이다. 재유입 가능성이 있다. 생태계 상호작용은 더 연구가 필요하다'. 이것이 과학의 언어다. 문제는 일본 정부의 정책이 이 언어를 "안전하다'는 한 문장으로 축약해버리고 언론이 이를 확대한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가 주는 정책적인 함의는 간단하지 않다. 보고서는 한편으로 '어패류 오염이 경미하게 나타난 조건'을 설명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퇴적물-생물-먹이사슬 경로의 정량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저질 입자에 흡착된 방사성 세슘은 소화관 흡수율이 낮아 배출된다'는 작업가설을 제시하면서 그 가설을 검증하기 위한 실험적·정량적 축적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현재 후쿠시마원전 항만의 평균 농도는 사고 직후보다 낮다. 그러나 평균은 모든 것을 말하지 않는다. 최근 장기 관측 연구에서는 평균 농도 감소 경향 속에서 간헐적 고농도 개체가 보고 되고 있다(Lin, W. et al., "Decadal observation of Fukushima-derived radiocesium in the port area," Frontiers in Marine Science, 2024). 이 논문은 항만 장기 관측 연구를 통해 "항만이 여전히 관측의 핵심 창구'임을 재확인한다. 이 논문은 후쿠시마 제1원전 인근 '가장 오염된 항만'에서 해수 중 방사성 세슘(Cs-137)과 어류 중 세슘을 장기간(10년 규모) 함께 추적한 결과 △해수 농도는 전반적으로 감소하지만 계절 변동이 있고 △어류에서 '기준 초과' 비율이 해수보다 더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이는 어업 신뢰와 직결되는 문제로 단순 평균값 중심의 안전 담론이 가지는 한계를 보여준다. 방사선 노출은 평균으로만 평가되지 않는다. 국지적 농도, 특정 생태군집의 노출, 민감 집단의 영향은 평균값에 묻히기 쉽다. 해양확산모델 역시 평균적 성향을 보여준다. 그러나 생태계는 평균이 아니라 조건에 반응하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야오야오 쉬(Yaoyao Xu) 등의 또 다른 2024년 연구는 2012~2023년 후쿠시마 제1원전 항만에서 포획된 어류의 Cs-134·Cs-137 변화를 바탕으로 내부피폭(내부선량) 모델을 구축했다. 이 연구에서는 일정 기간 농도 감소 경향이 관측되었으나, 극단적으로 높은 농도(740,000 Bq/kg 이상)가 측정된 개체가 존재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연구의 핵심은 평균적으로 낮아진 경향이 있더라도 고농도 개체가 포착된 순간, 사회적 정책적 파장은 크게 튄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에서 일본 정부가 반복하는 '기준치 이하'는 충분한 설명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Yaoyao Xu et al, Assessment of radiation in fishes derived from radiocesium in the port of Fukushima Daiichi nuclear power plant, Marine Pollution Bulletin, Volume 202, May 2024, Article 116301).

이 연구는 일본 정부나 도쿄전력이 반복하는 '기준치 이하'라는 말은 충분한 설명이 되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항만은 '평균'이 아니라 '극값(최댓값)이 중요하다 △항만은 해수만이 아니라 퇴적물-저서생물-어류의 연결로 이해해야 한다 △어업과 소비 신뢰는 '과학적 평균값'이 아니라 '사고 이후의 기억'과 결합해 움직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3. 식품 기준과 위험 인식의 정치경제학

후쿠시마원전사고 이후 일본은 식품 기준치를 500Bq/kg에서 100Bq/kg으로 강화했다. 이는 국제적으로 엄격한 기준으로 평가받는다. 그렇다고 해서 사고원전 항만 내부 초고농도 어류의 반복 검출이라는 역사적 사실은 사라지지 않는다. 어업은 단순한 법적 접합성의 문제가 아니라 과학적 안전성과 동시에 사회적 신뢰의 산업이다. '기준치 이하'라는 말은 법적 의미일 뿐, 심리적 의미를 완전히 회복시키지는 못한다. 평균값이 낮다는 통계는 어민에게 충분한 보호가 되지 못한다. 특히 저서성 어종과 퇴적물 연관 종은 장기 모니터링이 필수적이다. 퇴적층의 재이동 가능성이 존재하는 한 완결 선언은 성급하다. 고농도 '극값'의 존재는 시장 전체를 흔들 수 있다.

후쿠시마현의 어업은 원전사고 이후 전면 조업 중단을 겪었고, 이후 단계적 시험조업 체제로 전환되었다. 일본 정부의 보조금과 매입 정책이 시행되었지만 브랜드 신뢰 회복은 여전히 완전하지 않다. 특히 항만 오염은 '원전 부지 밖은 안전'한 듯 언급을 해서 경계선을 흐린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바다'는 하나이다. 따라서 어업의 피해는 단순히 검사로 증명하면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검사 체계가 오히려 다음 질문을 만든다. △왜 어떤 핵종은 측정하고 어떤 핵종은 제외하는가? △항만(고농도)과 외해(저농도)를 같은 설명으로 묶어도 되는가? △장기 퇴적·먹이사슬 영향은 누가 어떤 책임으로 추적하는가? 여기서 시민이 요구해야 할 것은 '안전/불안'의 감정싸움이 아니라 검증체계의 설계 권한이라 할 것이다.

항만 오염 문제는 단지 방사선량 문제가 아니라 △수산물 가격 하락 △유통 차단 △수출 제한 △지역 낙인 효과 △세대 간 직업 단절과 같은 경제사회적 연쇄효과를 동반했다. 이러한 점에서 항만 오염은 생태학적 사건이자 정치경제적 사건이라 할 수 있다.

4. 미래 ― 용융연료의 지속성과 오염구조의 장기화

후쿠시마원전 오염의 근본 원인은 아직 제거되지 않은 용융연료(연료데브리)의 존재이다. 유아사 박사는 다음과 같이 단언한다. "사고는 계속되고 있으며, 원자력재해는 끝나지 안고 있다,"(p.35)

후쿠시마 제1원전 1~3호기 내부에는 위치가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용융연료가 존재한다. 붕괴열은 수십 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냉각은 멈출 수 없다. 냉각을 지속해야 하는 한 오염수 발생 구조 역시 지속된다. 이 구조는 단순히 '관리중'이라는 말로 해소되지 않는다.

ALPS 처리수 해양방류는 앞으로 최소 30년간 지속될 계획이며, 폐로 기간은 40~50년 이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시간 구조 속에서 항만은 지속적 관리와 모니터링의 최전선에 놓인다. 지하수 차단 실패, 탱크 누수, 예기치 못한 사고는 가장 먼저 항만에 반영될 것이다. 항만은 격리된 수조가 아니다. 외해와 연결된 바다의 일부다. 항만 오염은 외해와 무관할 수 없다. 생물은 경계를 모른다. 따라서 항만 오염은 단지 국지적 문제가 아니라, 장기적 해양생태계 관리 문제로 이해되어야 한다. 이 시간 구조 속에서 항만은 지속적 감시·관리의 공간이 된다. 이는 '과거 사건'이 아니라 '장기적 관리 체제'의 문제라는 말이다.

앞으로의 문제는 '관리의 문제'를 넘어 '신뢰의 문제'라고 할 것이다. 향후 관건은 세 가지이다. △퇴적물 장기 모니터링의 독립성 △먹이사슬 기반 장기 생태 연구의 지속성 △어업 회복 정책의 투명성이 그것이다. 과학은 평균값을 제시할 수 있다. 그러나 신뢰는 평균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5. 과거·현재·미래를 잇는 구조

후쿠시마 항만 오염의 구조는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사고 직후 항만 내부 초고농도 어류가 반복적으로 존재했다 △먹이사슬 3단계 농축 구조는 현실적으로 가능했다 △퇴적물은 장기 저장소이자 잠재적 재오염원이다 △용융연료는 제거되지 않았고 사고는 구조적으로 지속된다 △ 어업문제는 단순 선량 문제가 아니라 신뢰의 문제다.

따라서 '해수 농도 감소=문제 종결'이라는 공식은 과학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충분하지 않다. 항만은 바다의 끝이 아니라, 사고의 시간이 퇴적되는 공간이다. 후쿠시마 항만은 바다의 가장 안쪽에서 가장 깊은 질문을 던진다. 오염은 희석되었는가, 아니면 퇴적되었는가. 안전은 선언되었는가, 아니면 검증되었는가. 사고는 끝났는가, 아니면 구조로 남았는가. 유아사 박사가 쓴 문장은 지금도 유효하다. "사고는 계속되고 있으며, 원자력 재난은 끝나지 않았다."

후쿠시마 항만 오염의 본질은 '희석의 기술'이 아니라 '책임의 구조'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항만은 사고의 잔여가 응축된 장소이고, 퇴적물은 기억하며, 어업은 신뢰로 산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문제 없다'는 선언이 아니라 △항만·퇴적물·저서생물·어류를 잇는 장기 관측의 국제 공동 검증 △데이터 공개의 확대 △어민과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설명 책임 △'바다는 공유재'라는 원칙 위에서의 정의로운 거버넌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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