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방송 시청률 3%에서 출발, 입소문이라는 강력한 기류를 타고 어느덧 10%대를 점령한 tvN 토일드라마 〈언더커버 미쓰홍〉이 종영까지 단 한 주만을 남겨두고 있다. 화려한 자본의 숲 뒤에 숨겨진 1997년의 민낯을 가로지르며 시청자들의 리모컨을 붙들어 온 이 드라마, 그 필승 전략을 톺아봤다.
스테디셀러의 영리한 변주, ‘언더커버’라는 치트키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적진의 심장부로 침투하는 '언더커버'는 콘텐츠 시장의 영원한 스테디셀러다. 시청자는 모든 진실을 알고 있지만 극 중 인물들만 속고 있는 이 '정보의 비대칭성'은 그 자체로 아슬아슬한 카타르시스를 제조한다. 〈언더커버 미쓰홍〉의 영리함은 그 날 선 칼날을 조폭이나 마약 조직 같은 범죄물의 영역에서 '증권가'라는 자본의 전쟁터로 끌어왔다는 데 있다. 거대 증권사의 비리를 파헤치기 위해 위장 취업한 증권감독원 직원의 사투는 범죄물보다 더 치열한 현실의 긴장감을 품고 있고, 바로 그 지점에서 장르물의 쾌감은 극대화된다.
‘미쓰홍’이 된 홍금보, 박신혜의 역설적 매력
드라마의 제목이자 상징인 '미쓰홍'은 그 시대를 관통하는 보편적이면서도 부조리한 관습의 호칭이다. 1997년이라는 배경 속에서 서른다섯의 홍금보는 스무 살 '홍장미'로 신분을 세탁하지만, 정작 세상은 그녀를 이름 대신 '미쓰홍'이라 부른다. 개인의 정체성을 지우고 배경 속에 박제하는 이 차별적인 호칭이 오히려 신분을 숨기기 위한 완벽한 도구가 된다는 설정은 날카롭도록 영리하다.
여기에 박신혜의 존재감은 드라마의 온도를 결정짓는 신의 한 수다. 연예계 대표 동안인 그녀가 극 중에서는 "스무 살 치고 너무 노안 아니냐"며 구박받는 아이러니한 상황은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위장 취업기에 유쾌한 쉼표를 찍어준다. 이 묘한 반전이 드라마 특유의 경쾌한 리듬을 만들어내는 동력이기도 했다.
워맨스와 로맨스의 황금 배합
흥행을 견인하는 또 다른 축은 미혼여성 기숙사 '301호' 멤버들의 연대다. 박신혜를 필두로 하윤경, 최지수, 강채영이 보여주는 워맨스는 드라마에 입체적인 숨결을 불어넣는다. 처음엔 날 선 각을 세우며 충돌하던 이들이 서로의 결핍을 발견하고 기꺼이 서로의 '빽'이 되어주는 과정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 뭉클한 휴머니즘을 전한다.
여기에 전 남친인 사장 신정우(고경표)와 재벌 3세 본부장 알벗오(조한결) 사이의 팽팽한 텐션도 빼놓을 수 없다. 묵직한 서사 사이에 적절히 배치된 삼각관계는 극의 밸런스를 맞추는 동시에 시청률의 강력한 견인차 역할을 한다. 진지함과 유쾌함, 긴장과 설렘. 〈언더커버 미쓰홍〉이 시청률 수직상승을 일궈낸 이유는 결국 이 절묘한 배합에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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