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공기가 한결 부드러워지고 있다. 한낮에는 햇살이 제법 따뜻하지만, 속이 허전한 날에는 여전히 맑은 국 한 그릇이 먼저 떠오른다. 무겁지 않으면서도 속을 편안하게 채워주는 음식이 필요할 때 자연스럽게 선택하는 메뉴가 바로 '콩나물국'이다.
재료는 단출하다. 물과 콩나물, 약간의 양념이면 충분하다. 그런데도 집에서 끓이면 식당에서 먹던 맑고 또렷한 맛이 나지 않아 아쉬움을 남긴다. 비린 향이 올라오거나 국물이 뿌옇게 흐려지기도 한다. 차이는 복잡한 기술이 아니라 온도와 순서에서 갈린다. 몇 가지 원리만 알면 맛이 훨씬 선명해진다.
비린 향 줄이는 온도 조절이 핵심
콩나물에는 리폭시게나제라는 효소가 들어 있다. 해당 효소는 약 85도 전후에서 활발하게 반응한다. 물이 어정쩡하게 끓는 상태에 오래 머물면 비린 향이 강해진다. 뚜껑을 열었다 닫았다가 반복하거나 약한 불에서 끓이면 이 온도 구간이 길어진다. 국물 향이 탁해지는 이유다.
방법은 간단하다. 물 1.5리터를 먼저 팔팔 끓인다. 기포가 크게 올라오는 상태에서 콩나물 300g을 한 번에 넣는다. 온도가 떨어질 수 있으니 끓는 물을 소량 더해 바로 끓는 상태를 유지한다. 뚜껑은 열어둔 채 5분만 끓인다. 짧고 강하게 익혀야 아삭한 식감과 맑은 국물이 동시에 살아난다.
콩나물을 오래 끓이면 줄기가 물러지고 특유의 풋내가 올라온다. 5분이 지나면 건져 따로 두는 것이 좋다. 이후 완성된 국물을 마지막에 붓는 방식으로 마무리하면 숨이 죽지 않는다. 식당에서 먹는 콩나물국이 유독 아삭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손질보다 중요한 재료 선택과 썰기 방향
예전에는 콩나물 꼬리를 일일이 떼는 집이 많았다. 깔끔해 보이지만 맛 차이는 크지 않다. 꼬리 부분에도 아스파라긴이 들어 있다. 해당 성분은 숙취 해소와 관련해 자주 언급된다. 손질 시간을 줄이고 싶다면 꼬리는 그대로 둬도 무방하다. 다만 씻을 때는 흐르는 물에 빠르게 헹군다. 물에 오래 담가두면 비타민 C가 빠져나간다.
국물 맛을 또렷하게 만들고 싶다면 무를 함께 넣는다. 무는 결 방향을 따라 세로로 채 썬다. 결대로 썰어야 익은 뒤에도 쉽게 부서지지 않는다. 콩나물 굵기와 비슷하게 가늘게 썰면 식감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무에서 나오는 은은한 단맛이 국물에 스며들어 시원함을 더한다.
그다음 마늘은 2쪽을 얇게 편으로 썬다. 간 마늘은 편리하지만, 국물을 뿌옇게 만들 수 있다. 텁텁한 뒷맛이 남기도 한다. 편 마늘을 다시 팩에 넣으면 향만 깔끔하게 우러난다. 국물 표면도 맑게 유지된다.
멸치 육수와 간 맞추는 순서
콩나물을 건져낸 국물에 멸치 한 줌을 넣는다. 여기에 편으로 썬 마늘 2쪽과 청양고추 2개를 함께 다시 팩에 담아 10분 끓인다. 청양고추는 양쪽 끝을 잘라 통째로 넣는다. 씨가 퍼지지 않아 국물이 탁해지지 않는다. 10분이면 멸치의 깊은 맛이 충분히 배어난다.
다시 팩을 건진 뒤 채 썬 무 150g을 넣고 한 번 더 끓인다. 무가 투명해지면 참치액 3큰술을 넣어 간을 맞춘다. 참치액은 향이 부드러워 국물 맛을 깔끔하게 정리해 준다. 부족한 간은 소금으로 조절한다.
대파와 홍고추는 불을 끄기 직전에 넣는다. 대파 반 대는 얇게 썰고, 홍고추는 씨를 제거해 어슷하게 자른다. 오래 끓이면 색이 죽고 향이 흐려진다. 마지막에 넣어야 초록과 붉은빛이 또렷하다.
이 모든 과정을 지키면 국물은 탁해지지 않고 맑게 떨어진다. 위에 기름막이 뜨지 않고 색도 투명하게 유지된다. 콩나물은 숨이 과하게 죽지 않아 씹을 때 아삭한 식감이 또렷하다. 비린 향은 줄어들고, 첫 숟가락부터 개운한 맛이 올라온다.
<맑은 콩나물국 레시피 총정리>맑은>
■ 요리 재료
- 콩나물 300g, 무 150g, 멸치 한 줌, 마늘 2쪽, 청양고추 2개, 대파 1/2대, 홍고추 1개, 참치액 3큰술, 소금 약간, 백후추 약간, 물 1.5리터
■ 만드는 순서
1. 콩나물은 흐르는 물에 빠르게 한 번 씻는다.
2. 무 150g은 결 방향대로 세로로 얇게 채 썬다.
3. 냄비에 물 1.5리터를 붓고 팔팔 끓인다.
4. 끓는 물에 콩나물 300g을 넣고, 필요하면 끓는 물을 소량 더해 온도를 유지한다. 뚜껑은 열어둔 채 5분 끓인다.
5. 콩나물을 건져 그릇에 따로 담아둔다.
6. 국물에 멸치, 편으로 썬 마늘 2쪽, 청양고추 2개를 다시팩에 넣어 10분 끓인다.
7. 다시팩을 건지고 채 썬 무를 넣어 한 번 더 끓인다.
8. 참치액 3큰술을 넣고 간을 본다.
9. 대파와 홍고추를 넣고 불을 끈 뒤 백후추를 약간 뿌린다.
10. 그릇에 담아둔 콩나물 위에 완성된 국물을 부어 마무리한다.
■ 오늘의 레시피 팁
- 콩나물은 처음부터 끓는 물에 넣어야 비린 향이 덜하다.
- 무는 결대로 썰어야 모양이 무너지지 않는다.
- 콩나물은 먼저 건져야 아삭한 식감이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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