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릇하게 부친 두부 위에 간장 양념과 멸치를 얹는 순간, 가장 평범한 반찬이 밥 한 공기를 비우게 하는 주연으로 바뀐다.
두부구이는 누구나 한 번쯤 만들어본 가장 쉬운 반찬이다. 팬에 기름을 두르고 앞뒤로 노릇하게 굽기만 하면 끝난다. 그러나 여기에 간장 양념장을 끼얹고, 바삭하게 볶은 멸치를 올리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부드럽고 담백한 두부, 짭조름한 양념, 고소한 멸치가 한 입 안에서 겹겹이 어우러지며 훨씬 깊은 맛을 낸다. 손은 많이 가지 않지만 맛의 밀도는 확연히 달라진다.
유튜브 '집밥 korean home cooking'
만드는 법은 간단하다. 먼저 단단한 부침용 두부 한 모를 준비해 키친타월로 물기를 충분히 제거한다. 이 과정이 중요하다. 수분이 남아 있으면 기름이 튀고, 두부가 쉽게 부서진다. 먹기 좋은 두께로 썰어 소금을 아주 약간만 뿌린 뒤 5분 정도 두면 밑간이 되고 남은 수분도 빠진다. 중약불로 달군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두부를 올려 천천히 굽는다. 자주 뒤집지 말고 한 면이 충분히 익어 가장자리가 노릇해질 때 뒤집어야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완성된다.
이제 맛을 좌우하는 양념장이다. 양조간장 3큰술에 물 2큰술을 섞어 짠맛을 부드럽게 풀고, 다진 마늘 1작은술, 송송 썬 대파, 잘게 다진 청양고추를 넣는다. 단맛은 설탕 대신 알룰로스나 매실청을 소량 넣어도 좋고, 아무것도 넣지 않아도 괜찮다. 마지막에 참기름 몇 방울과 통깨를 더하면 고소한 향이 살아난다. 이 양념은 두부 위에 바로 얹어도 좋지만, 한 번 살짝 끓여 사용하면 간장의 날것 향이 줄어들고 맛이 한층 둥글어진다.
유튜브 '집밥 korean home cooking'
멸치는 반드시 한 번 더 손질한다. 잔멸치나 중멸치를 마른 팬에 먼저 볶아 수분을 날리고 비린 향을 제거한다. 이때 약불에서 천천히 볶아야 타지 않는다. 비린내를 완전히 잡고 싶다면 청주를 몇 방울 떨어뜨려 날려 보내거나, 마늘 편을 함께 넣어 볶아도 좋다. 멸치가 바삭해지면 불을 끄고 식힌 뒤 두부 위에 올린다. 바삭함을 유지하려면 양념과 바로 섞지 않고 마지막에 얹는 것이 포인트다.
이 조합이 유독 맛있는 이유는 식감 대비에 있다. 두부는 부드럽고 촉촉하다. 여기에 간장 양념이 스며들며 짭조름한 감칠맛을 더한다. 그 위에 올라간 멸치는 바삭하고 고소하다. 한 입에 넣으면 먼저 멸치의 바삭함이 씹히고, 이어 두부의 부드러움이 퍼지며, 마지막에 간장의 감칠맛이 입안을 감싼다. 씹을수록 고소함과 짠맛이 번갈아 올라와 밥과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심심하지 않은 맛이다.
유튜브 '집밥 korean home cooking'
또 하나의 장점은 부담이 없다는 점이다. 두부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소화가 잘된다. 멸치는 칼슘과 감칠맛을 더해준다. 기름에 튀기지 않고 굽는 방식이라 느끼함이 적고, 간장 양념도 과하지 않게 조절할 수 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먹기 편하고, 냉장고에 있는 재료로 금세 완성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조금 더 특별하게 즐기고 싶다면 두부를 굽기 전 전분을 아주 얇게 묻혀보자. 겉면이 더 바삭해져 양념이 잘 달라붙는다. 혹은 양념장에 다진 양파를 추가해 단맛을 자연스럽게 끌어올릴 수도 있다. 멸치 대신 견과류를 약간 섞어도 고소함이 배가된다. 기본은 단순하지만 응용은 무궁무진하다.
Copyright ⓒ 위키트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