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달러 재돌파 기대를 모았던 비트코인(BTC)이 다시 6만달러선으로 밀리면서 미국 암호화폐 채굴 기업들의 전략 차이가 뚜렷한 성과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한 기업들은 반등의 실마리를 찾은 반면, 채굴 후 보유(HODL) 전략에 집중한 업체는 심각한 주가 급락을 겪고 있다.
27일 오전 8시 19분 기준 CoinMarketCap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6만757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며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거래소 업비트에서도 9770만원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10월 12만6000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가 4개월째 이어지며 채굴업계 전반에 부담이 가중된 모습이다.
이번 조정 국면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차남 에릭 트럼프가 공동 창립자 겸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참여한 American Bitcoin(ABTC)다.
ABTC는 미국 내 비트코인 인프라의 핵심 기업을 자처하며 나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파트너사인 Hut 8과 협력해 텍사스 전력망과 풍력 발전 설비를 기반으로 205메가와트(MW) 규모 전력을 확보하는 등 공격적인 확장에 나섰다.
그러나 경쟁사들이 AI 연산 수요 확대에 맞춰 채굴 설비를 데이터센터로 전환하는 동안, ABTC는 '채굴 효율화-보유량 확대-생태계 주도'라는 기존 전략을 고수했다. 비트코인을 지속적으로 축적하는 방식이 가격 하락과 맞물리며 재무 부담으로 직결됐다.
ABTC는 지난해 4분기 5900만달러(약 78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보유 비트코인의 평가손실은 2억2700만달러에 달했다. 주가는 지난해 9월 고점 대비 약 90% 급락해 현재 1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다.
반면 업계 선두권인 Marathon Digital Holdings(MARA)는 부동산 투자사 Starwood Capital Group와 협력해 기존 채굴 시설을 AI 애플리케이션 및 클라우드 서비스용 데이터센터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MARA 역시 비트코인 가격 하락으로 손실을 입었지만, AI 인프라 전환 계획이 공개되자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15% 이상 급등했다. IREN과 TeraWulf 등도 채굴한 코인을 매각해 AI 확장에 재투자하는 전략으로 시장의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CoinShares의 매튜 키멜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이 고점 대비 크게 하락한 상황에서 단순 보유 전략은 손실을 키울 수 있다"며 "수익 구조 다변화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채굴업계의 생존 전략은 '보유'에서 '전환'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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