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다고 멈출 수 없다'…김정호, 발목 파열도 못말리는 배구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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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다고 멈출 수 없다'…김정호, 발목 파열도 못말리는 배구 열정

이데일리 2026-02-27 14:00:12 신고

[천안=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코트 위를 누비는 발걸음은 여전히 빠르다. 점프가 100%는 아니어도, 타점이 가장 높지 않아도 그는 득점을 올리는 방법을 안다.

한국전력 아웃사이드 히터 김정호(29)는 요즘 이를 악물고 뛴다. 왼쪽 발목 인대가 파열됐지만,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한국전력 김정호. 사진=연합뉴스


김정호는 지난 26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V리그 남자부 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15득점을 책임지며 소속팀 한국전력의 세트스코어 3-1 승리를 견인했다.

지난 20일 삼성화재전 3-1 승리로 3연패를 끊은 한국전력은 이날 현대캐피탈까지 잡고 2연승을 달렸다. 시즌 성적 17승 14패 승점 49를 기록, 3위 KB손해보험(승점 50)을 바짝 뒤쫓았다. 꺼질뻔 했던 ‘봄배구’ 희망 불씨를 되살리는 승리였다.

김정호는 현재 V리그에서 몇 안되는 단신 아웃사이드 히터다. 신장이 겨우 186cm다. 요즘 같으면 리베로나 세터로 어울리는 키다.

과거에는 신진식, 박희상, 석진욱 등 180cm대 작은 키로도 사이드 주공격수를 맡았던 선수들이 제법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국내 선수라도 2m에 육박하는 거포들이 대부분이다. 현대캐피탈 허수봉(197cm), 대한항공 임동혁(200cm), KB손해보험 나경복(198cm) 등이 대표적이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작은 편인 OK저축은행 전광인도 194cm다.

하지만 김정호는 2017~18시즌 프로 무대에 데뷔한 이해 꾸준히 팀의 주전 선수로 활약 중이다. 부상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던 시즌도 있었지만 프로 8년 차가 된 지금도 코트 위 존재감은 식지 않는다. 현대캐피탈 전에서도 고비마다 주특기인 빠른 공격과 안정된 리시브로 팀에 힘을 보탰다. 외국인선수를 제외하고 국내 선수 가운데는 가장 많은 득점을 책임졌다.

더 놀라운 것은 김정호의 몸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는 점. 지난해 12월 23일 삼성화재전 도중 네트 앞에서 공을 띄운 뒤 내려오는 과정에서 발목이 안쪽으로 접혔다. ‘뚝’ 하는 느낌과 함께 통증이 올라왔다. 발목 전거비 인대가 파열돼 4~6주 결장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복귀는 예상보다 빨랐다. 부상 이후 단 2경기만 빠지고 지난달 3일 KB손해보험전에서 코트로 돌아왔다. 이후 13경기 연속 코트를 밟고 있다.

경기 후 김정호는 담담했다. 그는 “완전 파열은 맞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통증이 심하지 않았다. 참을 만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몸 상태를 묻자 솔직하게 말했다. 그는 “조금씩 아픈 건 있지만 다만 계속 쓰다 보니 통증이 옅어지는 느낌도 있다”면서 “ 시즌이 끝나고 충분히 쉬면 더 좋아질 것 같다”고 말한 뒤 애써 미소를 지었다. 무리라는 걸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뛰는 이유는 분명하다. “지금은 팀이 먼저입니다”

복귀 후 경기력은 오히려 선명해졌다. 20일 삼성화재전에서 11점을 올려 3-1 승리를 이끈데 이어 최근 현대캐피탈전에서도 국내 선수 최다 15점을 올렸다. 몸상태가 완전하진 않지만 여전히 그의 스파이크는 빠르고 과감했다.

김정호는 신장이 크지 않은 대신 남들이 따라잡기 힘든 스피드를 자랑한다. 그는 “내 장점은 빠른 발이다. 블로킹 하나를 따돌리는 타이밍 공격과 빠른 전개에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파이프 공격도 마다하지 않고, 강한 서브로 흐름을 바꿀 줄도 안다. 체격이 작다가 핑계대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뒷받침해주는 동료에 대한 고마움도 빼놓지 않는다. 김정호는 “리시브 라인이 많이 도와준다. 형들이 받쳐주니까 제가 공격에 더 집중할 수 있다”면서 “나를 비롯해 아웃사이드 히터들이 자기 몫을 해내면 우리 팀도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다. 목표는 플레이오프 진출이다”고 말했다.

부상과 공백은 이미 여러 번 겪었다. 한때는 기회가 좀처럼 오지 않던 시기도 있었다. 그럴수록 김정호는 기본에 더 신경쓴다. 그는 “팀에서 주는 프로그램을 충실히 따르면서, 부족한 부분은 개인적으로 더 보완한다”며 “리시브, 서브, 센터와 반복 훈련이 쌓여 지금까지 왔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실력을 갖췄음에도 키가 작다는 이유로 기회를 얻지 못하는 후배들에게도 애정어린 말을 전했다. 김정호는 “키가 작다고 단점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자신만의 장점을 준비하면 기회는 온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짧지만 단단한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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