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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 인수전 발 뺀 넷플릭스…가격 경쟁 않고 인수 철회
테드 사란도스·그렉 피터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26일(현지시간) “파라마운트의 제안에 상응하는 가격은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며 워너브라더스를 인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워너브라더스 인수 철회 결정에 넷플릭스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한 때 10% 이상 급등했다. 수개월간 끈질긴 시도 끝에 넷플릭스의 워너브라더스 인수 저지에 성공한 파라마운트 주가도 6% 상승했다.
파라마운트가 주당 30달러에서 주당 31달러로 워너브라더스 인수 가격을 높인 상황에서 넷플릭스가 그 이상의 가격으로 워너브라더스를 인수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넷플릭스는 “이번 거래는 적절한 가격일 때 ‘있으면 좋은’ 거래였지, 어떤 가격이든 ‘반드시 해야 하는’ 거래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2월 케이블TV 네트워크를 제외한 워너브라더스 자산을 주당 27.75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나선 파라마운트가 인수 가격을 높이자 워너브라더스 이사회는 이날 파라마운트의 제안이 넷플릭스와 계약보다 주주에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넷플릭스에 4영업일 내에 새로운 제안을 할 권리가 있었지만 인수 철회를 결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친(親) 민주당 성향 넷플릭스 이사 해임을 요구하는 등 미 규제 당국의 반독점 심사 리스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거래를 추진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해석된다. 넷플릭스와 계약 파기로 워너브라더스가 지급해야 하는 위약금은 파라마운트가 내기로 했다.
◇파라마운트·스카이댄스 합병 1년도 안 돼 또 빅딜
이로써 파라마운트는 스카이댄스와 합병을 마친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100년 전통의 대형 스튜디오 워너브라더스까지 품게 됐다. 워너브라더스는 지난해 9월 이후 8차례에 걸쳐 파라마운트의 인수 제안을 거절했지만 결국 파라마운트 품에 안길 전망이다.
파라마운트는 이날 “워너브라더스 이사회가 만장일치로 당사의 제안이 우월하다고 인정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워너브라더스 주주들에 탁월한 가치를 제공하고 신속하게 거래를 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파라마운트는 워너브라더스 인수를 통해 60억달러(약 8조7000억원) 규모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오라클 창업자 래리 앨리슨의 아들 데이비드 앨리슨이 2006년 설립한 스카이댄스는 지난해 파라마운트 글로벌과 합병해 CBS와 MTV·니켈로디언·코미디 센트럴 등 인기 케이블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워너브라더스의 CNN과 HBO 뿐 아니라 해리포터와 슈퍼맨, 반지의 제왕 등 대형 지적재산권(IP)까지 한 지붕 아래 모인다.
파라마운트와 워너브라더스의 합병으로 미디어 공룡이 탄생하면서 스트리밍 시장 경쟁구도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닐슨에 따르면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 점유율은 유튜브가 12.7%로 1위이며 넷플릭스와 워너브라더스는 각각 9%, 1.4%를 차지한다.
◇美규제 당국 반독점 심사 남아…CBS·CNN 한지붕 우려
파라마운트와 워너브라더스의 합병은 미국과 유럽 등의 반독점 심사를 받아야 최종 성사된다. 심사에는 1년 안팎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앨리슨 가문과 트럼프 대통령이 친분이 두텁긴 하지만 대형 미디어 기업 간 합병이라는 점에서 빠르게 승인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민주당 소속 엘리자베스 워런, 버니 샌더스 의원 등은 이번 거래가 정치적 특혜로 얼룩졌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CBS와 CNN이라는 거대 언론사 두 곳을 소유한다는 점에서 언론 감시단체의 우려를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미 자유언론운동 단체 프리프레스의 공동 CEO 크레이그 애런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파라마운트가 CBS와 CNN을 모두 장악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파라마운트가 트럼프 대통령에 ‘CNN에 대대적 변화를 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이게 무엇을 뜻하겠나”고 지적했다.
파라마운트는 넷플릭스보다 규제 당국의 심사를 통과하기 쉬울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내왔다. 파라마운트는 규제 당국이 워너브라더스와 합병을 불허할 경우 보상금 70억달러(약 10조원)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올해까지 합병이 성사되지 않는다면 내년부터 분기마다 주당 0.25달러(총 6억5000만달러)의 지연 보상 수수료도 지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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