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가 꺼낸 밥이 딱딱하고 푸석해져 난감했던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다. 전자레인지에 돌려도 표면만 뜨거워지고 속은 여전히 뻣뻣한 경우가 많다. 이는 밥이 식으면서 수분이 빠져나간 탓이 아니라, 밥알 속 전분 구조가 굳어졌기 때문이다.
버리기엔 아깝고 그냥 먹기엔 식감이 떨어지는 냉장 밥. 소주 한 큰술이면 의외로 간단하게 되살릴 수 있다. 전분이 다시 부드러워지는 원리와 함께, 밥을 처음부터 덜 굳게 보관하는 방법까지 정리했다.
냉장고 온도에서 밥이 굳는 이유
갓 지은 밥은 뜨거운 수증기를 머금고 있어 부드럽다. 밥알 속 전분이 수분과 함께 팽창해 있는 상태다. 하지만 밥을 0~5도 사이의 냉장 온도에 두면 전분 구조가 다시 단단하게 정렬되기 시작한다. 이를 전분의 ‘노화’라고 부른다.
쉽게 말해, 한 번 퍼졌던 전분 입자들이 다시 서로 달라붙어 굳는 현상이다. 이 과정에서 밥알 속 수분이 밖으로 빠져나와 푸석한 식감이 만들어진다. 하루만 지나도 밥이 질기고 딱딱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행히 전분은 60도 이상으로 가열하면 다시 풀어지는 성질을 갖고 있다. 굳은 밥을 되살리려면 열과 함께 적절한 수분을 더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수분이 충분해야 전분이 다시 팽창하면서 부드러움을 되찾는다.
소주 한 큰술이 식감을 살리는 이유
굳은 밥을 전자레인지에 데울 때 소주를 한 큰술 정도 뿌려보면 식감이 한결 나아진다. 밥 한 공기 기준으로 1큰술을 골고루 뿌린 뒤, 랩이나 전용 뚜껑을 살짝 덮어 1분가량 가열하면 된다.
소주에 들어 있는 알코올은 끓는점이 낮다. 가열 과정에서 빠르게 증발하면서 밥알 사이사이로 퍼진다. 이때 전분 구조를 느슨하게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 동시에 수분이 함께 증발하며 내부를 촉촉하게 유지해 준다.
가열이 끝나면 알코올은 대부분 날아가 술 향이 거의 남지 않는다. 아이가 먹어도 괜찮을지 걱정하는 경우가 있지만, 전자레인지에서 충분히 가열하면 알코올 성분은 남지 않는다.
소주가 없다면 물 1~2큰술을 대신 사용해도 된다. 다만 물은 밥 표면에만 머무르기 쉬워 골고루 섞이도록 뿌려야 한다. 밥 위에 물을 떨어뜨린 뒤 젓가락으로 가볍게 섞어주면 효과가 더 좋아진다.
가장 좋은 방법은 처음부터 냉동 보관
굳은 밥을 되살리는 방법도 있지만, 애초에 냉장 보관을 피하는 편이 낫다. 냉장 온도는 전분이 굳기 가장 쉬운 구간이다. 반면 냉동 상태에서는 전분 구조 변화가 거의 진행되지 않는다.
밥이 완전히 식기 전에 1인분씩 나눠 밀폐 용기나 지퍼백에 담아 바로 냉동실로 옮기는 방식이 좋다. 따뜻한 상태에서 빠르게 얼리면 수분 손실을 줄일 수 있다.
냉동한 밥은 전자레인지에 바로 돌려도 된다. 해동 모드 없이 바로 가열하면 수분이 날아가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이때도 소량의 물을 더하면 식감이 더 살아난다.
보관 기간은 2주 이내가 적당하다. 시간이 길어질수록 수분이 조금씩 빠져나가 식감이 떨어질 수 있다. 용기 겉면에 날짜를 적어두면 관리가 편하다.
밥은 매일 먹는 식재료다. 작은 보관 습관 차이가 식탁의 만족도를 좌우한다. 냉장고에 넣어 굳히기보다, 바로 냉동하는 방식이 더 나은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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