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CVC, 화장품 소재부터 피지컬 AI까지…딥테크로 넓힌 투자 지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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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CVC, 화장품 소재부터 피지컬 AI까지…딥테크로 넓힌 투자 지평

폴리뉴스 2026-02-27 09:56:43 신고

효성벤처스가 2026년 들어 첫 투자 행보를 공개했다. 투자 대상은 기능성 화장품 원료 기업 파이온텍과 피지컬 AI 로봇 기술 기업 리얼월드. 단순 재무적 투자를 넘어, 그룹 제조 역량과 결합 가능한 '전략형 딥테크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파이온텍은 피부 전달 효율을 높이는 원료 기술을 축적해 온 기업이다. 20년 이상 연구개발을 이어오며 '스피큘' 관련 특허군을 확보했고, 기술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최고 등급(TI-1)을 획득했다는 점은 기술 사업화 가능성을 제도권에서 인정받았다는 의미를 갖는다.

글로벌 코스메슈티컬 시장이 고기능성·고부가가치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 속에서, 핵심 원료 기술을 선점한 기업에 대한 투자는 안정적 수요 기반을 전제로 한다. 특히 국내 프리미엄 화장품 브랜드에 납품 실적을 확보하고, 중국·동남아 시장 확장까지 병행하고 있다는 점은 '기술–매출–해외 확장'의 3박자를 갖춘 성장 모델로 평가된다.

효성 입장에서는 섬유·화학 등 기존 소재 사업과의 연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고기능성 소재에 대한 이해와 글로벌 공급망 운영 경험은 원료 기업의 스케일업 과정에서 전략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지점이다.

리얼월드는 산업 데이터를 학습해 실제 환경에서 작동하는 행동 지능을 구현하는 피지컬 AI 기술을 앞세운다. 특히 휴머노이드에 적용 가능한 5지 로봇손 모델을 개발해 정교한 조작 능력을 확보한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해당 기술은 제조·물류·의료 현장 등 노동 집약적 산업 영역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글로벌 AI 경연대회 '네비우스 로보틱스 & 피지컬 AI 어워즈'에서 파운데이션 모델 부문 1위를 차지한 이력은 국제 무대에서 기술력을 검증받았다는 상징성을 갖는다.

무엇보다 제조업 기반을 갖춘 효성그룹과의 전략적 협업 가능성이 핵심이다. 실제 공장 데이터와 테스트베드를 제공할 수 있는 대기업과의 연계는 피지컬 AI 기업의 상용화 속도를 좌우한다. 이는 단순 지분 투자 이상의 '전략적 파일럿 파트너' 역할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투자는 2024년 말 한국벤처투자와 공동 조성한 1,000억 원 규모 '스타트업코리아펀드(스코펀)'을 통해 집행됐다. 이는 민간 CVC가 정책 자금과 결합해 중대형 펀드를 조성한 사례로, 정부의 기술 중심 투자 기조와 궤를 같이한다.

앞서 효성벤처스는 AI 신약개발, 이커머스 플랫폼, 스마트 물류, 융합 보안 등 다양한 딥테크 영역에 투자해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왔다. 특정 산업에 집중하기보다 'AI 기반 기술 전반'을 축적하는 전략이다.

이는 그룹 차원에서 미래 성장 동력을 외부 혁신 기업에서 흡수하겠다는 구조적 변화로 해석된다. 전통 제조기업이 내부 R&D만으로 혁신을 완결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CVC는 '기술 레이더'이자 '전략적 옵션' 역할을 수행한다.

이번 투자는 세 가지 측면에서 의미를 갖는다.

첫째, 투자 대상이 화장품 원료와 피지컬 AI라는 점에서 산업 스펙트럼이 넓다. 이는 단기 유행이 아닌 구조적 성장 영역에 대한 선제적 포지셔닝으로 볼 수 있다.

둘째, 기술 검증(특허·기술등급·글로벌 수상) 이력이 뚜렷한 기업을 선별했다는 점에서 '기술 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둔 투자 기조가 읽힌다.

셋째, 그룹 제조 역량과의 접점을 고려한 전략적 투자라는 점이다. 특히 피지컬 AI는 향후 스마트팩토리 고도화, 자동화 전환 가속화와 직결될 수 있다.

결국 효성벤처스의 2026년 첫 투자는 단순한 스타트업 지원을 넘어, 대기업이 미래 산업 전환기에 어떤 기술을 '내부화할 준비'를 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정부 정책과 발맞춘 자금 운용, 그룹 사업과의 연계 가능성, 글로벌 기술 검증을 통과한 기업 선별이라는 세 축이 맞물리며, 효성의 CVC 전략은 보다 선명한 방향성을 드러내고 있다.

[폴리뉴스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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