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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민하 기자] 이탈리아 전국 항공이 마비된 지 하루 만에 철도마저 멈춘다. 27일(오늘) 오후 9시부터 28일 오후 9시까지 24시간 전국 철도 총파업이 예고됐다. 로마~밀라노~피렌체~베네치아를 잇는 고속열차와 수도권 통근열차까지 대거 운행을 멈추면서 이탈리아를 여행 중인 여행객들의 불편이 심화할 전망이다.
이탈리아는 26일(어제) 항공 파업이 24시간 동안 진행되며 항공편 약 750편이 결항한 바 있다. 이어 27일(오늘) 현지시간 오후 9시부터는 철도 노조까지 총파업에 돌입한다. 항공에서 시작된 교통 대란이 철도로 번지며 이틀 연속 전국 이동망이 흔들리고 있다.
이번 철도 파업에는 사실상 이탈리아 전국 철도망이 대열에 합류한다. 국영 ‘페로비에 델로 스타토’(FS) 그룹 계열 ‘트레니탈리아’(Trenitalia, 장·중·단거리 여객), 민간 고속열차 ‘이탈로’(Italo), 롬바르디아 지역 운영사 ‘트레노르드’(Trenord) 등이 동시에 파업 대열에 뛰어든다. 에밀리아로마냐 일부를 담당하는 ‘트레니탈리아 테페르’(Trenitalia Tper), 화물 운송을 맡는 ‘메르치탈리아’(Mercitalia), 토리노 지역의 ‘아리바 이탈리아’(Arriva Italia), 바리 인근의 ‘페로비에 수드 에스트’(Ferrovie Sud Est)까지 파업 참여를 선언해 화물과 지역 철도도 함께 멈출 가능성이 높다.
공항철도도 직격탄을 맞는다.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과 도심을 잇는 ‘레오나르도 익스프레스’, 밀라노 말펜사 공항과 도심을 연결하는 ‘말펜사 익스프레스’ 등 주요 공항철도가 파업 시간대에 상당수 취소될 전망이다.
파업이 강행돼도 이탈리아 법에 따라 일부 시간대에는 철도가 운영된다. 28일 오전 6시~오전 9시, 오후 6시~오후 9시가 ‘보장 시간대’로, 각 철도사가 사전에 공지한 보장 열차 리스트에 포함된 열차만 이 시간대에 제한 운행한다. 트레니탈리아와 트레노르드는 보장 열차 목록을 자사 홈페이지에 공개한 상태다. 나머지 시간대는 전면 운행 중단이나 다름없다.
파업의 핵심 쟁점은 국가 단체협약(노동계약) 갱신 지연이다. 노조는 물가 상승률을 반영하지 못하는 실질 임금 삭감 수준의 인상안, 휴식시간 단축과 교대 근무 악화를 핵심 문제로 제기했다. 여기에 밀라노·코르티나 2026 동계올림픽 관련 인프라 공사로 인한 인력 부족과 업무 과부하도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탈리아 교통부는 동계올림픽 기간 혼란을 우려해 당초 2월 16일로 예정된 항공·철도 파업을 강제 소집 조치로 막으려 했으나 결국 일정 조정에 그쳤고, 파업은 2월 26~28일 연속으로 옮겨졌다. 이번 철도 파업은 ‘CUB 트라스포르티’(CUB Trasporti, 통합 기층노조 연맹-운송부문), ‘SGB’(기층 일반노조), ‘USB 라보로 프리바토’(USB Lavoro Privato, 기층 노동조합 연합-민간 부문) 등 현장 중심의 기층 노조들이 주도했다.
향후 전망도 낙관하기 어렵다. 3월 6일 캄파니아 지역 24시간 철도 파업, 3월 7일 이탈리아 항공 관제 기관의 4시간 추가 파업, 패럴림픽 기간인 3월 9일 전국 총파업이 예고된 상태다. 노사 협상에서 진전이 없을 경우 2026년 상반기 안에 비슷한 경고 파업이 반복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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