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평균기온 상승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예고편이 아니다. 기록적인 폭염과 집중호우, 해수면 상승과 생태계 붕괴는 이미 한국 사회의 일상과 산업 구조를 흔들고 있다. 한반도의 평균기온 상승 폭은 세계 평균보다 빠른 편에 속한다. 기후위기는 환경 문제를 넘어 경제와 노동, 산업 전반을 재설계하라는 요구로 다가오고 있다.
이 거대한 전환의 한복판에 청년세대가 서 있다. 취업 문은 좁고, 일자리는 불안정하며, 미래는 불투명하다. 동시에 기후위기는 거대한 산업 전환과 공공 투자를 요구한다. 이 두 흐름이 만나는 지점에서 ‘그린뉴딜’이라는 정책적 구상이 등장했다. 위기를 비용이 아닌 기회로 바꾸겠다는 발상이다.
▲ 기후위기, 재난을 넘어 산업구조 재편의 신호탄
기후위기는 단순한 자연재해의 반복이 아니다. 산업혁명 이후 누적된 탄소배출 구조가 한계에 도달했다는 신호다.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체계, 대량생산·대량소비 구조, 글로벌 공급망 의존 경제는 점점 더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
국제사회는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며 산업 전환 경쟁에 돌입했다. 재생에너지, 수소경제, 전기차, 배터리, 탄소포집 기술은 새로운 전략 산업으로 부상했다. 기후위기는 산업 구조를 해체하고 재조립하는 거대한 압력으로 작동하고 있다.
▲ 청년실업의 구조적 원인과 녹색 전환의 접점
한국 정부는 디지털 뉴딜과 그린뉴딜을 축으로 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에너지 전환과 친환경 산업 육성에 나섰다. 태양광·풍력 설비 확대, 수소 모빌리티, 스마트 그리드, 친환경 리모델링 사업이 추진됐다.
그러나 한계도 분명했다. 단기 일자리 위주 사업이 많았고, 청년을 위한 장기 직업 훈련과 산업 생태계 구축은 충분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기업 중심 수주 구조로 인해 지역 청년과 중소기업이 체감하는 효과는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도 있다.
▲ 디지털 뉴딜과 그린뉴딜을 축으로 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
재생에너지 분야는 설계·설치·운영·유지보수까지 다양한 직무를 포함한다. 특히 지역 기반 프로젝트는 지방 청년 일자리 창출과 직결될 수 있다. 노후 건물의 에너지 효율 개선 사업은 건축·설비·전기 기술 인력을 대거 필요로 한다.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은 이미 청년 기술 인력의 주요 진입 통로로 자리 잡았다. 스마트 농업은 데이터 분석과 친환경 농법을 결합해 농촌 청년 창업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기후위기는 농업과 식량 체계까지 재설계하도록 압박하고 있으며, 이는 또 다른 고용 기회를 만든다.
▲ 요즘 청년들이 스마트팜에 많은 관심과 실질적으로 귀농을 하고 있다.
그린뉴딜이 단순한 산업 정책에 머물 경우, 또 다른 불평등을 낳을 수 있다. 전환 과정에서 기존 산업 노동자와 지역사회가 소외된다면 갈등은 불가피하다. 따라서 정의로운 전환, 즉 ‘저스트 트랜지션’이 핵심이다.
청년 일자리는 단지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안정성, 성장 가능성, 지역 균형, 사회적 의미가 함께 보장돼야 한다. 기후 대응 산업은 공공성과 시장성을 동시에 갖는 영역이다. 공공 투자와 민간 혁신, 지역 공동체 참여가 결합될 때 지속 가능한 일자리 생태계가 형성될 수 있다.
기후위기는 거대한 파도와 같다. 피할 수 없다면, 그 위에 서는 법을 배워야 한다. 청년 세대에게 그린뉴딜은 단순한 정책 슬로건이 아니라 미래의 직업 지도이자 사회적 계약이다. 탄소중립이라는 목표를 향한 여정이 청년에게 안정된 삶의 기반을 제공할 수 있을지, 이제는 실행의 문제로 넘어왔다.
재난의 언어를 넘어 전환의 언어로. 기후위기와 청년 일자리를 잇는 다리는 정책과 투자, 그리고 세대 간 신뢰 위에서만 놓일 수 있다. 한국 사회가 그 다리를 얼마나 견고하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위기는 새로운 산업 혁명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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