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구경북(TK) 의원들이 26일 각각 회동을 갖고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의 2월 임시국회 내 처리를 촉구하는 입장을 정리했다. 전날 민주당이 주도하는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광주·전남 통합특별법은 통과됐지만 대구·경북 통합특별법은 보류된 데 따른 것이다. 대구 국민의힘 의원 표결 없이 전원 찬성으로 의견을 모았고, 경북 의원들은 찬반 투표를 진행해 찬성 우세로 결론을 냈다. 일부 경북 북부 의원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투표 전 결과에 승복하기로 합의한 상태였다.
주호영 "추미애 위원장과 통화해···찬성 압도적이면 법사위 처리한다는 답 받아"
대구·경북 의원들의 이날 회동에 앞서, 전날에는 주호영 국민의힘 국회부의장이 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과 직접 통화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법안 처리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주 부의장은 25일 경북일보 유튜브에 출연해 "추미애 법사위원장과 통화했는데 대구·경북에서 반대 여론이 줄어들고 찬성이 압도적이라면 처리하겠다는 답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 3월 2일까지 법사위에 계류된 상태"라며 "대구·경북의 입장이 정리돼 반대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해주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추미애 위원장이 우리 당 지도부의 반대와 대구시의회의 반대를 이유로 들었다"며 "어제 의원총회에서 우리 당 지도부가 반대했다는데, 반대한 사실이 있느냐, 반대한 것이 없는데 추미애 위원장이 그런 발언을 했다면 그 책임을 추궁하라고 했는데 원내대표는 자기가 한 일이 없다고 성을 내고 나가버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원칙적으로 찬성이지만 주민투표를 해야 한다는 취지인데, 주민투표는 전국 어디서도 시도된 적이 없는 데다 수백억 원의 비용이 드는 일이니 결국 하지 말자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주 부의장은 경북 북부권 반대 의원들의 논리에 대해서 "안동·영주·울진 의원들은 도청이 안동에 있는데 통합되면 도청 기능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지만 그 반대가 잘못됐다"며 "통합하는 것 자체가 경북 북부 낙후 지역을 살릴 방법이 없어서 하는 것이고, 이철우 지사나 권영진 의원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통합 무산이 됐을 상황에 대해 "광주·전남은 통합하면서 20조를 받아가고 공기업, 국책 사업에 온갖 특혜가 돌아가는데, 우리가 요구한 100을 다 안 준다고 밥상을 걷어차면 너무나 어리석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광주·전남이 통합되면 대구가 인구 기준 5대 도시로 떨어진다"며 "몇 년 앞서가는 것이 산업과 공기업을 선점하는 데 엄청나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주 부의장은 대구신공항 사업과의 연계에 대해서도 "대구·경북이 하나가 돼서 집중하는 것과 따로 돼서 매번 협의해야 하는 건 다르다. 통합이 되면 추진 여력이나 탄력이 훨씬 붙는다"고 말했다.
그는 "반대한 의원들은 전적으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하고 선거에서 판단받아야 할 것"이라며 "만약 반대로 통합이 무산된다면 그 대가는 혹독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분명히 하고 싶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 일이 안 되고 우리 당에서 아주 실망스러운 조치를 취한다면, 당의 지지 기반인 대구·경북이 압도적으로 원하는 것을 팽개친다고 하면 이 당에 남아 있을 이유가 무엇이냐"고 꼬집었다.
권영진 "대구 의원 전원, 지도부에 동시 처리 요청"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대구 의원들의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구 의원들은 논의해서 지금 좀 미진하고 걱정되는 부분이 있지만, 이번에 전남·광주 법안과 반드시 처리해달라고 지도부에게 요청하고 지도부가 민주당의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전원 만장일치였느냐는 질문에 "만장일치라고 봐도 된다. 논의 과정에서는 걱정하고 우려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결과는 우리 의원들 전원이 요청하는 것으로 했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는 표결하지 않고 그냥 의견을 전체적으로 모았다"며 "지도부에 이번 회기 내에 광주·전남 행정통합 특별법과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을 반드시 동시에 처리해야 한다고 요청했고, 지도부도 우리 의견을 받아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송언석 원내대표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원내대표는 경북 모임이니까 경북 모임에서 하겠지요. 대구 의원들은 그렇게 의견을 모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구에 지역구를 둔 의원 전원이 지방선거 전 통합하자는 의견인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강조했다.
이인선 "투표함 준비돼 있었지만 투표 진행할 이유 없어···전원 개별 찬성 확인"
이인선 대구시당위원장 "며칠 전 대구 의원들이 공동문 입장문을 냈고, 그 공동문 그대로 광주·전남 법과 함께 통과시켜 달라고 지도부에 전달했다"며 "개별 의견을 냈지만 전체적으로는 공동 입장문과 같은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공동 선언문을 냈고 다 찬성했기 때문에 구태여 기표소에 가서 (투표)하는 모양이 맞지 않아 그냥 개별 의견을 쭉 묻고 찬성으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각론에서는 더 잘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더 많은 것을 바라는 건 그다음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법안 내용의 완성도에 대해서는 "행안위를 통과하면서 광주·전남 법과 거의 유사하게 왔고 특례도 많이 들어가 있다"며 "제주특별자치도법도 지금 8차 개정을 앞두고 5천여 개의 특례가 담겨 있는 것처럼, 가면서 계속 개정을 통해 더 넣어야지 처음부터 완벽하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북 의원들은 개별 의견을 물을지 모르겠지만, 반대 의견이 나오더라도 경북이 과반 이상 반대가 나오지 않는 한 대구·경북 통합법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우리가 광주·전남과 특별법을 이번 회기에 같이 통과시켜 달라고 요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경호 "민주당은 법사위 보류 철회하고 즉각 논의 재개하라"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대구 의원들의 회동 직후 공식 입장문을 통해 "500만 대구·경북 시·도민의 요구는 분명하다. 이번 2월 임시국회 회기 내 반드시 매듭지어야 한다"며 "민주당 전횡의 법사위에 발목 잡힌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의 족쇄를 풀고 전남·광주 행정통합법과 함께 즉각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추 의원은 민주당에 대해서는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대업마저 정치적 색깔론으로 재단하고 정략적으로 취사선택하는 편파적 행태를 즉각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그는 "광주·전남은 되고 대구·경북은 안 된다는 노골적인 영·호남 갈라치기는 대한민국 국민 누구도 납득할 수 없다"며 "민주당은 지금 당장 2월 임시회 본회의 처리를 공개적으로 천명하고, 법사위 보류 결정을 철회해 즉각 논의를 재개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조속히 민주당과 협상을 재개하여 TK 행정통합을 최우선 과제로 상정하고 반드시 2월 임시회 통과를 관철시켜 달라"고 당부했다.
구자근 "경북은 찬성 우세, 반대 의원들도 결과 수긍···통합법 찬성으로 결정"
구자근 국민의힘 경북도당위원장은 "대구 의원들이 오전 10시에 모여 입장을 표명했고, 경북 의원들도 회동을 가졌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토론과 이야기가 있었다"며 "투표 결과 찬성이 우세해 대구·경북 통합법에 찬성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구 위원장은 투표를 진행한 배경에 대해 "각자 명확하게 반대·찬성 의견을 밝히기 위해 그렇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대표가 몇 표였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말하지 않는 걸로 하겠다"며 "결과가 나왔으니까, 사전에 결과에 대해서는 다 수긍하고 동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선거 전 통합 처리에 방점을 둔 것이냐는 질문에는 "다 포괄적으로 포함된다"며 "대구 의원들도 광주·전남과 함께 빠르게 진행시켜달라는 입장이었고, 우리도 원내 지도부에 결과가 나오는 대로 신속하게 조치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김형동 "광주·전남이 했으니 우리도 해야 한다는 논리 맞지 않아···절차 지켜야"
경북 북부권 의원을 대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경북 의원 회동에서 반대 의견을 밝힌 측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설명했다.
김 의원은 "대한민국 지방행정체제가 건국 이후 차곡차곡 쌓아온 과정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며칠 만에 바꿀 만한 이유를 들어보지 못했다"며 "우리 당은 이미 필리버스터를 하고 있고 2월 국회에서는 상임위 전면 보이콧 상황인데, 법사위는 예외가 되는 것인지, 광주·전남 통합 특별법 관련해서 필리버스터를 포기하는 것인지 모든 부분에 대해 충분한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250쪽에 달하는 큰 법률안, 350개에 달하는 조문에 대해 충분하고 제대로 된 논의 없이 통합 법안을 그대로 통과시킬 수 있다는 말이냐"며 "통합을 하면 실질적으로 6월 지방선거 이후 지역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알려진 바가 없고, 포항시처럼 행정구 주민들이 행정과 어떻게 소통할지도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방자치법 5조 2항은 지방자치단체 간 통폐합 시 반드시 지방의회 의견을 듣도록 한 의무 조항"이라며 "지역 주민들에게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 절차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경북 북부 소외 문제에 대해 "경북 북부에 대한 아무런 대책 없이 통합하면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이라며 "지금도 경북에서 대구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경계막까지 무너지면 대구 쏠림이 급격히 이뤄져 지방균형발전의 근본에 역행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찬성이냐 반대냐는 단도직입적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는 "중요한 건 방향이고 속도가 아니다. 아무리 빨라도 목적지가 다르면 의미 없다"며 "오늘 찬반 의견 수렴은 법이 진행되는 하나의 과정일 뿐이며, 절차를 지켜야 하고 나아가야 할 사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봤느냐를 되묻는 과정"이라고 답했다.
이어 "광주·전남이 통합했으니 우리도 해야 한다는 논리는 맞지 않는다. 전북은 통합 안 했고, 부울경은 왜 안 하느냐"며 "각 도가 갖고 있는 캐릭터가 있고, 행정통합이 아닌 우월 경쟁으로 발전시킬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원내대책회의에서 정책위의장까지 지선을 앞둔 민주당의 정략적 제안이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여러 차례 밝혔는데, 그 입장이 유지되지 않는 것에 대해 설명도 없이 달라진 것이 매우 유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폴리뉴스 박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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