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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Inc는 지난해 1~3분기 전년 대비 20% 내외의 가파른 매출 성장세를 이어왔다. 3분기 매출 12조 8455억원, 영업이익 2245억원으로 영업이익률 1.7%를 기록했다. 이 추세라면 2024년 40조원을 넘긴 연매출이 지난해 50조원에 근접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4분기 막판 터진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변수가 됐다. 이른바 ‘탈팡(쿠팡 탈퇴)’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업계에서는 4분기 총거래액(GMV)이 이전 대비 5% 감소한 것으로 파악한다. 12월 국회 연석청문회를 전후해 부정 여론이 확산하고 정부의 전방위적 조사가 본격화하면서 영업·마케팅이 전면 중단됐고, 연말 특수를 활용한 판촉을 사실상 전개하지 못했다.
네이버·컬리·무신사 등 경쟁사들이 이탈 고객을 흡수하는 ‘줍팡’ 마케팅을 공세적으로 펼친 것도 부담이다. 로켓배송·로켓프레시 등 프로덕트 커머스의 매출 총이익 증가율도 이전 분기 대비 상당 폭 둔화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보상 쿠폰 비용은 올해 1분기 실적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과징금 역시 아직 확정되지 않아 실적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올해 전망에도 불확실성이 짙다. 정부·여당이 대형마트 새벽배송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규제 완화를 추진하면서 쿠팡의 새벽배송 독주 구도에 균열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CJ대한통운(000120) 등 물류 강자들이 주 7일 배송, 신선식품 풀필먼트를 대폭 강화하며 ‘반(反)쿠팡’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콘퍼런스콜에서 김범석 의장의 메시지도 관전 포인트다. 김 의장은 2021년 상장 이후 매 분기 빠짐없이 참석하며 ‘고객 록인’ 효과에 자신감을 보여왔다. 1~3분기에도 “물류 자동화와 AI 투자가 높은 고객 유지율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 ‘견고한 고객층’이 유출 사태 이후에도 유지되는지 의구심이 커진 만큼 메시지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업계에서는 김 의장이 직접적 사과보다 보안 강화 방안이나 대만 시장 등 새 성장 동력을 부각하며 시선을 돌릴 것으로 본다. 2021년 덕평 물류센터 화재 때도 김 의장은 직접 언급을 피하고 거랍 아난드 CFO가 재무적 영향만 설명한 전례가 있다. 미국 상장사가 법적 책임 시인으로 비칠 경우 집단 소송 등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이 배경이다.
김 의장이 유출 사태에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사고 한 달 뒤인 지난해 12월 28일 사과문이 유일하다. 당시 “책임을 통감하며, 보안 시스템을 원점부터 재검토해 업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경찰은 김 의장 입국 시 즉시 조사할 수 있도록 법무부에 통보 조치를 요청한 상태다. 미국 국적인 김 의장은 국회 출석 요구 때마다 해외 체류를 이유로 참석을 피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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