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방의진 기자] 여야가 디지털자산기본법의 핵심 쟁점인 은행 중심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문제에 대해 나란히 우려를 표했다.
학계에서는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둘러싼 논의가 지분구조에만 집중돼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우상향하는 시장…어떻게 길 열어줄 것인지 고민해야”
2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실과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실, 디지털자산정책포럼이 공동 주최한 디지털자산 2단계 입법 방향 점검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은행 지분 51%룰과 디지털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등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여야 모두 현재 논의되고 있는 디지털자산기본법 두 가지 쟁점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이 글로벌 정합성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에 대한 논의도 한국은행의 입장도 다르고 금융위원회도 결이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는데, 그래서 제대로 된 방향성 확립이 중요하다”며 “대주주 지분 제한을 사후에 규제하는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전례가 없는 규제이며 자칫 잘못하면 한국 디지털자산 시장의 신뢰감을 곤두박질치게 하는 위험한 제약”이라고 지적했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규제를 만들 때 신뢰의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민 의원은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내부통제는 매우 중요하지만 거래소를 단순한 기업이 아니라 금융 시장 인프라로 본다면 대주주 지분 제한이 시장 신뢰 확보를 위한 합리적 장치인지, 아니면 과도한 통제로 작동하는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며 “혁신산업에 우리가 만들어야 할 것은 ‘통제의 틀’이 아니라 ‘신뢰의 구조’이며 시장의 신뢰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 이해상충 방지, 내부통제 의무, 사고 발생 시 책임 구조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은 “새로운 현상이 탄생할 때 판단하는 기준이 필요한데 우상향이냐, 우하향이냐 이 기준에서 봐야 한다”며 “우하향이면 할 수 있는 규제가 많지만 현재 디지털자산 산업이 블록체인, 코인, 가상자산, 결제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는 방향은 우상향 방향이기 때문에 어떻게 길을 열어 줄 건지 규제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뢰 인프라 규제로의 전환 필요”
이종섭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둘러싼 논의가 지분구조에만 집중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신뢰 인프라 규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혁신 관점에서 본 스테이블코인 발행 은행 지분 51%룰’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민간이 아무리 혁신을 이뤄도 규제 수준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글로벌 정합성을 유지하기 어렵고, 결과적으로 국내 시장의 성장도 제한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은행이 50%+1주의 지분을 보유하는 구조가 웹3(Web3) 금융 활성화에 제약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우리가 지향하고 있는 디지털 금융은 글로벌 금융 국경을 인터넷으로 넘나드는 것이고, 플랫폼 금융으로 가고 있는 개방형 금융 체계로의 패러다임 전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폐쇄적인, 기술적인 아키텍처를 선호할 수밖에 없는 은행 중심의 구조를 가져가게 된다면 우리가 원하는 글로벌 네트워크 효과를 통한 확장성을 놓칠 수가 있다”며 “확장되지 않은 원화스테이블코인은 쓰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MMF(머니마켓펀드) 모델의 한계를 들어, 한국 자본시장의 현실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미국은 깊고 유동적인 채권시장이 전제돼있지만. 한국은 채권시장 유동성이 충분하지 않아, 핀테크·스타트업의 독자적 지급준비금 확보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은행 예금 담보 중심의 단계적 출발이 불가피하며 합리적”이라면서도 “여기에 머물러야 한다는 것은 아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형 선순환 구조에 대해 원화 스테이블코인 수요 증가→은행 예금 예치확대/여신 여력 강화→채권시장 수요 활성화→자본시장 선진화·국제화를 제시했다.
끝으로 그는 “해외 원화 수요에 대응하는 플랫폼 기업의 스테이블코인 참여를 촉진하면, 원화는 K-문화·경제 국제화 흐름과 맞물려 온체인 금융환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국제화될 수 있다”며 “궁극적으로 이 모든 인프라가 토큰증권과 결합하면 단순 채권시장 활성화를 넘어 대한민국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인프라적 기반으로 거듭나게 된다”고 말했다.
최승재 세종대 법학과 교수는 “가상자산거래소 지분소유제한의 위헌성과 헌법상 재산권보호조항 및 헌법재판소의 과잉금지 원칙에 반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있다”며 “규제의 필요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목적의 정당성이 수단의 적절성을 담보하는 것이 아니며, 최소침해되는 대체수단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재욱 법무법인(유한) 주원 변호사는 “가상자산거래소를 공익적 성격을 갖는 사업자라 보기 어렵고 제도적으로 독과점이 강제되지도 않는 상황에서 ‘회원제 거래소’를 전제로 한 지분제한 규정을 그대로 가상자산사업자에게 적용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방의진 한국금융신문 기자 qkd0412@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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