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제주시 내도동의 알작지 해변. 몽돌 대신 검은 모래와 자갈이 가득하다. 양유리기자
[한라일보] 파도와 돌이 부딪혀 내는 독특한 ‘몽돌 소리’로 유명한 내도동 알작지 해변의 몽돌 유실이 가속화되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6일 오전 제주시 내도동의 알작지 해변. 통로를 따라 내려가자 한편에는 알작지의 상징인 몽돌 대신 검은색 모래와 작은 자갈들이 가득했다.
모래에 발이 푹푹 빠지며 바로 옆으로 걸음을 옮기자 몽돌들이 불균형하게 쌓여 있는 모습이었다. 군데군데 몽돌이 가파르게 쌓인 곳이 있었고 폐어구와 일반쓰레기들도 발견됐다.
이곳에서 만난 내도동 주민 안인옥(63)씨는 “몽돌소리가 좋아서 산책도 많이 하고 마을의 자랑이었는데 이제는 거의 못 듣게 됐다”며 “해안도로를 개설하고 석축이 들어서면서 바다의 흐름이 바뀌었다. 몽돌이 고르게 퍼지지 못하고 바닷물에 쓸려가서 많이 유실된 것 같다”고 했다.
알작지 해변은 매끈하고 알록달록한 몽돌로 유명한 관광명소다. ‘알’은 제주 방언으로 돌, ‘작지’는 자갈을 말한다. 과거 웨딩사진 명소로 알려져 많은 신혼부부들이 찾는 곳이기도 했다.
이곳에 쌓인 몽돌은 한라산 계곡에서 부서진 바위 조각들이 파다에 부딪히거나 무수천과 외도천을 따라 운반되는 과정에서 둥글게 다듬어졌다. 돌들이 조류를 따라 내도 알작지 해변에 쌓여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어냈다.
알작지 해변은 문화·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3년 제주도 향토유형유산 제5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2007년 알작지 해변 서쪽에 방파제가 설치된 이후부터 돌 유실이 시작됐다. 방파제와 석축 등 개발행위로 인해 몽돌을 옮기던 바다의 흐름이 바뀌며 유실이 가속화됐다는 설명이다.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는 “파도가 경사에 따라가다가 뒤로 물러나가는 힘이 자연경사에서는 약한데, 인공구조물과 부딪히면 그 힘이 강해져 ‘백웨이브(Backwave)’ 현상이 발생한다”며 “알작지의 경우에도 인공구조물로 인해 돌 유실이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시는 2015년 내도동 알작지 해변의 돌 유실 원인을 규명하는 해양조사를 실시했으나 명확한 원인은 끝내 밝혀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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