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대통령-금융회장 상반된 연임 잣대에 소비자·주주 '갸우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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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의 대통령-금융회장 상반된 연임 잣대에 소비자·주주 '갸우뚱'

르데스크 2026-02-26 17:01:4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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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과 금융당국의 민간 금융사 지배구조 개편 압박 행보를 둘러싼 '이중 잣대'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범위나 역할, 종류만 다를 뿐 경영과 국정을 책임을 지는 동일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은 어렵게 만들고 반대로 대통령의 중·연임은 허용하는 이중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금융소비자·소액주주 사이에선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은 대통령 중·연임제의 주된 명분인 책임·안정·일관성 등과 관련 깊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간 금융사 인사 절차까지 손보는 금융당국, 여당은 법안 발의로 강제화 시도까지

 

여당과 금융당국이 민간 금융사 지배구조 개편 시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개편 가이드라인을 통해 이행 명분을 만들면 여당은 관련 법안을 발의해 법으로 이행을 강제화 시키는 식이다. 지난달 16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은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열고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와 최고경영자(CEO) 선임 과정의 공정·투명성 제고, 성과 보수 체계의 합리화 등을 골자로 한 금융권 지배구조 개선 방안 마련 계획을 밝혔다. 금융권 지배구조가 겉으로는 선진화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운영 과정에선 규정을 왜곡하거나 형식적으로 이행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 최근 정치권과 금융당국의 민간 금융사 지배구조 개편 압박 행보를 둘러싼 '이중 잣대'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이 특히 주목한 사안은 최고경영자의 선임·연임 절차였다. 당시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우리 금융회사들의 지배 구조를 보면 폐쇄성에 대한 비판과 불안정한 구조로 인한 갈등이 반복돼 왔다"며 "특히 은행지주회사의 경우 회장 선임과 연임 과정에서 폐쇄성과 '참호 구축' 문제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어 "나눠 먹기식 지배 구조에 안주해 예대 마진 중심의 낡은 영업 관행을 답습하는 등 시대적·국민적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망스러운 모습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금융권 안팎에선 최고경영자의 선임·연임 문턱을 높이는 여러 방안들이 언급되고 있는데 그 중 일부는 여당에 법안 발의로 기정사실처럼 여겨지고 있다. 금융지주 회장 연임 시 주주총회 특별결의 의무화가 대표적이다. 국회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안'(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금융지주회사 대표이사가 연임할 경우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의무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현행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은 사외이사로 구성된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후보를 추천하면 주총 일반결의를 통해 선임이 가능토록 돼 있다. 일반결의는 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 출석과 출석 주주의 과반수 찬성이 조건이다. 반면 개정안은 CEO 연임 시 일반결의보다 강화된 특별결의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별결의는 주식 총수 3분의 1 이상 출석과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김 의원은 "대표이사가 사외이사 선임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그 이사회가 다시 대표이사 연임을 결정하는 구조에서는 제대로 된 견제와 감시가 작동하기 어렵다"며 "대표이사 연임에 대해 보다 엄격한 주주 통제를 도입해 금융회사 지배구조의 건전성과 책임성을 높이려는 게 개정안의 목적이다"고 설명했다.

 

"국정·경영 모두 책임·연속성 필수…대통령 중임·연임 밀어붙이면서 금융 회장은 왜 막나"

 

▲ 여론 안팎에선 정부가 국정 연속성은 강화하면서 경영 연속성은 외면하는 것이 상반된 행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에 위치한 은행 ATM 기기들. [사진=연합뉴스]

 

금융소비자와 소액주주들 사이에선 이번 정부·여당의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편 압박을 두고 '이중 잣대'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아 주목된다. 최고경영자의 선임·연임 문턱을 높이는 행위 자체가 정치권의 대통령 중·연임제 추진과 배치되는 행보라는 지적이다. 특히 대통령 중·연임제를 추진하며 내세운 명분이 책임·안정·일관성 등 최고경영자의 선임·연임 명분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논란은 더욱 가열되는 분위기다. 대통령 중·연임제에 대한 국민 여론이 '찬성'으로 기운 상황에서 같은 명분을 지닌 최고경영자의 선임·연임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정치권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개헌의 선결 과제로 지목돼 온 국민투표법 개정안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2014년 헌법재판소가 주민등록이나 국내 거소 신고가 되지 않은 재외국민의 투표권을 제한한 현행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지 약 12년 만이다. 이번 국민투표법 개정안은 정부·여당이 국정과제 1호로 내세운 대통령 중임·연임제 도입을 위한 개헌을 추진하기 위한 선제 작업의 성격이 짙다. 개헌 내용 자체가 워낙 이해관계가 복잡하다 보니 가장 강력한 명분인 국민투표를 통해 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판단이다. 정부·여당이 대통령 중임·연임제 도입의 명분으로 내세운 것은 국정운영의 책임 강화와 연속성 확보다.

 

▲ 전문가들은 민간 금융사 최고경영자의 선임·연임 문턱을 높이는 금융당국·여당의 민간 금융사 지배구조 개편 압박은 민간 기업의 인사 시스템에 대한 과도한 관여로 해석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덕분에 대통령 중임·연임제에 대한 국민 여론은 찬성 쪽으로 기운 상태다. 22일 국회가 발표한 '헌법개정 관련 대국민 설문조사(전국 18세 이상 남녀 1만2569명, 5일~20일, 온라인 및 대면 면접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0.9%p)' 결과에 따르면 대통령 임기와 관련해 '4년 연임제'(29.2%)와 '4년 중임제'(26.8%)를 합산한 수치가 56.0%에 달했다. 현행 '5년 단임제를 유지하자(41.0%)'는 의견을 웃도는 수치였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민간 금융사 최고경영자의 선임·연임 문턱을 높이는 금융당국·여당의 민간 금융사 지배구조 개편 압박은 대통령 연임·중임은 물론 이에 찬성하는 국민 정서까지 부정하는 행위라고 입을 모았다. 대통령의 국정운영 책임과 연속성은 강화하면서 반대로 민간 금융사 최고경영자의 경영 책임과 연속성은 외면하는 것은 '명백한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정치권에서 민간 금융사 CEO의 연임 문턱을 높이려는 것은 민간 기업의 인사 시스템에 대한 과도한 관여로 보일 수 있다"며 "경영진의 연임 여부는 결국 주주와 시장이 성과를 바탕으로 판단할 영역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영 성과가 우수하다면 연임을 통해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결과가 부진하면 시장의 논리에 따라 교체되는 것이 시장의 순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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