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심희수 기자】 두산에너빌리티가 가스터빈 시장에서 비상을 시작한다. 오는 2038년까지 총 105기를 수출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가운데 가스터빈 종주국인 미국에서 잇따라 수주 성과를 올리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업계에선 두산에너빌리티가 가스터빈 글로벌 제조사 4강 구도를 깨고 유력 가스터빈 제조사로 도약할 것이란 기대 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26일 두산에너빌리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빅테크 기업과 380MW급 가스터빈 5기 공급계약을 체결한 이후 북미 시장에서 추가 수주 계약이 논의 중이다. 이는 2023년 자사 기술로 개발한 가스터빈 실증을 마친 후 약 2년 만의 성과다. 가스터빈은 고온·고압의 가스로 터빈을 가동시키는 회전형 열기관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9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가스터빈 독자 모델 개발에 성공해 국산화에 기여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북미 시장 진출은 안정적인 수요처 확보를 기반으로 가파른 성장세가 기대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최근 인공지능(AI) 산업의 발달로 인한 미국의 전력 수요는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자국의 전력 수요는 2024년 4조1100억킬로와트시(kWh)를 기록한 이후 2025년 4조1990억kWh, 2026년 4조2670억kWh로 지속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전력 인프라가 곧 AI 경쟁력으로 이어지는데, 기술적 검증을 마친 가스터빈이 차세대 전력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시장 확대를 위해 신제품 개발과 기존 모델 개량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글로벌 탄소중립 기조에 발맞춰 수소 연료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중형급 수소 전소 가스터빈 모델과 발전시스템 기술의 실증을 진행 중이다. 또 자사의 기존 중형 가스터빈 수소 전소 연소기를 개량해 대형화할 계획이다. 두 기술 모두 2027년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확대에도 나선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북미에서 거둔 실적을 바탕으로 미국 빅테크 기업 등 기존 북미 발주처는 물론 중동과 동남아 시장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수주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내부적으론 올해부터 국내외 시장에서 연간 12기를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현재까지 국내외에서 총 16기를 수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7년 내 누적 수주 100기 목표를 달성할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목표 기간(2038년)보다 6년이나 빠른 속도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인공지능 산업 발달로 전력 수요가 증가하며 가스터빈 공급자 우위 시장이 형성됐다”며 “공급자 입장에선 물이 들어온 만큼 노를 열심히 저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라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속도전은 글로벌 빅4 기업 반열에 오르는 동력이 될 전망이다. 현재 글로벌 가스터빈 시장은 미국 GE버노바, 독일 지멘스, 일본 미쓰비시 파워, 이탈리아 안살도 에네르기아가 점유율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대형 가스터빈 시장으로 범위를 좁히면 GE버노바, 지멘스, 미쓰비시 파워 3사가 약 7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가스터빈은 용량에 따라 소형(20~99.9MW), 중형(100~214.9MW), 대형(215~299.9MW), 초대형(300MW 이상)으로 구분된다. 안살도 에네르기아는 내수 위주 영업을 영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세계 최초 400MW급 초대형 수소 전소 터빈을 2027년 완료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며 “글로벌 플레이어들도 비슷한 시점에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성능과 친환경 측면에서 경쟁력 강화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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