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빚 연장 ‘좀비채권’에…금융위 제도 손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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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빚 연장 ‘좀비채권’에…금융위 제도 손질

투데이신문 2026-02-26 16:10:4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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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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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정부가 소멸시효를 반복적으로 연장해 장기간 유지돼 온 채권, 이른바 ‘좀비채권’에 대한 관리 관행을 손질한다. 연체 초기에는 금융회사의 자체 채무조정 의무를 강화하고, 연체채권을 대부업체 등으로 넘긴 이후에도 고객 보호 책임을 매각 이후까지 확대한다. 

26일 금융위원회는 서울 광진구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열린 ‘포용적 금융 대전환’ 2차 회의에서 개인 연체채권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한 번의 경제적 실패가 영원한 예속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며 “금융회사는 국가가 부여한 공적 권한과 사회적 신뢰 위에서 이익을 창출하는 만큼 어려움에 처한 고객에게 먼저 포용의 손길을 내밀어야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제도 보완이 아니라, 연체채권 관리의 기본 방향을 ‘회수 중심’에서 ‘재기 지원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정책적 메시지에 가깝다. 그동안 금융권에서는 소송 제기나 지급명령 신청 등을 통해 채권의 소멸시효를 중단시키고 이를 반복함으로써 채권을 장기간 유지하는 관행이 이어져 왔다. 법적으로 허용된 절차였지만, 상환 가능성이 낮은 채권까지 장기간 존속시키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사실상 평생 추심’이라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좀비채권 ‘무한 연장’ 구조 끊는다

민법상 일반 채권의 소멸시효는 원칙적으로 10년, 상행위 채권은 5년이다. 그러나 채권자가 소송을 제기하면 시효는 중단되고 다시 진행된다. 이를 반복할 경우 채권은 계속 존속하게 된다. 그동안 실질적인 회수 가능성과 무관하게 법적 절차를 통해 채권이 살아 있는 상태로 유지되는 구조, 즉 좀비채권이 꾸준히 문제로 지적돼 왔다.

금융위는 소멸시효가 완성된 연체채권에 대해 대손 처리 요건을 정비해 반복적인 시효 연장의 유인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그동안은 회계·세무상 이유 등으로 채권을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 합리적 선택처럼 작동해 왔으나, 앞으로는 상환 가능성 등을 고려해 내부 기준에 따라 연장 여부를 판단하도록 관리 체계를 바꾸겠다는 취지다. 채권을 자동적으로 연장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선별적 판단’ 체계로 전환하는 의미다.

또 다른 축은 연체채권 매각 관리 강화다. 금융회사가 부실채권을 외부에 매각하더라도 책임이 완전히 종료되는 것이 아니라, 양수인의 불법 추심 여부를 점검하고 위법 사실이 확인될 경우 감독당국에 보고하도록 했다. 매각 이후에도 일정 수준의 관리 책임을 남김으로써 과도한 추심 관행을 차단하겠다는 구상이다. 초기 연체 단계의 대응도 강화해 기한의 이익 상실 이전에 채무조정 요청권을 안내하도록 유도한다.

일각에서는 초기 채무조정 활성화에 금융권 자체 손실 부담 증가 등 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나왔지만, 금융위는 파급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의 관리 관행이 큰 회수 실익을 가져다주고 있어서 유지되는 것은 아니며, 회수가 어려운 채권은 절차를 종결하자는 취지로서 건전성을 흔들 수준의 대책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 또한 “대출은 채권자와 채무자의 공동결정인 만큼 실패의 비용 역시 함께 나누는 것이 타당하다”고 짚었다.

한편 해외에서도 시효가 지난 채권에 대한 소송 활용을 엄격히 제한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CFPB의 경우 시효 완성 채권에 대한 소송 제기·위협을 명시적으로 금지하며, 법적 압박 남용을 차단하고 있다. 일본은 2020년 민법 개정으로 금전채권 시효를 ‘인지 시 5년’ 또는 ‘객관적 행사 가능 시 10년’으로 단축, 개인회생·파산 연계로 장기 연체를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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