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증된 인체조직이 미용목적의 스킨부스터로 버젓이 제품화돼 시술되고 있다는 보도에 사단법인 건강소비자연대(이하 건소연)가 깊은 우려와 분노를 표했다.
건소연은 25일 ‘인체조직의 미용 용도 사용에 대한 규탄 성명서’를 발표하고 정부, 국회, 기업을 향해 생명의 존엄을 기만하는 반사회적·비윤리적 행위 퇴출을 위한 행동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본지에서 기사 보도를 통해 지적한 바와 같이 최근 일부 업체들이 사기업 인체조직은행을 통해 생산된 제품을 ‘스킨부스터’ 등의 이름을 붙여 병의원에 납품하고 있다. 이에 피부미용시장에서는 인체 유래 무세포동종진피를 가공한 이른바 ‘ECM기반 스킨부스터’가 무분별하게 유통·시술되고 있는 상황이다. 치료와 재건에 쓰여야 할 인체조직이 미용 목적의 주사제로 둔갑해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25.12.30 식약처 “인체조직이식재 불법 시술 광고 엄정 대응” 기사 등 참고).
특히 본지의 심층취재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임상시험을 통한 안전성이나 유효성 입증 없이 해당 제품이 미용효과가 탁월한 주사제인 것처럼 SNS 등으로 홍보하면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이에 대해 건소연은 “기증자(고인)와 유족의 취지를 무시하고 국민의 안전을 도외시함은 물론 비윤리적인 목적으로 악용한 반(反) 사회적 행위”라고 강력하게 규탄하며 “인체조직의 기증은 화상, 창상 등 질환 치료 목적의 공공성 기초 위에서만 비로소 기증의 목적과 이에 의한 활용이 성립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특히 건소연은 관련 기업이 느슨한 법망을 피해 인체조직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주사를 통한 피부 내 주입, 즉 침습적 활용은 명백한 의료행위로 이에 쓰이는 제품은 반드시 의약품과 의료기기로 분류돼 안전성과 유효성을 임상시험으로 입증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이러한 상황에서 보건복지부와 식약처가 각각 인체조직의 미용성형 사용 규제방침과 관련 연구용역 추진 계획을 밝혔음에도 규제당국이 여전히 명확한 진행상황을 공유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주무 부처가 나서지 않으면 기업들은 관리-책임주체가 불명확하다는 현실을 교묘하게 이용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건소연은 이 모든 입장을 담아 규제당국과 입법기관, 관련 기업들에 아래와 같은 5가지 조치사항(하단 내용 참고)을 즉각 취할 것을 요구하고 국민과 언론에게도 올바른 인식 확립에 동참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를 통해 기증자, 유족의 숭고한 정신을 헛되지 않게 하고 국내 규제수준이 글로벌 규제와 조화를 이뤄 최소한 제도적 후진국으로 전락하는 일은 없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바이오와 뷰티산업은 국가전략산업이며 현재 우리나라는 K-바이오, K-뷰티산업으로 불리며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지난달 본지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대만의 위생복지부는 피부 분말 주사제형이 본래 규정상의 ‘인체조직’이 아니고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아 과학적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미용 목적의 사용을 금지했으며 판매를 위해서는 임상시험 수행을 최소한의 필수요건으로 천명한 바 있다(26.02.12 대만, 과학적 근거 없는 ‘인체조직주사제’ 퇴출한다 기사 참조).
<건강소비자연대 요구사항>
1. 복지부와 식약처는 기존 입장대로 ‘피부 내 침습'을 전제로 하는 기증된 인체조직 관련 제품의 피부 내 주입을 중단시키는 긴급 행정권을 발동하고 이의 유통·광고 및 교육·시술 행위에 대해서는 최대한 관련 법규를 적용한 제재조치를 취하라!
2. 국회는 고귀한 기증인의 본래 의도 및 기증물이 사용될 수 있는 치료목적을 명확히 규정하고 인체조직의 목적 외(미용) 사용과 법망을 우회하는 수입·유통, 침습적 시술 유도 광고 등을 차단할 수 있는 명시적이고 실효성 있는 입법을 지체없이 추진해달라!
3. 관련 기업은 “법의 경계선”을 비집고 넘나들며 교활한 사업의 기회로 삼는 행태를 즉시 중단하는 한편 기증자의 숭고한 뜻을 훼손하고 사회적 신뢰를 어지럽힌데 대한 반성과 함께 관련 사업을 즉각 철회하라!
4. 국민 여러분께서는 인체조직을 피부미용 용도로 악용하는 제품의 시술을 거부하고 이들 제품을 생산, 유통하는 관련 기업은 물론 이를 피부미용으로 전용하는 행위를 규탄하는 데 함께 나서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드린다.
5. 모든 언론은 이러한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는 보도에 집중하는 데 앞장서 주실 것을 바라며 윤리적 차원에서 관련 제품의 사용을 우리 국민 스스로 자제해줄 것을 계도하는, 홍보 활동에 전력을 기울여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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