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제주4·3 관련 단체와 정치권이 국가보훈부의 고(故) 박진경 대령 국가유공자 등록 원점 검토 결정을 환영했다.
제주도 등 전국 55개 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제주4·3범국민위원회와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는 26일 성명을 내고 "이는 보훈부 차원에서 사실상 박진경에 대한 국가유공자 취소 절차를 밟겠다는 것으로 만시지탄이나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결정은 4·3 당시 쓰러져간 이들의 이름을 왜곡해온 역사를 바로잡는 시작이 돼야 한다"며 "국가가 이제라도 책임을 다하려는 최소한의 행정 행위로 더 이상 진실이 왜곡된 채 방치되게 하지 않겠다는 굳은 약속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박진경뿐만 아니라 4·3 관련해 논란이 남아 있는 인물과 사건에 대한 공정한 검증체계를 마련해 잘못된 서훈이나 기록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정부와 국회에 4·3 왜곡에 대한 처벌 규정과 서훈법 개정 등을 담은 법안을 신속히 처리해 줄 것을 촉구했다.
오영훈 제주지사도 이날 SNS에 "지난해 박진경 추모비 옆에 세운 '바로 세운 진실' 안내판은 4·3의 진실을 향한 제주도민의 꺾이지 않는 의지를 보여줬다"며 "정부와 국회가 도민의 의지를 받들어 4·3을 왜곡하고 유족의 명예를 훼손하는 시도를 처벌할 수 있도록 관련법 처리에 적극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국회의원(제주시갑)도 SNS에 "이번 결정은 4·3의 완전한 해결을 향한 또 하나의 중대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전수조사를 통해 제주 공동체 의식을 훼손하고 유족들에게 상처를 입혔던 모든 부당한 기록이 낱낱이 밝혀지고 바로 세워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위성곤 국회의원(서귀포시)도 보도자료를 내고 "공적이 거짓으로 밝혀지거나 반인륜적 범죄 행위자가 서훈을 받는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상훈법 등 관련 법령의 개정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4·3 왜곡과 폄훼를 막기 위해 발의한 4·3 왜곡 처벌 조항 신설도 국회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보훈부는 이날 "박 대령의 국가유공자 등록 후 자격·절차 등에 대한 논란이 제기된 점을 고려해 관련 법령과 등록 절차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한편, 법률 자문 결과를 바탕으로 절차적 하자를 보완하기 위해 사안을 원점에서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대령은 1948년 5월 당시 제주에 주둔하고 있던 9연대장으로 부임해 도민에 대한 강경 진압 작전을 지휘한 것으로 알려져 4·3단체들로부터 양민 학살 책임자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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