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5만 농촌의 반란…옥천군에서 피어난 '월간 옥이네' 1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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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5만 농촌의 반란…옥천군에서 피어난 '월간 옥이네' 100호

뉴스컬처 2026-02-26 12:38:5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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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다큐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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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충북 옥천군. 인구 5만 명 남짓한 농촌에서 출발한 한 권의 잡지가 100번째 책장을 넘겼다. 2017년 7월 창간한 '월간 옥이네'가 2025년 10월 통권 100호를 펴내며 ‘시골에서는 잡지가 어렵다’는 공식을 보기 좋게 깨뜨렸다.

오는 28일 방송되는 '다큐ON'은 이 특별한 로컬 매거진의 100개월을 따라가며, 농촌 저널리즘의 현재를 비춘다.

사진=다큐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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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이라서 가능한 저널리즘”

지역 매체의 생존은 늘 위태롭다. 특히 월간지는 더하다. ‘창간호가 곧 폐간호’라는 자조 섞인 농담이 나올 정도다. 그러나 '월간 옥이네'는 달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사)한국잡지협회가 선정하는 ‘전국 10대 우수 콘텐츠 잡지’에 2020년부터 2025년까지(2024년 제외) 네 차례 이름을 올리며 콘텐츠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잡지는 거창한 국가 담론 대신 장날 좌판의 풍경, 골목 목욕탕, 세탁소, 수선집 같은 생활의 현장을 기록한다. ‘지역을 소비하지 않는 문장’으로 주민의 삶을 복원하는 것이 이들의 원칙이다. 대상화가 아닌 공존의 시선, 화려한 헤드라인 대신 관계의 언어가 지면을 채운다.

아파트 세대가 발견한 시골의 얼굴

편집실에는 2·30대 청년 기자와 디자이너, 콘텐츠 기획자 등 10여 명이 모여 있다. 대부분 도시 아파트에서 자라 농촌 경험이 거의 없던 이들이다. 8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범석 대표와 올해 합류한 신임 편집국장을 중심으로, 전국 각지에서 옥천을 찾아온 청년들이 ‘초로컬’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시인 겸 서예가 김성장은 “아파트에서 태어나 아파트에서 살아온 청년들이 옥천을 다시 발견하는 과정이 흥미롭다”며 세대 간 시선의 교차가 만들어내는 기록의 힘을 짚는다.

사진=다큐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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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가 키운 잡지의 생명력

잡지를 지탱하는 또 하나의 축은 독자다. 천세민 서울대저널 기자는 매호 밑줄과 메모로 가득한 독서 흔적을 남긴다. 그는 “가장자리의 이야기를 다루는 방식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전했다.

퇴직 교사 정진국 씨는 30여 년간 지역 언론을 후원해 온 인물이다. 5평 남짓한 가게 한켠에는 활자와 메모가 빼곡하다. 그는 “지역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공동체가 건강해진다”고 강조한다. 청산면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박철용 대표 역시 매장 벽면에 지역 기사 스크랩을 붙여두고 손님들과 소통한다. 그의 공간에서 가장 자주 읽히는 잡지도 '월간 옥이네'다.

사진=다큐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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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이 정책을 움직이다

성과는 지면을 넘어섰다. ‘청소년 기본소득 실험’, ‘길고양이 보도’, ‘수몰 마을 연재’ 등은 실제 조례 제정과 행정 사업으로 이어졌다. 동물보호조례 마련, 13~18세 청소년 바우처 지급, 구술 채록 사업 확대 등 구체적 변화를 이끌어낸 것이다. 기록이 공론이 되고, 공론이 다시 제도로 남는 선순환 구조다.

100호, 그리고 다음

9년 차에 접어든 '월간 옥이네'는 이제 또 다른 100개월을 준비한다. ‘무엇을 쓸 것인가’보다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를 고민하는 태도, 주민과 수평적 관계를 맺는 취재 방식은 중앙 중심 미디어 환경에 지친 청년 저널리스트들에게 새로운 좌표가 되고 있다.

농촌이어서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었던 이야기들. 작은 군 단위에서 시작된 한 권의 잡지는 지금, 대한민국 곳곳에 또 다른 로컬 저널리즘의 가능성을 묻는다.

'월간 옥이네' 100호의 여정을 담은 '다큐ON-시시콜콜 시골잡지 옥이네 이야기’ 편은 28일 KBS1에서 방송된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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