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받이 막겠다" 핀플루언서 자산 공개 카드…실효성은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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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량받이 막겠다" 핀플루언서 자산 공개 카드…실효성은 미지수

르데스크 2026-02-26 12:37:0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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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소셜미디어(SNS)에서 주식·가상자산 투자 조언을 하는 이른바 '핀플루언서'의 금융자산 보유 현황과 수령 대가를 공개하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하면서 급성장한 온라인 투자 생태계에 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특정 종목을 미리 사둔 뒤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해 '매수'를 유도하고 차익을 실현하는 선행매매·스캘핑 사례가 잇따라 적발되면서 이해상충을 구조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금융자산 공개 의무만으로는 급변하는 플랫폼 환경과 복잡한 이해관계를 통제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텔레그램 비공개방, 해외 전화번호, 차명 계좌 등을 활용한 불공정거래가 적발된 상황에서 형식적 공시 의무가 또 다른 '우회 경로'만 양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유 종목 공개하면 끝?"…이해상충 구조는 그대로, 실효성 '글쎄' 

 

민주당이 준비 중인 자본시장법·가상자산법 개정안의 핵심은 반복적·대가성 투자 조언을 하는 자에 대해 △수령 대가 △보유 금융투자상품 및 가상자산의 종류·수량 공개를 의무화하는 것이다. 이해상충 가능성을 사전에 드러내 투자자가 합리적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핀플루언서는 2020년 이후 개인 투자자 급증과 함께 급격히 늘었다. 핀플루언서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금융 정보를 제공하고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을 의미한다. 팬데믹 이후 온라인 투자 열풍과 맞물려 새로운 정보 채널로 자리 잡았다. 일부 채널은 수백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광고·협찬·강의 등으로 상당한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문제는 영향력의 확대 속도를 제도적 관리 체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사투자자문업자 신고 건수는 최근 수년간 급증했지만 여전히 미등록·무자격 상태로 활동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금융 콘텐츠의 상당수가 '정보 제공'이라는 형식을 띠고 있어 실제로는 투자 권유에 해당하더라도 사전 규율이 쉽지 않다는 구조적 한계도 존재한다.

 

실제로 핀플루언서의 주요 위험 요소로는 오해 소지가 있거나 편향된 정보 확산, 고위험 상품의 부적절한 홍보, 이해상충 행위의 미공개 등이 지적돼 왔다. 특정 종목을 추천하면서 동시에 보유 사실을 숨기거나, 광고·협찬 대가를 명확히 밝히지 않는 사례는 시장 왜곡의 출발점이 된다.

 

지난해 8월엔 미리 매수한 종목을 텔레그램 채널에서 추천해 주가 상승을 유도한 뒤 되파는 방식으로 22억원이 넘는 부당이득을 취한 핀플루언서가 구속 기소된 바 있다. 이들은 5년여 동안 300개가 넘는 종목에서 480건 이상의 선행매매를 반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단순한 개인 일탈이 아니라 영향력과 비대칭 정보가 결합할 경우 온라인 공간에서 얼마나 손쉽게 '시장 왜곡'이 발생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자산 공개 의무가 도입되더라도 실효성을 담보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우선 보유 현황은 시점에 따라 수시로 변동되며, 차명 계좌·가족 계좌·해외 계좌 등을 활용할 경우 추적이 어렵다. 앞선 검찰 수사 사례에서도 공범 명의 계좌 17개가 동원됐다. 단순 공시 의무만으로는 실제 이해상충을 전면적으로 통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현행 자본시장법은 시세조종, 미공개정보 이용, 선행매매 등 '행위 발생 이후'에 대한 사후 제재 중심 구조다. 사전적 등록·자격 요건 없이 활동이 가능한 환경에서는 위법 여부가 드러나기 전까지는 사실상 무방비 상태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해외 주요국은 보다 적극적인 접근을 택하고 있다. 영국은 금융당국 승인 없이 금융상품을 홍보할 경우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미국은 소셜미디어 광고에 대한 필수 명시 사항과 금지 행위를 구체적으로 규율한다. 프랑스는 자격 인증 제도를 도입해 일정 교육과 시험을 거친 경우에만 금융 홍보 활동을 허용하고 있다. 단순 공시를 넘어 '진입 규제'와 '행위 규율'을 병행하는 구조다.

 

플랫폼·미등록 영역은 여전히 사각지대…실질적 이해상충 차단 장치가 마련돼야

 

▲ 핀플루언서 규제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선 자산 공개를 넘어 일정 규모 이상의 유료 회원을 보유하거나 반복적으로 투자 조언을 제공하는 경우 등록·신고를 의무화하고 준법 의무와 공시 의무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르데스크

 

핀플루언서 규제의 또 다른 사각지대는 플랫폼 분산성이 지목된다. 유튜브·인스타그램·틱톡 같은 공개 채널뿐 아니라 텔레그램·카카오톡 오픈채팅 등 비공개 메신저 방이 주된 영업 창구로 활용된다. 일부는 유료 회원제 형태로 운영되며 계약 해지 거부·환급 지연 등 소비자 피해도 빈번하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유료 투자 정보 이용자 중 상당수가 계약 해지 과정에서 환급 지연·거부 등 피해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료 투자 정보 이용자 500명 중 64.8%가 계약 해지 과정에서 피해를 입었고 환급 지연, 연락 두절 등으로 분쟁을 겪었다는 것이다. 단순한 정보 왜곡을 넘어 전형적인 소비자 피해 문제로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미등록·무자격자가 활동하는 비공식 채널은 법적 책임 소재가 모호하단 점도 인플루언서 규제의 허점으로 꼽힌다. 금융투자업자와 달리 엄격한 자격 요건과 내부통제 의무를 적용받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악성 핀플루언서는 계정을 폐쇄하고 플랫폼을 옮겨 다니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어 사각지대는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자산 공개를 넘어 일정 규모 이상의 유료 회원을 보유하거나 반복적으로 투자 조언을 제공하는 경우 등록·신고를 의무화하고 준법 의무와 공시 의무를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동시에 플랫폼 사업자와의 공조를 통해 위반 계정의 신속 차단, 인증 마크 부여 등 기술적 장치도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인플루언서 규제가 도입하는 것 자체는 '온라인 금융 권력'으로 성장한 핀플루언서를 제도권 틀 안으로 편입하려는 첫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공시 의무라는 단일 수단에만 의존할 경우 진화하는 불공정 행위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한계가 여전하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의 상시 모니터링 체계, 플랫폼과의 데이터 공유, 이해상충 금지 규정의 명문화, 자격 인증 제도 도입 등 다층적 규율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규제 사각지대는 여전히 남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안유미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공개 의무만으로는 이해상충 소지를 해소하기 부족한 만큼 일정 기간 보유하고 있는 종목 직접 추천을 금지하는 '쿨링오프 규정' 같은 실질적 이해상충 차단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며 "핀플루언서의 책임 강화와 함께 투자자 교육·금융 리터러시 교육도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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