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3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실화해위)가 출범을 알렸다. 사회복지기관과 입양알선기관, 집단수용시설 등에서 벌어진 대규모 인권침해 사건을 본격적으로 조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위원장과 위원 자리가 공석으로 남아 있어 시급한 인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26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기본법’(이하 과거사정리법) 개정 법률이 시행됨에 따라 3기 진실화해위가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앞서 지난달 19일 과거사정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을 보면 ‘법의 시행일을 2026년 2월 26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법률안이 공포 이후 6개월가량의 유예기간을 거쳐 시행되는 점에 비춰보면 이 같은 조치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개정안이 시행일을 특정 날짜로 명시한 것은 지난 2기 진실화해위 운영 과정에서 지적된 시간적·재정적 비효율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해 11월 활동을 종료한 2기 위원회의 조사 기간이 같은 해 5월 26일 만료되면서 이날 청산 절차 역시 마무리된다.
3기 위원회 출범이 하루라도 지연될 경우 2기 진실화해위원회 자료가 국가기록원으로 넘어가는 상황으로, 이 경우 3기 위원회는 활동 과정에서 필요한 자료를 매번 국가기록원에 별도로 요청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한다. 앞서 2기 진실화해위도 1기 종료 이후 약 10년 만에 출범하면서 국가기록원으로 넘어가 있던 1기 자료를 다시 확보하는 데만 1년 6개월 이상이 소요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진실화해위는 출범 시기와 제도적 정비가 맞물리면서 과거와 달리 조사 공백을 최소화하고 일정 부분 연속성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3기 진실화해위 출범을 계기로, 2기 위원회 종료 이후 매듭짓지 못한 2111건의 조사중지 사건과 집단수용시설 및 해외입양 기관 인권침해 사건 등 과거사에 대한 진실규명이 재개될 예정이다.
특히 3기 진실화해위는 2기 때보다 진실규명대상과 범위가 확대되고 권한 또한 강화됐다. 인권침해 사건의 시간 범위는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이전인 2001년 11월까지로 넓어졌으며 국가의 관리·감독 아래 운영된 사회복지기관, 입양알선기관, 집단수용시설이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과거 형제복지원 등의 사건에 대해서도 확실한 법적 근거를 갖고 진실규명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과거사 피해자들에 대한 구제방안의 일환으로 국가폭력 피해자들의 배상에 대한 소멸시효 특례가 신설됐고 국가기관의 권고사항에 대한 이행상황 점검·관리 주체도 행정안전부장관에서 국무총리로 격상됐다.
아울러 유해발굴 전담부서 설치 등 유해발굴조사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고 조사대상 기관이 자료 제출 등을 거부할 시 지방검찰청에 압수·수색 영장 청구를 의뢰할 수 있는 규정도 새롭게 추가되는 등 조사권한이 보다 강화됐다.
하지만 인력 채용, 사무처 구성, 시행령 개정, 해외입양 사건을 맡을 조사 3국 설치 등 여러 과제가 쌓여있는 만큼 위원회가 본격적인 과거사 진실규명 작업에 착수하기까지는 일정한 준비 기간 소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조사 인력 채용과 위원회·사무처 구성 등 조직 체계를 갖춰야 비로소 실질적인 조사에 돌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본격적인 3기 진실화해위의 업무 돌입을 위해서는 위원장·위원 등을 대통령과 국회가 빨리 지명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위원장 인선과 임명 절차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어 위원회 운영을 둘러싸고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이날 3기 진실화해위에는 유럽지역 해외입양 사건 300여건 등이 1호 신청 사건으로 접수됐다. 국가폭력 피해자 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진행한 뒤 해외입양 사건 진실규명 신청서를 진실화해위 측에 제출했다.
한편 진실규명은 올해 2월 26일부터 오는 2028년 2월 25일까지 신청 가능하다. 필요한 경우 위원회가 의결로 연장할 수 있다.
신청 가능한 진실규명 사건 범위는 과거사정리법 제2조에 따라 △일제강점기 또는 그 직전에 행한 항일독립운동 △우리나라의 주권을 지키고 국력을 신장시키는 등의 해외동포사 △광복 이후부터 한국전쟁 △전후 불법적 민간인 집단 사망·살인 사건 △그 밖에 진실화해위가 진실규명이 필요하다고 인정한 사건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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