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5%로 유지하며 통화정책의 신중 기조를 이어갔다. 수출 개선과 성장 전망 상향에도 불구하고 물가와 금융안정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6일 서울 중구 본관에서 2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2.5%로 동결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여섯 차례 연속 동결이다.
이번 결정으로 한국과 미국 간 금리 격차는 미국 기준금리 상단 대비 1.25%포인트 차이를 유지하게 됐다. 한·미 간 역전 구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은행은 단순 금리 차이보다는 환율 흐름과 금융시장 변동성 관리에 더욱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발표된 수정 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기존 1.8%에서 2.0%로 상향 조정됐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증가와 설비투자 회복세가 반영된 결과다. 다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2%로 목표치(2.0%)를 웃돌며 완전한 안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다.
물가 상승 압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통화 완화로 방향을 틀기에는 부담이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반도체 업황 개선 등으로 성장 흐름이 예상보다 양호하게 전개되면서 추가 금리 인하의 필요성은 다소 약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외 여건 역시 변수다.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 중반에서 등락을 이어가며 여전히 변동성이 큰 상황이다. 여기에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금융시장 안정 차원의 고려가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국내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 문제도 부담 요인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50주 넘게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며, 가계대출 역시 증가세가 완전히 꺾이지 않은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자산시장 과열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결정이 사실상 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 신호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당분간은 성장·물가·환율 등 주요 지표의 흐름을 점검하며 현 수준을 유지하는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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