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수단, 수사결과 발표하며 이례적 비판…"증거조작, 사회혼란 야기"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임은정 검사장이 이끄는 서울동부지검 세관 마약 합동수사단(합수단)이 26일 백해룡 경정이 제기한 의혹을 전부 사실무근으로 판단하며 8달 만에 활동을 종료했다.
합수단은 백 경정이 실체적 진실과 어긋나는 방향으로 수사 흐름을 유도했다며 강도 높은 비판도 내놨다. 수사기관이 특정 개인을 겨냥해 공식 의견을 내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다.
합수단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합수단 내 경찰팀이 세관 직원 4명과 2023년 이른바 '마약 게이트' 의혹 당시 재임한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 이원석 전 검찰총장 등 7명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리고 수사를 종결했다고 밝혔다.
한 전 장관과 이 전 총장은 2023년 10월 남부지검 마약 전담 부서에 인사권을 행사해 수사를 방해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으나, 이미 그 전에 조직 개편이 끝난 상태라 사실이 아니라 판단했다.
윤석열 대통령실이 김건희 여사 일가의 밀수 사업 연루 정황을 숨기려 검·경 수사에 외압을 넣었단 의혹도 사실무근으로 봤다. 세관·경찰 고위직의 주거지·사무실 등 30개 장소를 압수 수색했으나 대통령실과 접촉 내역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중간발표 때의 세관 직원 7명과 경찰·관세청 고위직 8명에 이어 사실상 관련자 전원이 무혐의 처분됐다. 백 경정이 직무 유기를 주장한 검사 4명은 결론 내리지 않고 수사권이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이첩했다.
합수단은 2023년 1∼9월까지 마약 121.5㎏를 들여온 범죄조직을 추적하고 이 과정에 공무원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해 6월 출범했다. 그러나 세관·경찰·검찰의 은폐나 무마 혐의는 포착된 게 없다는 게 최종 결론이다.
합수단은 초동 수사를 주도한 백 경정이 공항에서 현장검증을 하며 정해놓은 결론에 맞지 않는 밀수범 진술을 수사 기록에서 빼는 등 전형적인 위법 수사를 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합수단은 "보고서에 밀수범들의 언쟁·상세 동선을 생략한 채 혐의사실에 맞는 진술을 했다는 취지로 간략히 쓰고, 관련 영상을 촬영하고도 기록에 편철하지 않는 등 수사의 정도가 지켜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검찰 특수 사건에서 종종 비판받는 증거 조작이며 정해진 결론에 반하는 진술·증거를 배척하는 소위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대답만 하면 된다는 뜻) 방식의 위법 수사"라고 지적했다.
합수단은 "수사원칙을 위반하고 확증편향에 빠져 허위 진술에 의존해 무분별한 의혹 제기로 사회적 혼란을 야기했다"고 백 경정을 맹폭했다.
합수단은 지난 1월 백 경정이 석 달간의 파견을 마치고 경찰로 복구할 때 경찰에 백 경정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백 경정이 수사 기록을 언론에 공개하거나 합수단 밖으로 유출하는 등 혐의점이 있다는 것이다.
경찰청은 백 경정이 속한 서울경찰청에 감찰을 지시한 상태다. 백 경정은 현재 서울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장으로 복귀해 근무 중이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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