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장기 연체 285만건…금융위, 시효연장·재매각 관행 손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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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장기 연체 285만건…금융위, 시효연장·재매각 관행 손질

직썰 2026-02-26 10:35:1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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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

[직썰 / 손성은 기자] 금융당국이 연체채권을 매각하더라도 원채권 금융회사에 고객보호 책임을 부여하고, 재매각 단계까지 관리 의무를 지우는 내용의 연체채권 관리 강화 방안을 추진한다.

채권을 매각하면 책임이 사실상 종료되던 기존 관행을 손질해 연체자 보호를 강화하고, 반복 매각 과정에서 발생해 온 과잉 추심과 규제 사각지대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금융위원회는 25일 제2차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개인 연체채권 관리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그동안 금융회사가 연체채권을 직접 보유·추심할 경우에는 추심총량제 등 각종 규제를 적용받았지만, 채권을 매각하면 원채권 금융회사의 고객보호 책임이 사실상 단절되는 구조적 문제가 있었다는 게 금융위의 판단이다. 

장기연체 채권이 여러 차례 재매각되면서 규제가 느슨한 영역으로 이동하고, 그 과정에서 채무자가 장기간 추심 부담에 노출되는 사례가 반복됐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금융회사가 채권을 매각하더라도 양수인의 불법 추심 여부를 점검하고, 위법 사항을 발견할 경우 감독당국에 즉시 보고해야 한다.

또 채권 매각 계약서에 재매각 가능 여부와 재매각 가능 기간·기관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도록 해 무분별한 재매각을 제한한다. 재매각 조건을 위반한 경우 향후 채권 매각을 제한하는 장치도 도입된다. 원채권 금융회사의 관리 책임을 재매각 단계까지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소멸시효 연장 관행도 손본다. 금융권은 통상 5년인 소멸시효를 기계적으로 연장해 왔는데, 이 과정에서 초장기 연체자가 누적됐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금융위는 소멸시효 완성을 조건으로 연체채권에 대해 법인세법상 비용 처리를 허용해 금융회사가 시효를 연장하기보다 종결하도록 유인을 제공하기로 했다. 다만 건전성 부담을 고려해 은행·보험은 5000만원 이하, 저축은행·상호·여전은 3000만원 이하 연체채권(계좌수 기준 90% 이상)에 우선 적용한다.

아울러 금융회사에만 인정돼 온 지급명령 공시송달 특례를 폐지하는 방향으로 소송촉진특례법 개정도 추진한다. 소멸시효 연장을 목적으로 한 기계적 소송 제기를 억제하겠다는 취지다.

금융위에 따르면 매년 약 30만명의 신규 장기연체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5년 이상 초장기 연체채권은 지난해 말 기준 285만8000건에 달한다. 금융위는 금융권의 기계적 시효 연장 관행이 초장기 연체자 누적의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연체 초기 단계에서 금융회사 자체 채무조정도 활성화한다. 기한의 이익 상실 이전에 채무조정 요청권을 안내하도록 의무화하고, 채무조정 실적에 대한 사후평가 시스템을 도입한다. 자체 채무조정 과정에서 원금 감면이 이뤄질 경우 감면액을 손실로 인정해 금융회사의 참여 유인도 높이기로 했다.

다만 채권 매각 이후까지 원채권 금융회사에 관리 책임을 부과하는 조치가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실효적으로 작동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매각·재매각 과정을 감독당국이 지속적으로 추적·점검하는 데 현실적 제약이 있고, 금융회사 건전성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대출은 채무자의 상환약속일 뿐 아니라 채권자의 적절한 심사와 관리가 결합된 미래를 향한 공동결정으로 그 실패의 비용도 함께 나누는 것이 타당하다”며 “오랜 관행을 끊어내는 일인 만큼 금융권의 의식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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