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분, 오늘의 주요 이슈를 사실-맥락-관점의 세 축으로 풀어드립니다. 음악에서 ‘피처링’은 협업과 도움을 뜻하고, 저널리즘의 Feature는 단순 속보가 아닌 깊이 있는 맥락과 스토리를 다룹니다. 〈뉴스 피처링〉은 이 두 가지 의미를 담아 뉴스의 본질과 함의를 알기 쉽게 풀어내 여러분의 뉴스 생활을 입체적으로 피처링 해드리겠습니다.
【투데이신문 성기노 기자】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 가운데 지금 정치권의 시선이 가장 뜨겁게 쏠린 곳은 인천 계양을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옛 지역구에서 ‘원조 송영길 vs 복심 김남준’이 정면충돌하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지금 정치권에서는 과연 계양을에 누가 공천될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송 전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에게 통 큰 양보를 한 적이 있습니다. 이 대통령에게 자신이 20여년 이상 닦아놓은 지역구를 오롯이 물려주며 원내 진출 발판을 단단히 다져주었습니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한번은 그 은혜에 보답을 해야 할 형편입니다. 송 전 대표가 누구의 동의도 없이 당연하게 주소지를 계양을로 옮기고 재보궐 출마를 기정사실화 한 것도 이 대통령이 자신의 출마를 기꺼이 용인해 줄 것이라는 나름의 판단이 있었을 것입니다.
이는 송 전 대표가 계양을 출마를 강행하는 강력한 정치적 명분이 되고 있습니다. 동시에 이 대통령도 자신과 당을 위해 헌신한 송 전 대표를 완전히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그래서 계양을 복귀를 ‘허락’해 줄 것이라는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김남준 전 대변인 입장에서 보면 완전히 다른 시각이 존재합니다. 일단 김 전 대변인은 오늘의 ‘이재명 대통령’을 있게 한 숨은 1등 공신입니다. 김 전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이 되기 전 시민단체 활동을 할 때부터 보좌해온 일종의 ‘비선 핵심실세’입니다. 그 과정에서 성남시 대변인과 경기도지사 언론비서관으로서 이 대통령을 보좌했습니다.
그리고 이 대통령이 20대 대선 패배 직후 열린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선에 당선되었을 때 당시 선거운동을 도왔고 보좌관으로서 이 대통령 곁을 지켰습니다. 사람 보는 눈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이 대통령이 20여년 동안 핵심 보직에 김 전 대변인을 둔 것만 봐도 그가 대통령의 ‘복심’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대통령과 김 전 대변인의 오랜 동행 인연을 봤을 때 이번에 김 전 대변인이 계양을 출마를 결심하게 된 것은 김 전 대변인 뜻도 있었겠지만 이 대통령의 의중도 강하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 전 대변인이 계양을 출마를 강력하게 원했거나 아니면 이재명 대통령이 국회 원내에 대통령 의중을 가장 잘 아는 ‘이재명의 입’을 투입시키기 위한 고도의 정무적 판단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민주당에서 오랫동안 당직을 지낸 한 전략 관계자는 이에 대해 “김남준 전 대변인은 자기정치를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물론 대변인 등의 공보라인에 있었기 때문에 정무적 이슈 대응이 민첩하기는 하지만 조용한 스타일이라 정치 전면에 나서서 싸우는 체질은 아닌 것 같다”면서 “그럼에도 그가 이번에 계양을 출마를 강력하게 추진하는 배경에는 이 대통령의 정치적 의중도 어느 정도 작용했다고 본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지금 김남준 김현지 등 최측근들은 이 대통령이 정치를 거의 시작할 때부터 보좌해온 ‘식구’와 같은 사람들이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당연히 그들의 공적에 대해 마땅한 보상을 해줘야 한다. 김 전 대변인을 무리해서라도 계양을에 직행시키는 것은 그 자체로 그의 핵심 측근들에게 보내는 든든한 신뢰의 메시지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동시에 국회에 이 대통령의 뜻을 가장 잘 아는 인사를 진출시켜서 민주당을 적절히 제어하고 소통하려는 매개체로 활용하려는 뜻도 있을 것이다. 이 대통령이 이런 두 가지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그것을 관철시키려 한다면, 지금 송영길 전 대표와 점점 격렬하게 공천 기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결국 김남준 전 대변인에게 공천장을 쥐어줄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송영길 전 대표가 무죄 확정 뒤 정치권에서는 과연 계양을이 어떻게 정리될지 최대 핫이슈였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송 전 대표측이 선공을 펼쳤습니다. 한 유튜브 방송에서 송 전 대표측의 의중이라며 김남준 전 대변인을 ‘양심불량’이라고 공격했다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대개 정치인들은 공천 싸움을 할 때 당사자보다 주변 측근들을 통해 언론에 슬쩍 ‘워딩’을 흘려 분위기를 떠보는 게 보통입니다. 계양을을 두고 송영길과 김남준이 세게 붙을 거 같다는 예상이 나오는 상황에서 송 전 대표측의 ‘강공 모드’는 의외의 선제공격이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말 계양구 교회를 방문해 성탄 예배를 할 때 김남준 전 대변인을 대동했습니다. 재보궐이 예상되는 지역에 대통령의 최측근을 데리고 나타난 것 자체가 “이재명이 찍은 사람입니다”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발신한 것입니다.
누가 봐도 김남준 전 대변인은 ‘이재명의 남자’로 통하는 상황에서 송 전 대표측이 ‘양심불량’이라고 공격한 것은(향후 민주당 임세은 부대변인은 ‘그 유튜브 방송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부인했다) 이재명 대통령을 ‘양심불량자’로 몰아붙이는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그 후에도 송 전 대표 본인도 계양을 출마를 강력하게 원하는 뜻을 직·간접적으로 내보이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공천 전면전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계양을 공천을 두고 벌이는 ‘송영길-김남준’ 대결은 초반의 탐색전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송 전 대표가 계양을 복귀를 기정사실화 하며 선제적으로 ‘알박기’를 하려고 하지만 여의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다른 선거구도 아니고 대통령의 이전 지역구라는 점이 가지는 정치적 상징성은 ‘계양을-이재명’이라는 등식이 여전히 유효한 곳입니다.
송 전 대표가 아무리 당연하게 옛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명분을 내세워도 이 대통령이 자신의 최측근을 심으려고 한다는 의중이 분명하면 그것을 거스르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고 지방선거도 ‘이재명 개혁’으로 승부를 볼 민주당이라면 재보궐 공천 정리도 대통령의 뜻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송 전 대표가 결국 양보를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이를 두고 ‘안티 송영길’ 세력의 고도의 언론플레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송 전 대표 의중과 상관없이 강제로 ‘양보’ 상황을 만드는 것입니다. 송 전 대표로서는 억울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런 저런 상황으로 미뤄볼 때 과연 인천 계양을 재보궐에는 누가 민주당 후보로 나서게 될까요. 송 전 대표에게 양보를 ‘요구’하는 측의 명분은 미래를 내다보고 가라는 것입니다. 앞서의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앞으로 송영길에게는 기회가 많다. 국무총리나 당대표, 나아가 대선 후보 경쟁도 할 수 있다. 계양을로 돌아가는 게 본인에게는 편한 선택이겠지만 낯선 곳(인천 연수갑)에서 당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것이 먼 미래를 내다본 더 큰 정치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송 전 대표 입장에서는 자신의 지역구까지 오롯이 바치며 도와주었는데 다른 곳도 아니고 ‘정치적 고향’으로 돌아오겠다는 것까지 막는다면 이재명 대통령이 너무 ‘박절’한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를 할 법도 합니다. 결국 계양을 공천은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적 선택 기준과 향후 국정운영 향방을 드러내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입니다. 과연 이번 재보궐 계양을에는 누가 민주당 깃발을 꽂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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