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만을 넘어 1억 관광객 시대, 조건을 넘어 문화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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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만을 넘어 1억 관광객 시대, 조건을 넘어 문화로 가야 한다

월간기후변화 2026-02-26 08:51:00 신고

이재명 대통령이 3천만 관광객 시대를 언급하자 관광 현장에서 나온 반응은 기대와는 다소 결이 달랐다. 업계 관계자들은 비교적 현실적인 설명을 내놓았다.

"관광객을 우리가 직접 모객하는 구조가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과 거래하는 각국의 인바운드 여행사들이 현지에서 관광객을 모집하고, 조건이 맞으면 한국으로 보내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이 말은 단순한 책임 회피가 아니다. 현재 한국 관광 시스템의 구조적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해외 현지 여행사가 패키지를 구성하고, 항공편과 가격 조건이 맞으면 단체 관광객을 보내는 방식이 중심이 되어 있다.

 

이 과정에서 환율, 외교 관계, 현지 경기 상황, 항공 노선 공급 등 다양한 외부 요인이 작동한다. 다시 말해 관광객 수는 한국 내부의 노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관광객을 늘리려면 조건이 맞아야 한다고 말한다.

 

항공편이 충분해야 하고, 환율이 유리해야 하며, 외교 갈등이 없어야 하고, 현지 여행사가 이익을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설명은 틀리지 않다. 그러나 동시에 한국 관광이 외부 조건에 크게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이재명 대통령이 한중비지니스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신화통신)    

 

 

 

이 구조의 취약성은 이미 경험한 바 있다. 사드 배치 이후 중국 정부가 단체관광을 제한하자 방한 중국 관광객은 급격히 줄었다. 한국의 관광 자원이 갑자기 사라진 것이 아니었다. 단지 중국 내 여행사들이 한국 상품을 판매하지 못하게 되었을 뿐이다. 관광객 수는 외교 변수 하나에 크게 흔들렸다.

 

이것이 지금의 관광 모델이다. 조건이 좋으면 늘고, 조건이 나빠지면 줄어드는 구조다. 환율이 불리해지거나 외교 갈등이 발생하면 곧바로 영향을 받는다.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수록 충격은 더 크게 나타난다.

 

문제는 중국에 대한 의존만이 아니다. 세계 각국에서 왜 더 많은 관광객이 자발적으로 한국을 찾지 않는가를 생각해 보면 답은 비교적 분명하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강력한 문화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관광 산업과 체계적으로 연결하는 구조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단체관광은 가격과 일정 중심이다. 쇼핑 코스와 정해진 일정이 핵심이다. 그러나 문화 관광은 이야기와 경험 중심이다. 콘서트 하나, 글로벌 페스티벌 하나, 특정 드라마 촬영지 하나가 수만 명의 팬을 스스로 움직이게 만든다. 여행사가 단체를 모집하지 않아도 팬들은 항공권을 예매하고 숙소를 찾는다.

 

지금 한국 관광은 여전히 단체 패키지 구조에 무게가 실려 있다. 물론 단체관광은 일정한 역할을 한다.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할 수 있고, 일정 규모의 소비를 유도할 수 있다. 그러나 그 한계 또한 분명하다. 외교 상황과 환율, 현지 정책에 따라 쉽게 흔들린다.

 

1억 관광객을 목표로 한다면 단체관광 중심 구조만으로는 어렵다. 관광객 수를 늘리는 방법을 외부 조건에만 맡겨둘 수는 없다. 필요한 것은 방문해야 할 이유를 만드는 것이다.

 

음악, 한복, K-뷰티, 지역 축제, 스트리트 문화, 글로벌 리그 등 상시적으로 작동하는 문화 구조가 마련된다면 관광은 달라진다. 특정 공연이 열리면 전 세계 팬이 스스로 움직인다. 특정 문화 리그가 상설화되면 매년 반복 방문이 생긴다.

 

이것이 조건 기반 관광에서 문화 주도 관광으로의 전환이다. 관광객이 조건을 보고 오느냐, 문화를 보고 오느냐의 차이다. 전자는 외부 변수에 좌우되고, 후자는 내부 자산에 의해 움직인다.

 

또 하나의 과제는 지역 분산이다. 현재 관광은 서울과 일부 대도시에 집중되어 있다. 1억 관광객을 수용하려면 전국이 무대가 되어야 한다. 강원의 자연, 전남의 해양 문화, 경주의 역사, 부산의 항만 문화가 각각 독립적인 문화 자산으로 재구성되어야 한다. 지역이 단순 경유지가 아니라 목적지가 될 때 체류 기간은 늘어나고 소비는 깊어진다.

 

관광 산업은 더 이상 단체 이동 산업이 아니다. 플랫폼과 팬덤의 시대다. 세계의 여행자는 광고보다 스토리에 반응한다. 정부 홍보 영상보다 현장의 열기에 반응한다.

 

결국 질문은 하나다. 조건을 기다릴 것인가, 문화를 설계할 것인가. 관광객을 늘리기 위해 외교 상황과 환율을 걱정하는 구조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문화가 상시 작동하는 구조가 만들어지면 외부 변수의 영향은 줄어든다.

 

1억 관광객의 비법은 거창하지 않다.

 

단체관광 숫자를 세는 정책에서 벗어나, 세계인이 스스로 찾게 만드는 콘텐츠를 설계하는 것이다. 관광을 외부 조건의 산업이 아니라 내부 창조의 산업으로 바꿀 때, 3천만은 현실이 되고 1억은 목표가 아니라 결과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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