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직썰] “정부에 맞서지 마라”…李대통령, 다주택자 향한 ‘최후통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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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직썰] “정부에 맞서지 마라”…李대통령, 다주택자 향한 ‘최후통첩’

직썰 2026-02-26 08:40: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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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직썰 / 안중열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집을 여러 채 보유한 다주택자와 부동산 투기 세력을 향해 연일 매서운 경고장을 날렸다. 2025년 6월 취임 당시 팍팍한 살림살이를 챙기는 ‘민생 회복’에 방점을 찍었던 이 대통령은 2026년 새해를 기점으로 ‘망국적인 부동산 공화국 극복’을 국정 1순위 과제로 삼고 전면전으로 선회했다.

특히 다가오는 5월, 다주택자의 세금 부담을 한시적으로 덜어주던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 종료를 앞두고 “‘이번엔 끝까지 버텨보겠다’는 시장의 기대 심리를 아예 뿌리 뽑겠다”는 강력한 신호로 풀이된다.

◇“정부에 맞서지 마라”…다주택자 향한 최후통첩

최근 이 대통령의 발언은 “‘혹시라도 규제를 풀어주지 않을까’ 하는 시장의 막연한 기대감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담고 있다. 시장의 내성이나 반발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확고한 포석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소셜미디어(SNS)에 집값 하락을 예상하는 기사를 공유하며 “시장에 맞서지 말라는 말도 있지만, 정부에 맞서지 말라는 말도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권력은 규제, 세제, 금융, 공급 등 정상화를 위한 막강한 수단을 가지고 있다”며 “비정상인 집값 상승세가 국민주권정부에서도 계속될 것이라는 기대는 줄어드는 게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조이는 담보인정비율(LTV)이나 차주의 소득에 맞춰 대출을 제한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금융 규제는 물론, 종합부동산세 등 세금 정책까지 정부가 쥘 수 있는 카드를 총동원하겠다는 예고다. 다주택자들에게 사실상 당장 집을 팔라는 최후통첩을 보낸 셈이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 국무회의에서도 “부동산 정상화는 어려운 일이지만 계곡 불법 시설 정비나 주식시장 정상화보다는 쉬운 일”이라며 정책 집행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앞서 22일과 23일에는 다주택자를 옥죄면 전·월세 물량이 줄어 서민이 힘들어질 것이라는 일부의 우려를 “기적의 논리”라며 일축한 바 있다. “규제를 풀어달라”는 요구에 명확히 선을 긋는 동시에, 잉여 주택을 서둘러 시장 매물로 내놓도록 유도하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한 것이다.

◇양도세 중과 유예 5월 종료…퇴로 전면 차단

정부의 강경 기조는 2026년 새해 벽두부터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불평등과 절망을 키우는 망국적인 부동산 공화국을 극복하고, 누구에게나 공정하고 합리적인 사회 질서를 확립하며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하는 모두의 경제를 함께 만들어 가야겠다”고 말했다. 한국 경제의 고질적 불평등을 낳는 핵심 원인으로 부동산을 정확히 지목한 셈이다.

특히 5월에 종료하는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에 관해서는 일말의 타협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현행 소득세법상 주택 매매 차익에 부과하는 기본 세율은 6~45% 수준이다. 하지만 중과세를 적용하면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 이상은 30%포인트가 가산된다. 여기에 지방세까지 더하면 차익의 최고 82.5%를 세금으로 납부하는 징벌적 수준에 이른다.

지난 1월 27일 대국민 정책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재연장하는 법을 또 개정하겠지란 생각은 오산”이라며 “비정상으로 인한 불공정한 혜택은 반드시 없애야 한다”고 못 박았다. 외부 압력이 있더라도 “힘 세면 바꿔주고, 절대 그렇게 해선 안돼”라며 원칙론을 고수했다. 최고 80%를 웃도는 세금 폭탄을 지렛대 삼아, 매물을 쥐고 버티는 다주택자들의 퇴로를 완벽히 차단하려는 고도의 전략이다.

◇밸류업 증시로 ‘머니 무브’…자본 이동 본격화

이러한 전방위적 압박은 단순한 ‘집값 잡기’를 넘어, 거시 경제 전반의 자금 흐름을 생산적인 방향으로 돌리려는 거대한 그림과 맞닿아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5일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단 오찬에서 “부동산에 부가 집중돼 서민 양극화를 부추기는 고질적 문제는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거듭 강조하며, “부동산에 묶여 있던 돈이 생산적 자본 시장으로 흘러가는 조짐이 나타나는 건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증시 대기 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은 최근 부동산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사이 뚜렷하게 증가했다. 증권가는 이를 가계 자산의 포트폴리오가 재편하는 초기 단계로 분석하고 있다.

한 자본시장 전문 변호사는 “과거 수년간 부동산 시장에 과도하게 쏠려 있던 시중 부동자금이 기업 성장의 젖줄인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이른바 ‘머니 무브(Money Move)’의 초기 징후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부의 기업 밸류업 정책과 맞물려 배당 수익률이 높은 우량주와 혁신 기업을 중심으로 대기 자금이 유입하면, 한국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는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낸다”고 전망했다.

이는 부동산이라는 실물 자산에 갇혀 있던 자본이 기업의 투자와 고용을 창출하는 자본시장으로 이동해, 장기적인 국가 경제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매수 심리 냉각 성공…‘매물 잠김’ 연착륙 과제

이러한 파상공세는 당장의 거시 경제 위기 방어에 총력을 기울였던 취임 초기와 확연히 다른 양상이다. 2025년 6월 4일 취임사에서 이 대통령은 “민생 회복과 경제 살리기부터 시작하겠다” “불황과 일전을 치르는 각오로 비상경제대응TF를 바로 가동하겠다” 등의 발언을 통해 전천후 위기 극복을 최우선 기치로 내걸었다. 정권 1년 차가 거시 경제의 급한 불을 끄는 ‘수비전’이었다면, 수출 등 주요 경제 지표가 안정을 찾은 2년 차부터는 본격적으로 부동산 시장의 고질적 병폐를 수술하는 ‘체질 개선’에 국정 동력을 집중하고 있다.

대통령의 일관되고 강력한 메시지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향후 집값 전망을 나타내는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가 눈에 띄게 하락 곡선을 그렸다. 주택 매수 심리가 얼어붙으며 시장 전반에 짙은 관망세가 확산하고 있다. 1차적인 ‘시장과의 기싸움’에서 정부가 주도권을 잡은 모양새다.

다만, 부동산 학계 전문가들은 무거운 세금과 촘촘한 대출 규제가 맞물렸을 때 나타나는 ‘시장 왜곡’ 부작용을 강하게 경계했다. 조세 부담이 임계점을 넘어서면 매도자가 집을 파는 대신 증여를 택하거나 아예 거래를 포기하는 역효과가 발생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다주택자를 향한 전방위적 압박과 징벌적 과세가 시장에 주는 경고 효과는 분명하지만, 퇴로가 완전히 막히면 오히려 집을 팔지 못하고 버티는 ‘매물 잠김(Lock-in)’ 현상이 심화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매물이 줄면 전·월세로 나올 집마저 동반 축소해, 결과적으로 세입자들이 집을 구하기 어려워지는 불안한 상황으로 번진다”며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으려면 보유세를 강화하되,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도록 한시적인 거래세(양도세) 인하 등 유인책을 투트랙으로 가동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결국 정부의 핵심 과제는 투기 세력 억제라는 단기적인 목표를 달성함과 동시에, 진짜 집이 필요한 실수요자를 위해 도심에 양질의 주택을 원활하게 공급하고 과도한 거래세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등 정교한 보완책을 마련하는 데 있다. 무조건적인 윽박지르기식 압박을 넘어,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며 부동산 가격을 서서히 안정시키는 ‘연착륙’ 유도 능력이 2026년 우리 경제의 성패를 가를 가장 중요한 시험대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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