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형 유통업체들이 조직적 절도의 표적이 된 초콜릿 바를 플라스틱 보안 상자에 넣어 잠그는 이례적인 조치에 나섰다. 세인즈버리와 테스코 등 주요 슈퍼마켓 체인은 최근 런던을 비롯한 일부 매장에서 2.6파운드(약 5000원) 상당의 초콜릿까지 투명 케이스에 넣어 관리하고 있다. 저가 식품까지 보안 대상이 되면서 영국 소매업계의 범죄 부담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BBC에 따르면 초콜릿은 최근 범죄 조직이 주문을 받아 훔치는 이른바 ‘오더형 절도’의 핵심 품목으로 떠올랐다. 절도 조직은 특정 상품을 대량으로 훔친 뒤 암시장을 통해 카페나 식당 등으로 유통시키는 방식으로 이익을 챙긴다. 하트 오브 잉글랜드 코업 그룹은 지난해 초콜릿 도난으로만 약 25만 파운드(약 4억3000만원)의 손실을 입었다. 초콜릿은 주류를 제치고 가장 많이 도난당한 품목으로 집계됐다.
개별 점주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일부 매장은 피해를 줄이기 위해 진열 상품을 절반만 채워 놓거나, 수십 대의 CCTV와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해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웨일스의 한 점주는 매주 수백 파운드어치의 초콜릿이 순식간에 사라진다며 허탈함을 호소했다.
영국 소매협회(BRC)의 연례 범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된 매장 절도 사건은 550만 건에 달한다. 국가경찰서장협의회(NPCC)는 중앙 정보 부서 ‘오팔(Opal)’을 통해 조직 범죄 단속을 강화하고 있으나, 업계는 상습 절도범에 대한 처벌 강화와 불법 재판매 유통망 차단을 위한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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