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독립운동의 상징인 '3·1절'의 이름을 바꾸자는 움직임이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 단순히 사건이 발생한 날짜를 나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그날의 본질인 '독립선언'의 가치를 명칭에 직접 반영해야 한다는 취지다.
도산 안창호 선생이 설립한 흥사단은 제107주년 3·1절을 앞둔 오는 26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흥사단 강당에서 '3·1절 명칭 변경 100분 토론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현재의 명칭을 '독립선언절' 혹은 '3·1독립선언절'로 개정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첫 번째 공식 석상이 될 전망이다.
흥사단 측이 명칭 변경을 주장하는 핵심 근거는 '역사적 실체와의 괴리'다. 1919년 3월 1일 점화된 운동은 당일의 이벤트로 끝나지 않았다. 제주를 포함한 한반도 전역과 해외로 번지며 두 달 가까이 지속된 거국적 저항이었다. 특히 이 거사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의 결정적 토대가 됐다.
실제로 임시정부는 1920년부터 이날을 '독립선언일'로 명명하며 기념해왔다. 당시 내무부 포고 제1호를 보면 3월 1일을 "대한민국이 부활한 성스러운 날"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해방 이후 미군정기를 거쳐 1949년 국경일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3·1절'이라는 날짜 중심의 이름이 굳어졌다.
박철성 흥사단 부이사장 등 관계자들은 "광복절, 제헌절, 개천절처럼 국경일 이름에는 그날의 사건 성격이 드러나야 하지만 3·1절은 유독 숫자에 매몰되어 있다"고 지적한다. 숫자는 기억하기 쉬울지 몰라도, 그 안에 담긴 자주와 평화의 철학을 전달하기에는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이번 토론회는 단순한 내부 행사를 넘어 입법화까지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현재 국회 국민동의청원에는 '독립선언절'로의 명칭 변경안이 올라와 있으며,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별도의 추진위원회 구성까지 논의 중이다.
발제를 맡은 정윤재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를 비롯해 김상기 충남대 명예교수 등이 참여해 학술적 근거를 뒷받침한다. 김전승 흥사단 이사장은 미래 세대인 청소년들의 역사 교육 측면을 강조하며 "용어의 개념을 명확히 바로잡는 것이 올바른 역사 인식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수십 년간 사용해온 명칭을 바꾸는 데 따른 행정적 비용과 사회적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3·1절'이라는 브랜드가 가진 대중적 인지도가 워낙 강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사 정의 실현과 정체성 확립이라는 명분 앞에서는 명칭 변경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확산하는 분위기다.
흥사단은 이번 토론회를 시작으로 왜곡된 역사 정보를 바로잡고 사회적 역사 정의를 세우기 위한 캠페인을 지속할 계획이다. 이번 행사는 일반 시민 누구나 참관할 수 있으며, 관련 문의는 서울흥사단 사무국을 통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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