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청 협의" 발표에도 수정 놓고 찬반 대립 끝 당론 채택
김용민 "갑자기 수정 강행, 지도부 책임져야"…鄭 "법사위 의견 수용 못 해 죄송"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안정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25일 본회의 상정 직전에 의원총회에서 법왜곡죄 법안(형법 개정안)을 수정키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당내 강경파가 반발하자 거수투표까지 진행하면서 관철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보 진영 일각에서까지 법왜곡죄에 대한 위헌 비판이 나오자 당정청이 내부 논의를 통해 지지층이 희망하는 법 처리 자체는 진행하되 대상 축소 및 위법 행위 구체화 등을 통해 내용은 '톤다운'하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 법왜곡죄 상정 직전 의총 진행…수정 놓고 찬반 팽팽
국회 본회의에 이날 오후 4시 40분께 법왜곡죄 법안이 상정된 가운데 민주당은 직전인 오후 3시부터 약 1시간가량 비공개 의총을 하고 수정 여부를 막판 논의했다.
의총에서는 법왜곡죄를 원안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과 위헌 논란 등을 고려해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당정청이 협의한 내용"이라며 수정안 내용에 관해 설명했으며 의원들이 찬반 토론에 나섰다.
국회 법제사법위 간사인 김용민 의원은 첫 발언자로 나서 "원내지도부가 법사위 위원들과 수정안에 대해 사전협의를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누더기 법을 만들었다"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사위원장인 추미애 의원도 "법사위에 수정안을 직전에 통보했다"고 항의하며 "원안대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백혜련 의원은 "법왜곡죄는 모든 사건이 아닌 형사 판결에 적용돼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고, 곽상언 의원은 "대법원판결 후 경찰이 법 왜곡 여부를 수사하기 시작하면 사건이 종결되지 않는 '무한 열차'가 된다"며 법안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김남희 의원은 '투레트 증후군' 환자를 장애인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한 대법원판결을 예로 들며 판사들의 유연한 법 해석을 막을 수 있는 법왜곡죄 원안을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법원은 2019년 투레트 증후군이 장애인복지법 시행령에 규정된 장애 유형이 아니라는 이유로 장애인등록신청을 거부한 경기 양평군의 결정을 위법하다고 판결한 바 있다.
◇ 거수투표 진행에 70% 수정 찬성…강경파 반발 계속
한병도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의원들 간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자 법왜곡죄 대상을 형사재판에 한정할지 등 수정안 내용에 대한 거수 표결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진행된 투표에서는 참석 의원 과반이 훌쩍 넘는 70여명이 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한 원내대표는 이의가 있는지 물은 뒤 수정안의 당론 채택을 의결했다.
정 대표는 의총장에서 "법사위 의견을 수용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세 차례 사과했다.
김용민 의원은 수정안이 당론으로 확정되자 불쾌감을 표시하며 가장 먼저 의총장을 빠져나갔다.
그는 의총장 앞에서 기자들에게 "법사위와 전혀 상의가 없었는데 갑자기 수정안을 통보했고 그 내용에 대해서도 문제 제기가 있었음에도 당론을 강행했다"고 주장하면서 "법 왜곡죄가 수정되고, 당론으로 가는 과정이 순탄하지 못했다. 당 지도부와 원내대표가 책임져야 된다"라고 말했다.
추미애 의원도 페이스북에 "법왜곡죄를 형사재판에 한정해 적용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재차 반대 의사를 밝혔다.
stopn@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