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25일 오후 서울 서초동 청사에서 박영재 법원행정처장 주재로 ‘전국법원장회의 임시회의’를 개최하고, 사법개혁 3법 등에 대해 논의했다.
법원장회의는 대법원장을 제외한 전국 법원장, 사법연수원장, 법원도서관장 등이 모이는 고위 법관 회의체로 통상 연말에 정기적으로 열리지만, 필요에 따라 임시회를 열 수 있다.
박영재 처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법원장회의를 긴급히 소집하게 된 것은 사법제도 개편 3법과 관련해 전국 법원의 의견을 폭넓게 듣기 위함”이라며 “사법부의 노력에도 여전히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현실에 대해 우리 모두 무겁게 인식하고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사법제도 개편 3법은 법원의 본질적인 역할과 기능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법원을 통해 구제받으려는 국민들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숙의 과정에서 재판을 직접 담당하는 사법부의 의견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법원행정처는 개혁안에 대해 위헌 및 부작용을 우려해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지난해 9월 열린 임시회의에서는 민주당 사법개혁 특별위원회가 선정한 대법관 증원, 대법관 추천위원회 구성 다양화, 법관평가제도 개편 등 5가지 의제를 두고 논의를 진행했다.
이후 “사법 독립은 반드시 보장돼야 하며, 제도 개편 논의에 사법부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또한 같은 해 12월에 열렸던 정기 전국법원장회의에서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와 법왜곡죄 신설에 대해 “해당 법안들은 재판의 중립성과 사법부 신뢰를 훼손하고, 국민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본질적으로 침해해 위헌성이 크다”며 “입법으로 인한 재판 지연 및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조희대 대법원장도 사법개혁안을 학계와 시민단체 등 다양한 의견을 듣고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23일 대법원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법안들은 사법부가 생긴 이래 8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사법제도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라며 “헌법개정사항에 해당될 수도 있는 중대한 내용으로 국민들에게 직접적으로 피해가 갈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박 처장도 같은 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재판소원 제도가 헌법에 부합하는지에 관한 논란이 많다”며 “국민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차대한 사항으로 충분히 논의돼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법왜곡죄는 내용의 명확성이 떨어지고 악용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위헌적 요소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재판소원 시행 여부에 대해서는 “기존 제도와 전혀 다른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므로 소송 법규의 정비가 필요하다. 헌법재판소법 개정만으로는 즉시 시행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조희대 대법원장이 위헌을 운운하는데 헌법에 대한 해석권은 헌재에 있다. 헌재는 위헌이 아니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판소원이 4심제 도입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헌재는 4심제가 아니라 ‘헌법심’이라고 분명히 말하고 있다”며 주장했다.
그러면서 법왜곡죄와 관련해서는 “정치검찰의 무도한 조작 기소 행태를 뿌리 뽑기 위한 것”이라며 대법관 증원에 대해서는 “모든 국민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는 헌법 정신 구현을 위한 것으로,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으로 꺼낸 말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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