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더하기] 서해5도 주민들도 명절 고향길 갈 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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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더하기] 서해5도 주민들도 명절 고향길 갈 권리를

경기일보 2026-02-25 19:18:1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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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곤 前 옹진군의원

병오년 설 연휴 전날인 2월13일. 이날 새벽부터 연안여객터미널은 사람들로 북적댔다. 민족 최대의 명절 설날을 맞아 고향을 찾는 옹진섬 주민들이었다. 오랜만에 고향을 찾는 사람들의 얼굴은 들떠 있었다. 저마다 양손 가득 선물꾸러미를 들고 있었고 터미널에서 만난 친구, 친지들이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의 표정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인천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녔던 1980년대의 악몽이 떠올랐다. ‘안개주의보 때문에 배가 지연된다’는 방송이 나오고 만 것이다. 그렇게 오전 8시30분 출발해야 하는 배의 출항시간이 오전 11시까지 늘어졌고 결국 ‘출항통제’라는 방송이 나왔다. 마음을 졸이며 출항을 기다리던 사람들이 뒷모습을 보며 나 역시 인파 속에 휩쓸려 여객터미널을 나왔다.

 

다음 날인 14일 다시 연안부두를 찾았다. 방송에선 오늘까지 안개와 풍랑주의보로 고향 방문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말과 함께 오전 9시, 10시, 11시까지 대기하라는 방송만 나왔다. 또다시 불안함과 아쉬움, 화가 뒤섞인 감정이 속에서 소용돌이쳤다. 기다림에 지친 사람들이 하나둘 힘없는 표정으로 돌아서려는 순간 ‘출항통보가 났다’는 방송이 터져 나왔다. 터미널에 있던 사람들은 마치 우리나라 선수가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이라도 딴 것처럼 “와아” 하고 환호성을 질렀다.

 

민선 7기 옹진군의원이던 시절 ‘시계 완화 촉구결의안’을 국회에 건의한 적이 있었다. 시계 제한을 1㎞에서 700m로 완화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즉, 1㎞의 시계가 확보돼야 배가 뜨는데 700m만 보여도 배를 띄울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었다. 자연인으로 돌아와 백령주민으로 살고 있는 지금 다시 한번 시계 완화를 촉구한다. 과거와는 달리 현재 항법장치가 첨단화됐고 자율주행까지 일상화된 정보기술(IT) 강국 대한민국에서는 시계를 완화해도 충분히 정상 운항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야간운항을 허가해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해상 야간운항이 금지된 곳은 서해5도 항로가 유일하다. 대형 여객선의 건조와 운항도 시급하다. 5천t급 카페리호가 취항해 오후 10시 인천에서 출항해 오전 6~7시 섬에 도착하거나 역으로 섬에서 출발해 육지에 도착할 수 있다면 섬 주민들은 명절에 고향을 오가는 것은 물론이고 육지와 일일생활권으로 연결돼 백령, 대청, 소청 주민들의 해상교통주권이 보장될 것이다.

 

해상교통 개선을 위한 제안을 하나 더 한다면 여객선 운임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인천i-바다패스’ 제도시행으로 인천시민은 편도 1500원, 타지 사람들은 1박 이상을 하는 조건으로 뱃삯의 70%를 할인해주고 있다. 이러다 보니 배표를 예약하고 나타나지 않는 ‘노쇼’가 비일비재해 정작 배표가 필요한 사람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또 부담 없이 섬을 오가며 쓰레기를 마구 버리고 불법 해루질을 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뱃삯을 올려 차액을 지역상품권으로 되돌려주는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서해5도 주민들도 명절에 마음 졸이지 않고 사랑하는 가족, 친지를 만날 수 있는 날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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