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오디세이] ‘왕과 사는 남자’ 흥행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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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오디세이] ‘왕과 사는 남자’ 흥행 이유

경기일보 2026-02-25 19:10:4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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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범죄도시4’ 이후 멈춰 섰던 극장가 천만 관객에 대한 기대감으로 오랜만에 영화계가 들떠 있다. 장항준 감독의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이하 ‘왕사남’)가 개봉 20일 만에 관객 600만명을 돌파하며 흥행 돌풍을 이어가기 때문이다. 이는 천만 사극의 대명사인 ‘왕의 남자’(2005년)보다 빠르고 ‘광해, 왕이 된 남자’(2012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속도다. 2024년 ‘파묘’와 ‘범죄도시4’가 만들어 낸 ‘쌍천만 영화’ 이후 침체됐던 한국 영화계에 왕사남은 단순한 흥행작 이상의 의미다.

 

이 작품이 과연 극장가의 구원자가 될까. 이제 한국 영화계에는 ‘왕’과 ‘남자’가 제목에 결합하면 흥행한다는 공식이 자리 잡은 듯하다. 이 세 작품은 사극의 전형적인 문법이던 비정한 권력 암투나 남성 중심의 힘 대결에서 과감히 탈피한다. 그 대신 역사의 행간에 숨겨진 천민과 소외된 이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실제 기록 위에 전복적 상상력을 만개시킴으로써 사극의 지평을 새롭게 확장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천민은 절대권력자인 왕과 특별한 관계를 맺음으로써 휴머니티와 공감을 자극한다. 주인공은 유머를 담당하고 이와 대비되는 왕의 고독이 부각돼 감동 스토리가 형성된다. 유머 코드와 감동 코드는 진부하게 들려도 관객몰이에 여전히 힘을 발휘하는 강력한 흥행 코드다. 베테랑 유해진과 신예 박지훈의 연기 앙상블은 그런 면에서 왕사남의 가장 큰 강점이다.

 

특히 왕사남은 2005년 신드롬을 형성했던 왕의 남자와 평행이론을 형성한 것처럼 기시감을 자극한다. 절대 권력자인 왕과 그 곁을 지키는 소박한 남자라는 파격적 설정, 왕의 남자 속 연산군과 공길이 예술로 교감했다면 왕사남은 유배된 단종과 그의 마지막을 지킨 마을촌장이 음식으로 교감하며 깊은 정서적 관계를 만들어 간다. 화려하고 세련된 K-푸드가 아니라 소박하고 정갈한 밥이 만들어 내는 정서적 위안, 이것이 진정한 K-푸드의 힘이어서 남녀노소 모두가 공감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동한다.

 

영화는 단종의 비극적인 죽음이라는 역사적 사실 위에 현대적 가치관을 덧입혔다. 모든 것을 가진 고귀한 혈통의 임금도 고꾸라질 수 있다는 냉혈한 사회, 임금과 마을촌장의 관계가 보스와 부하의 갑을 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어려움을 나누는 진정한 동료 관계로 구축되는 점, 단종과 엄흥도가 보여주는 혈연을 넘어선 유사 부자 서사 등 출세주의, 갑을 관계, 가족주의 등 기존 관념을 뒤흔드는 점에서 영화는 현대성을 투영한다.

 

영화 외적인 요소, Z세대를 사로잡은 바이럴도 흥행에 불을 지폈다. 왕사남 속 인물의 묘역을 방문해 리뷰를 남기는 온라인 성지순례 바이럴이 개봉 초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며 하나의 트렌드를 형성했다. 21세기에는 스크린 외부로 확장된 팬덤의 활약, 즉 영화를 체험하는 팬의 놀이문화가 영화 흥행의 필수요소가 됐다. 영월 관광과 단종 묘역 방문을 축제의 장으로 탈바꿈시킨 Z세대의 참여형 문화는 콘텐츠 소비가 체험과 연대로 진화했음을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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