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호 석화통합은 ‘안갯속’…채권단 협의·감축 규모·전기요금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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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 석화통합은 ‘안갯속’…채권단 협의·감축 규모·전기요금 ‘관건’

이데일리 2026-02-25 17:59:3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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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기덕 김은비 기자] 국내 3대 석유화학 산업단지 중 대산에서 첫 구조조정 신호탄을 알렸지만 아직 여수·울산은 잠잠하기만 하다. 유사 공정 구조를 갖추고 설비 공동화가 상대적으로 용이해 일찌감치 통합 논의가 무르익었던 대산 지역과는 달리, 나머지 산단은 사업 공정이 단순하지 않아 재편 작업이 쉽지 않고 지분·합작 구조 등이 복잡해 2호 합병안이 나오기까진 적잖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공, 에틸렌 수급 불균형 우려 해소, 전기요금 지원 방안 등과 같은 실효적인 혜택과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HD현대케미칼 대산 사업장.


◇전체 생산량 절반인 여수가 핵심…샤힌프로젝트도 ‘발목’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까지 국내 석유화학 기업 16개사가 사업재편안을 산업통상부에 제출했지만 이후 대산 지역 외에는 최종안을 제출한 곳은 아직 한 곳도 없는 상황이다. 울산과 여수 단지의 경우는 아직은 관련 기업들이 설비 통합이나 생산 구조조정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석화 구조조정의 키는 여수 지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이 곳에서는 국내 전체 NCC(나프타분해설비) 에틸렌 생산 능력 1470만톤(t)의 절반에 달하는 640만t을 생산하는 석화 핵심 클러스터다. 정부의 에틸렌 생산감축의 해소 효과가 가장 빠르게 나타날 수 있는 지역인 셈이다. 또 NCC 중심의 범용 폴리머 생산 비중이 가장 높은데다 설비 합리화·제품 고도화 요구가 가장 강한 지역이다.

여수 지역에서는 현재 LG화학과 GS칼텍스가 합작 논의를 하고 있으며,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절반씩 출자한 여천NCC와 롯데케미칼 통합 등 다양한 재편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설비 감축 규모나 시기, 가동 중단 NCC 공장 등을 두고 의견이 엇갈려 합의안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합작 지분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 간 처한 재무여건과 사정이 다른데다 이미 에틸렌 공급가 산정 방식을 두고도 갈등을 겪었다는 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최종안을 제출해도 결국 지원 규모에 따라 딜이 깨질 가능성도 있는데 민감한 기업 내부 정도를 교환하는 것도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울산에선 더욱 복잡한 문제가 있다. 에쓰오일이 올 여름 기계적 완공을 앞둔 샤힌 프로젝트가 가동을 앞두고 있어서다. 국내 석화산업 사상 최대 규모인 9조2580억원이 투입된 이 사업은 정유·석화 통합 공정(COTC) 중 효율성을 극대화한 나프타 생산시설인 T2C2 공법을 적용해 업계에선 ‘게임 체인저’로 평가된다. 이 곳에서 정부 감축 목표(최대 370만t)의 절반에 달하는 연간 180만t의 에틸렌이 생산될 예정이라 울산을 비롯해 전체 석화산업단지에도 장기적으로 수급 부담이 우려되고 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분산에너지 특구는 한계…획기적 지원 방안 요구



석화 구조조정을 주도하는 산업부에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기업별로 설비 감축 부담이 커 파격적인 인센티브 지원을 요청하고 있지만 재정 지원 여력에 한계가 있어서다. 특히 석화 기업들이 눈앞에 닥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맞춤형 전기요금 인하 방안을 줄기차게 요구했지만 타 산업과의 형평성, 한전의 재무 정상화 등을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이미 석화업계 수익성 악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국내 주요 석유화학 9개사의 합산 영업손실 규모는 약 1조187억원으로 전년도(영업손실 6404억원) 대비 손실 규모가 대폭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신용평가사는 이번 구조조정을 촉발했던 중국 중심의 증설 기조로 글로벌 공급 부담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중국의 에틸렌 생산능력은 2014년 1950만t 수준이었는데, 이를 2024년에는 무려 5274만t까지 확 늘렸다. 업계에선 2027년에 중국이 에틸렌 생산을 7225만t까지 늘릴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업계에서 민간의 자구 노력을 지속하려면 정부의 실효성 있는 지원이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이미 대산 지역에서 금융지원 등 2조1000억원 이상의 맞춤형 지원 패키지를 가동하기로 한 만큼, 생산량이 더 많은 나머지 산단에선 파격적인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가장 큰 지원 부문이 금융 지원인데 각 기업별로 감축 규모 등 자구노력을 하고, 지속가능한 고부가 전환을 위해 구체적인 합의안을 가져왔는지를 채권단 실사를 통해 결정된다”며 “정부는 세제 부담 완화나 인허가 단축 등을 공통으로 제공한다”고 말했다.

전기요금 인하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번에 대산 석화단지를 분산 에너지 특구로 지정해 4~5%를 인하기로 했지만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정부는 시간대별 요금제나 지역별 차별 요금제 등도 도입을 추진 중인데 석화 기업들은 실효성 없는 대책이라고 입을 모은다. 석유화학 산업 특성상 24시간 연속 가동이 필수적이어서, 전기요금이 싼 시간대에 맞춰 공장 가동을 조절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지난 정부에서 3년간 산업용 전기요금이 70%가 올랐는데 4~5%를 깎아주는 것은 기업의 원가에 흔적도 안 남는 조치”라며 “전 세계에서 산업용 전기요금이 가정용보다 비싼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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