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바다가 가까이 펼쳐지고 뒤로는 산세가 감싸는 곳, 경상남도 남해군 남면 끝자락의 가천다랭이마을은 자연환경에 적응하며 살아온 사람들의 시간이 고스란히 남은 공간이다. 마을의 가장 큰 특징은 가파른 산비탈을 깎아 만든 계단식 논이다. 한 뼘이라도 농토를 넓히기 위해 돌을 쌓고 흙을 다져 논을 만든 흔적은 지금도 곳곳에서 확인된다. 특히 이 일대의 다랭이논은 108층 규모로 알려져 있으며, 층층이 이어진 석축과 굽이진 논의 형태가 마을 풍경을 상징한다.
남해 다랭이마을 계단식 논 / aaron choi-Shutterstock.com
가천다랭이마을은 남해의 산인 응봉산과 설흘산을 등지고 바다를 향해 내려앉은 형태로 자리한다. 논의 단차가 만들어내는 곡선은 일정한 규칙보다는 지형을 따라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그 사이로 산책로와 전망 포인트가 조성돼 있어 마을을 둘러보며 풍경을 감상하기 좋다. 전망대에 서면 바다 수평선과 다랭이논이 한 화면에 들어오고, 날씨가 맑은 날에는 남해 특유의 넓은 조망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마을 주변에는 암수바위, 마을의 안녕을 비는 의미로 전해지는 밥무덤,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구름다리 등 방문객이 둘러볼 만한 요소도 있다. 몽돌 소리가 들리는 해변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마을로 돌아오는 코스는 성인 기준으로 약 1시간 내외로 걸을 수 있어 부담 없이 걷기에도 무난하다.
가천다랭이마을 설경 / 유튜브 '남해군TV'
이곳의 경관은 국내외에서 여러 차례 소개된 바 있다. 미국 CNN의 여행 사이트 ‘CNN GO’에서 ‘한국에서 가봐야 할 아름다운 50곳’ 가운데 한 곳으로 소개된 바 있고, 최근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지역문화매력 100선인 ‘로컬 100’ 2기에도 선정됐다. 또한 tvN 드라마 ‘정년이’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작품 속 분위기를 떠올리며 찾는 방문객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마을은 관광지이기 이전에 주민들이 실제로 거주하고 농사를 짓는 생활 공간이므로, 이른 아침이나 늦은 밤에는 소음을 줄이고 사유지나 농경지 출입을 삼가는 등 기본적인 예절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가천다랭이마을 / 남해군 문화관광 홈페이지
가천다랭이마을은 별도의 입장료가 없고, 성수기·비수기 구분 없이 연중 방문할 수 있어 접근성도 좋은 편이다. 주차장은 마을 입구 인근에 마련돼 있어 자가용으로 찾기에도 비교적 수월하다. 화려한 시설보다 자연과 삶의 흔적이 만든 풍경이 중심인 곳인 만큼, 천천히 걷고 바라보는 방식으로 즐길 때 매력이 더 또렷해진다. 바다와 산, 그리고 사람이 만든 계단식 논이 한데 어우러진 풍경 속에서 잠시 속도를 늦추고 싶다면, 가천다랭이마을은 충분히 들러볼 만한 목적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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