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기반 마케팅 기업이 데이터 숫자를 잠시 내려놓고 스크린 앞에 섰다. 효율과 전환율이 지배하는 광고 시장에서 ‘인간의 감정’이라는 아날로그적 가치를 정조준한 파격적인 행보다.
마케터 플랫폼 기업 위픽코퍼레이션(대표 김태환)은 직접 제작·투자한 장편 영화 ‘다신 안볼 사이(Those Were the Good Days)’의 리턴 스크리닝 상영회를 오는 3월 1일 서울영화센터 3관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오후 4시 30분부터 시작되는 이번 행사는 단순한 작품 감상을 넘어, 급변하는 AI 시대에 브랜드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장해온 마케팅 회사가 영화 제작 초기 단계부터 전격 투자를 결정하고 직접 참여한 사례는 업계에서 극히 드물다. 위픽코퍼레이션은 이번 프로젝트를 단순한 사회공헌이나 문화 후원으로 선을 그었다. 대신 AI가 콘텐츠를 쏟아내는 환경 속에서 기계가 흉내 낼 수 없는 ‘인간 고유의 복잡미묘한 감정’과 ‘대체 불가능한 경험’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한 실험적 시도라고 정의했다.
영화 ‘다신 안볼 사이’는 관계의 종착역에서 마주하는 감정의 민낯을 섬세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런던 여성영화제 최우수여우상·최우수드라마상 ▲멜버른 인디펜던트 영화제 최우수장편영화상 ▲다이아몬드 시네마틱 쇼케이스 최우수장편영화상을 거머쥐며 3관왕에 올랐다. 또한 세인트루이스, 모나코, 홍콩, 뉴욕 등 세계 주요 도시의 국제영화제에 잇따라 초청되며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
위픽코퍼레이션은 이번 투자를 기점으로 브랜드와 콘텐츠, 사용자 경험이 경계 없이 연결되는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기존 광고 문법이 노출과 클릭이라는 단기적 효율에 매몰되어 있다면, 위픽은 탄탄한 서사(Narrative) 속에 브랜드 철학을 투영해 소비자의 마음속에 깊은 잔상을 남기는 방식을 택했다. 기업이 단순히 메시지를 전달하는 주체를 넘어, 하나의 세계관을 만드는 창작자로 진화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런 시도는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콘텐츠 제작의 진입장벽이 낮아진 시점에 더욱 주목받고 있다. 누구나 기술로 그럴듯한 결과물을 만들 수 있게 되면서, 역설적으로 ‘진정성 있는 스토리텔링’의 희소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김태환 위픽코퍼레이션 대표는 이번 상영회의 의미를 ‘도전’으로 요약했다. 김 대표는 “AI가 기술적으로 완벽한 결과물을 순식간에 뽑아낼수록, 사람들의 기억을 지배하는 것은 결국 효율이 아닌 정서적 경험과 깊은 울림”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번 영화 투자는 단순한 기업 홍보 수단이 아니라 ‘기업이 어디까지 창작자가 될 수 있는가’를 묻는 근본적인 질문”이라며 “앞으로도 데이터 중심 마케팅의 한계를 넘어 인간의 경험 영역을 확장하는 실험을 멈추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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