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차단”·“낙인 우려”…촉법소년 연령 낮춰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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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차단”·“낙인 우려”…촉법소년 연령 낮춰질까

투데이신문 2026-02-25 15:46:3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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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4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국무회의에서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4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국무회의에서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촉법소년 연령 하향 여부와 관련해 속도감 있는 논의와 사회적 합의 도출을 주문하면서 연령 하향 논쟁이 재점화하는 분위기다. 정부가 2개월 내 최종안을 마련하기로 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오랜 쟁점인 ‘엄벌 중심의 책임 강화’와 ‘선도·교화 중심의 보호 원칙’이 다시 맞붙고 있다.

25일 정부 발표를 종합하면 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관계부처에게 촉법소년 나이를 낮추는 기준을 두 달 안에 결론 낼 것을 지시했다. 현재 만 14세에서 13세로 낮추는 방안이 유력 검토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대해 “압도적 다수의 국민이 1살은 최소한 낮춰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있는 것 같다”며 “공론화를 거쳐 두 달 후에는 결론을 내자”고 밝혔다.

만 10세~14세 사이에 해당하는 미성년자는 촉법소년에 해당돼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 대신 소년원 송치나 보호관찰 처분을 받는다. 전과 역시 남지 않는다. 촉법소년은 성인과 달리 형법이 아닌 소년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이다.

소년법을 보면 ‘소년의 보호처분은 장래 신상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는 만큼 형벌보다 교정과 보호에 초첨을 맞췄다. 처벌을 통해 응징하기보다는 건전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꾸준히 이어져 왔다. 1958년 형법 제정 당시와 비교해 사회 환경이 크게 달라진 데 이어 청소년의 신체적·정신적 성숙도 또한 높아졌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소년범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물론 이들의 강력 범죄가 잔혹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비교적 가벼운 처분 이후 재범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날 법무부 이진수 차관은 “(촉법소년이) 만 13세가 되면 중학생부터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연령별 보호처분 대상자를 분석해 보면 13세도 14, 15세와 비슷한 15%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2세로 내려가면 약 5% 비중으로, 1살 차이에서 3배가량 비율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체 소년 인구는 감소하고 있는 반면 촉법소년의 범죄 건수는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준태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촉법소년 범죄유형별 검거현황’에 따르면 촉법소년 검거 건수는 △2021년 1만1677건 △2022년 1만6435건 △2023년 1만9653건이다. 2024년에는 최초로 2만814건으로 연간 2만건을 넘었으며 지난해 8월까지 촉법소년 검거 건수는 1만4563건이었다.

정부 차원에서의 하향 추진도 이뤄져 왔다. 2022년 법무부는 ‘촉법소년 연령 기준 현실화 TF’를 구성하고 연령 기준을 만 14세 미만에서 만 13세 미만으로 하향하는 것을 골자로 ‘소년법’, ‘형법’ 개정을 추진했다. 당시 법무부는 흉포화된 소년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필요가 있으며 보호처분을 받은 촉법소년 중 13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70%라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교실 속 학생들 이미지.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교실 속 학생들 이미지.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대법원을 비롯해 국가인권위원회, 인권단체 등의 반대에 부딪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들은 처벌 확대가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없을뿐더러 미성년자 전과자가 대거 양산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더 나아가 소년을 사회 구성원으로 복귀하는 것이 기반인 소년법의 취지를 고려해 연령 하한 문제를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정부 들어서도 법무부가 촉법소년 연령 하향을 지속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성평등가족부 원민경 장관이 “예방책이 충분했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제동을 걸었다.

원 장관은 “소년 사건 관련 아이의 실패는 사회의 실패라는 말이 있다”며 “우리 사회가 아이들에게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라고 하는 비전을 보여줬는지, 우리가 최선을 다했는지 먼저 점검해 봐야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상반기 국민 공론화 장을 통해 전문가와 소년사건 재판을 담당했던 담당자들, 또 보호관찰소에 계신 분들, 여러 전문직과 함께 심도 있는 논의의 장이 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성평등가족부에서 주관해 공론화를 진행해 달라고 지시했다.

원 장관은 과거 인권변호사로 지낼 때부터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 왔다. 지난해 말 대통령 업무보고에서도 원 장관은 “촉법소년 하향에 대해서는 숙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다만 촉법소년을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이 갈수록 엄격해지는 한편, 청소년 비행의 배경이 한층 복합화·다층화되고 있다는 점은 함께 짚어야 할 대목이다. 최근 인공지능 기술의 대중화와 맞물려 딥페이크 범죄로 입건된 피의자 가운데 10대가 60%를 차지하는 등 새로운 유형의 범죄 양상이 관측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촉법소년 연령 하향이 일정 부분 범죄 억지 효과를 낼 가능성은 있다고 보면서도 처벌 여부를 일률적인 나이 기준에만 의존하기보다 범행의 죄질과 위법성, 재범 위험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기준을 보다 정교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백석대 경찰행정학과 이건수 교수는 본보에 “연령 하향 문제를 단순히 ‘어린 전과자를 양산하려는 조치’로 볼 것이 아니라 청소년의 신체적·정신적 성숙도와 디지털 환경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특히 ‘촉법소년이라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인식이 일부 청소년에게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단순히 연령 기준만으로 처벌 여부를 일괄 결정하는 접근에는 한계가 있다고 봤다. 이 교수는 “나이보다는 ‘죄질’과 행위의 위법성, 사회적 위험성을 보다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성인 못지않게 흉악하거나 중대한 범죄의 경우에는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지만 무조건적인 엄벌주의는 바람직하지 않다. 처벌 여부를 가르는 판단 기준을 정교화하는 동시에 보호처분과 교화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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