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 훼손·환경오염 우려에도 처리 골머리…"소유자에 제거 독촉 예정"
(창원=연합뉴스) 박영민 기자 = 경남 창원 앞바다에 폐여객선이 2년 가까이 방치되고 있지만, 현행법상 강제 제거가 쉽지 않아 관계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25일 마산지방해양수산청(마산해수청)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마산해수청은 2024년 5월께부터 창원시 마산합포구 가포동 해상에 69t 규모 폐여객선 한 척이 관리되지 않은 상태로 떠 있는 것을 인지했다.
마산해수청은 선박 소유자인 60대 A씨에게 3차례에 걸쳐 제거하라고 독촉했으나 이행되지 않자 지난해 3월 A씨를 창원해경에 고발했다.
수사에 나선 창원해경은 기름 유출 등을 막기 위해 선내 유류 물질을 모두 제거하고, 지난달 2일 선박을 방치한 혐의(공유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 위반)로 A씨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A씨는 폐여객선 제거 비용을 감당할 형편이 안 되고, 다른 소유 관계자에게 처분 의무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그동안 제거 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폐여객선은 2년 가까이 가포동 해상에 떠 있다가 지난달 20일께는 강풍으로 마산 해안산책로 인근 해안가에 밀려와 좌주(수심이 얕은 곳 바닥에 배가 걸림)했다.
폐여객선이 걸린 곳은 가포해안변공원으로, 해안산책로와 가까워 시민 통행이 잦은 곳이다. 선체의 반만 드러낸 채 떠 있는 폐여객선을 발견한 인근 주민들은 우려 섞인 반응을 보인다.
마산합포구에 사는 40대 김모 씨는 "해안산책로를 걷다가 배가 마치 사고가 난 것처럼 보여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폐선박이 해안산책로 경관을 해칠 뿐 아니라 향후 선체 파손 시 해양오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임희자 마창진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기후변화로 올여름 어떤 재난과 재해가 닥칠지 모르는 상황에서 계속 선박이 방치되면 파손 위험이 매우 크다"며 "당국은 바닷속 쓰레기까지 다 찾아 수거하고 있는데 이렇게 불법으로 방치된 대형 폐기물을 그대로 두는 게 이해가 되질 않는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선박 소유자가 검찰에 송치된 상황에서도 행정기관이 강제 제거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현행 공유수면법은 방치 선박 소유자가 제거 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공유수면 관리기관이 선박을 제거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실제 집행 과정에서 소유자 동의 등 절차상 요건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공유수면 관리기관인 마산해수청이 폐여객선을 강제 제거할 경우 그 비용을 소유자에게 청구해야 하는데, 제거 비용을 감당할 형편이 안 된다는 A씨가 강제 제거에 동의하지 않기 때문이다.
마산해수청 관계자는 "검찰에 송치된 이후에도 A씨 동의를 얻지 못하면 강제집행은 어려운 상황이어서 제거를 계속 독촉할 예정"이라며 "사법부 판단으로 A씨가 주장하는 처분 책임이 명확해지면 제거 의사를 더 강하게 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ym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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